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유리로 된 벽과 천장에서 내리쬐는 따뜻한 햇살 사이로 뭔가가 무리 지어 날아다니는 게 눈길을 사로잡는다. 색깔도 제각각인 나비 수천 마리가 온실을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다. 제 세상인 양 돌아다니는 나비를 밟기라도 할까 봐 발걸음을 조심조심 옮기다 보면 바로 눈앞에서 날아다니던 나비가 무심한 듯 팔뚝에 앉아 쉬다가 제 갈 길을 간다.
나비를 눈앞에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나비정원은 9월 18일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개장식에선 관람객들에게 나비를 나눠 주고 날리는 이벤트도 열렸다. 노원자동차학원 옆 도로에서 오솔길을 따라 100m 올라간 곳에 있는 나비정원은 서울 도심에 처음 문을 여는 곤충 생태 체험학습장이다. 구비 약 32억원과 시비 10억원을 들였으며 1448㎡ 규모다.
불암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양지바른 산자락에 자리잡은 데다 주변에 철쭉동산과 산림치유센터, 유아숲 체험장도 속속 들어설 예정이어서 새로운 서울시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나비정원은 지금은 배추흰나비와 호랑나비 등 10종류를 전시한다. 앞으로 20종까지 꾸준히 종류를 늘릴 예정이다.
나비정원에서는 사계절 내내 산란부터 번데기, 나비로 성장하기까지 나비 일생을 체계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출입문으로 들어서면 큰 나무통에 담긴 애벌레를 만져 볼 수 있다. 시청각 교육실에서 1급 보호종인 붉은점모시나비를 모델로 한 영상을 본 다음 2층 곤충학습관으로 가서 곤충의 외모와 목소리 등도 살펴보고 곤충을 이해하고 비교해 보는 게 가능하다.
이제 나비정원의 고갱이라고 할 수 있는 나비온실이다. 겨울에도 25~28℃ 기온을 유지해 1년 내내 살아 있는 나비를 볼 수 있다. 잎사귀에 앉아 있는 나비는 물론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나비까지, 10㎝ 앞에서 휴대전화로 나비 사진을 찍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바로 옆에 있는 사육·배양실에선 산란부터 번데기까지 키우는 과정도 볼 수 있다.
나비정원 바깥에도 쉴거리가 많다. 작은 연못을 중심으로 나무데크로 된 산책 코스에선 무당벌레와 사슴벌레 등 6가지 곤충 조형물을 구경할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노원구에선 18일부터 23일까지 개장을 기념한 곤충특별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도심에 불암산이 있다는 건 노원구로선 엄청난 축복”이라면서 “나비정원을 비롯한 다양한 휴식공간이 아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생태체험과 협동심을 기르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쉼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2018년 9월18일자 기사를 수정보완했습니다.
http://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0918020007&cp=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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