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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인권단체라도 만들 것” (2005.3.31)

by betulo 2007.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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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라도 만들 것”
탈북자들, 인권연대 찾아 조언 구해
2005/4/3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주장을 하고 탈북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단체가 급선무입니다. 뜻을 같이 하는 탈북자들을 조직해 단체를 만드십시오. 장기적으로 탈북자 공제회나 신용협동조합을 만드는 방안을 생각해볼 것을 권합니다. 결국 ‘조직하라 조직하라 조직하라’는 원칙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 30일 채 아무개, 손 아무개 두 사람이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실을 방문해 오창익 사무국장과 면담을 했다. 채씨와 손씨는 “기득권층이 돼 버린 일부 탈북자들에 맞서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는 것을 돕고 탈북자 인권을 옹호하는 단체를 만들 계획”이라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 “우리를 도와줄 인권단체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인권연대를 방문해 탈북자 인권단체를 만들려는 자신들의 뜻을 전하면서 자문을 구했다.

손씨는 “우리는 한국에서 굶지 않을 정도로 돈을 벌면 족하다”며 “한국에서 뿌리내리는 단체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채씨는 “기존 탈북자단체들은 한결같이 정치적 구호만 난무하지만 정작 탈북자 생존권에는 모르쇠”라며 “그들은 전체 탈북자들을 대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 국장은 “도울 수 있는 것은 적극 돕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탈북자들을 조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탈북자들이 자신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 국장은 특히 이들에게 “장기적으로 탈북자 공제회 혹은 신용협동조합을 구상해볼 것”을 권했다. 오 국장이 강조한 것은 탈북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과 후원금 등으로 탈북자들을 위한 수익사업을 벌이는 자활 모델이었다.

애초 채씨와 손씨는 4월 하반기에 탈북자들을 모아 국회 앞에서 탈북자지원금 삭감과 의료보험 삭감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오 국장에게 ‘탈북자동지들에게 보냅니다’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오 국장은 일회성 행사는 의미가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집회 한 번 한다고 모든 일이 풀릴 거라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탈북자들을 조직하고 역할분담하고 목표와 구호도 고민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3월 31일 오후 18시 1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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