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발달이라는 혁신 혹은 환상
‘기린이 온다’(麒麟が来る)라는 일본 드라마는 전국시대였던 16세기 중반에 처음 전래된 조총에 대한 꽤 흥미로운 시대상을 보여준다. 비싸고 복잡하고, 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니 전쟁으로 밥 먹고 사는 무사들은 “너구리 사냥할 때는 쓸모가 있으려나” 하며 조총에 시큰둥하다. 하지만 불과 한세대도 되기 전에 조총은 일본에서 전쟁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명작 ‘카게무샤’(影武者, かげむしゃ)에는 오다 노부나가가 지휘하는 조총부대가 일제사격으로 적군을 궤멸시켜버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배경이 된 나가시노 전투가 1575년 일이었다. 임진왜란 즈음에 이르면 일본군이 보유한 조총이 전 세계 조총의 절반가량이 됐을 정도라고 한다. 당시 일본군은 군사기술 혁신의 최첨단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
雜說
2021. 10. 24. 0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