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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송두율 교수 사건

송두율 교수 본사에 옥중서한 보내와

by betulo 2007.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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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결정 신경 안쓰고 있어"
[송두율] 송두율 교수 옥중서한 본사에 보내와
"수사로 인한 검찰 출두때문에 독서에 지장받아"
검찰, 국보법 위반 기소
2003/11/20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송두율 교수가 지난 19일 국가보안법 위반(반국가단체 가입, 회합통신, 잠입탈출)과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되었다. 이와 관련해 시민사회단체에서 송 교수 사건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자기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박호성 서강대 교수는 송 교수 구속기소에 대해 "송 교수 사건이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간 것"이라며 "국제연대 등을 통해 송 교수 구명운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박 교수는 "검찰이 갖고 있는 물적 증거는 없다고 본다"고 전제한 뒤 "지금까지는 공안기관이 여론재판을 주도했지만 이제부터는 사법부의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황을 낙관했다.

 


특히 박 교수는 시민사회의 미온적인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보수주의자라는 박홍 신부도 발벗고 구명운동에 나서고 있다"며 "오히려 기회만 있으면 인권이니 민주니 외치던 시민사회단체가 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제라도 시민단체에서 송 교수 구명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송두율 교수는 지난 19일 본지에 편지를 보내왔다. 16일 쓴 편지에서 "검찰의 구속수사가 끝나고 무슨 결정이 나리라 생각한다"고 밝힌 송 교수는 구속기소를 각오한 듯 "어떤 결정이 나와도 마음 준비가 되어 있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 곳에서 시간 나는 대로 많은 책을 읽어보려 하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검찰 출두 때문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해 독서와 사색을 할 시간이 부족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최근 독일어판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을 읽었다며 특히 "책 마지막 부분에 칠레 아옌데 대통령의 장렬한 최후를 듣고 남긴 부분"을 감명깊게 읽었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독일어판의 제목이 "내가 살았다는 것을 나는 고백한다(Ich bekenne, ich habe gelebt)"인 것에 대해 "시인의 영감이 억눌린 자를 위한 강인한 투쟁과 하나가 된 삶을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 교수는 "생활에 제법 빨리 적응해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며 "언제 나가게 되면 덕수궁 담을 따라 산책해보고 싶은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는 소박한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강국진 기자 sechenkhan@ngotimes.net



 <송두율 교수 편지 전문>

강국진 님


보내주신 따뜻한 격려를 담은 서신 감사히 읽었습니다. 이곳 생활에 제법 빨리 적응해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11월 20일이면 검찰의 구속수사가 끝나고 무슨 결정이 나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결정이 나와도 마음 준비가 되어 있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역사는 끝났는가}라는 책을  읽으셨다는 편지내용을 읽으면서 좀 더 좋은 글들을 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는군요. 이곳에서 시간나는대로 많은 책을 읽어보려 하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검찰 출두 때문에 지장을 받고 있지요.

 

그런 중에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자서전―이 책 마지막은 아옌데 대통령의 장렬한 마지막을 듣고 남긴 부분입니다―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우리말 번역이 있는지 모르나 제목은 {내가 살았다는 것을 나는 고백한다(Ich bekenne, Ich habe gelebt)}로 되어 있는데, 시인의 영감이 억눌린 자를 위한 강인한 투쟁과 하나가 된 삶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언제 나가게 되면 덕수궁 담을 따라 산책해보고 싶은 생각이 불현 듯 떠오르는군요. 환절기에 건강에 유의하시고 <시민의신문>의 발전을 빕니다.

 

2003년 11월 16일


송두율



 

2003년 11월 20일 오전 10시 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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