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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5

세월호와 용기 있는 공무원 죽이기 1990년대 후반, 경기도 화성군청 사회복지과에서 부녀복지계장으로 일하던 공무원이 있었다.지역 경제 망친다고 협박당한 한 공무원“깨끗한 복장과 정시퇴근하는 게 부러워서 공무원을 선택”했다는 그는 그저 원칙을 지키고 싶었다. 그는 화재에 취약하다며 관내 청소년 수련시설의 진입로 허가 처리를 반려했다(이 때문에 업체 측으로선 수련원의 원활한 운영이 불가능했다).“진입로를 보완하기 전에는 사용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버텼다. 요즘 말로 치면 ‘암 덩어리 규제를 무기로 경제 활성화 가로막는 무사안일 공무원’이라는 각종 민원에 시달렸다.허가 내주지 않은 지옥의 2개월1998년 12월부터 두 달 동안은 지옥이었다. 군청 간부들은 허가를 내주라고 난리를 쳤다. 아예 깡패들까지 찾아와 협박했다. 깡패들을 피해 인근 시.. 2014. 4. 29.
유럽을 떠나며 집 떠난게 5월22일이니까 벌써 한 달이 넘게 동가숙 서가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푸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브라질 상파울루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화한 5주 일정 중에 유럽에서 보낸게 4주나 되니 나름대로 적잖은 시간 동안 유럽을 여행한 셈입니다. 유럽은 뭐랄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얼마나 맞는 말인지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되더군요. 유럽이 구축해 놓은 우수한 ‘제도’의 힘이 시스템으로 구현되는 모습에 감탄하고, 여유있는 생활태도에서 저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다른 한편으론, 유럽의 한계도 눈에 들어옵니다. 19세기 전부터 이어져 오던 계급구조가 지금도 소리 소문없이 자연스럽게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에 경악하고, ‘교육없는 복지’가 그 똬리를 강화시키는 것에 충격을 받습니다. 어떤.. 2011. 6. 27.
장하준 인터뷰;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출간 3개월만에 38만부나 팔리는 놀라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혁의 덫’에 빠진 한국경제에 ‘쾌도난마’를 가하는 장 교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사다리 걷어차기’에 속지 말 것을 주문한다.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며 ‘다시 발전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반응은 좌우를 넘나들며 격렬하다. 국방부가 공인한 반정부·반미 인사인 그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딴지거는 국수주의자라는 비난과 자유시장경제를 부정하는 3류 경제학자라는 비아냥을 동시에 듣는다. 기존의 이념 지형을 뒤흔드는 그의 ‘경제 상식 깨기’를 육성을 통해 직접 들어봤다. 활발한 후속 토론을 기대한다. 장 교수를 국제전화로 .. 2011. 2. 9.
'보이지 않는 손'이 보이지 않는 이유 자본시장연구원(www.kcmi.re.kr)이 미국에서 계속 논란이 되는 월가(Wall Street) 투자은행의 보너스 문제에 대해 흥미로운 자료를 내놨다(http://www.kcmi.re.kr/cmweekly/down_nomem_3.asp?num=125&seq=3&filename=[2010-10].pdf). 뉴욕주 감사관실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시에 있는 금융회사들이 지급한 보너스는 203억달러나 된다고 한다. 기본 월급 말고도 평균 약 12만 4000달러를 보너스로 받은 셈이다. 보너스 규모가 가장 많았을 때는 2006년. 1인당 평균 19만 1360달러였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해 월가 금융산업은 지난해 426억달러나 손실을 기록했지만 보너스 액수는 174억달러나 됐다는 점이다. 보너스 지급 행태로 분명.. 2010. 3. 16.
노무현을 추모한다 하지만 거품은 반대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새롭게 혹은 새삼 그의 빈자리를 되돌아보는 글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저 역시 그런 글에 공감하는 사람입니다만, 그럼에도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혹자는 노통이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을 예전처럼 권위적으로 누르지 않았던 점을 ‘업적’인 양 얘기합니다. 혹자는 노통이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를 없애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하며, 그가 얼마나 특권의식이 없는 사람인지 얘기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게 업적이 되려면 중요한 전제가 있어야 하는데 노통은 그 전제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노통은 검찰의 목에 걸려있던 개줄을 풀어줬다고 합니다. 저는 노통이 개줄을 정말로 풀어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설사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그게 잘한 겁니까? 적어도 .. 2009.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