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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

7년만에 들춰 본 강경선 교수 강연 “관습헌법 제안한 재판관이 궁금하다”

by betulo 2011.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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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곽노현 강연을 정리했던 기사를 7년만에 들춰보면서 곽노현과 강경선의 인연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2004년 인권연대 인권학교 첫번째 강사가 곽노현이었고 두번째는 강경선이었다. 7년만에 들춰 본 곽노현 교육감 인권 강연

강경선은 당시 세번에 걸쳐 강연을 했다. 당시 강연 기사를 아래 연결시켜둔다.

"판결문이 먼저나서 사회를 바꾼적 없다" (2004.11.4)
대화·타협 살아있는 문화를 (2004.11.11)

인권연대 인권학교 ② ‘헌법의 역사와 기본권’
2004/10/29

“행정수도 이전을 위헌으로 판결한 것을 두고 헌법재판소를 비판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의회가 제구실을 여전히 못한다는 것이다.
선거용으로 일단 통과시키자는 분위기에서 법안 통과시키고 선거 끝나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위헌이라고 외친다.
법 만들 당시부터 책임감을 별로 느끼지 않았다는 말이다.”

지난 10월25일 열린 ‘연대를 위한 인권학교’ 두 번째 시간에서 강의를 맡은 강경선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헌법의 역사와 기본권’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관습헌법 논란을 의식한 듯 헌법에서 성문법과 불문법의 차이점과 헌법의 다양한 측면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강 교수는 헌재 판결에 대해 “수도이전을 좌절시키려는 ‘정치적’ 결론을 이미 정해놓고 고민하다가 관습헌법을 생각해 놓았을 것”이라며 “분명히 막판에 누군가 관습헌법을 제안하자 모두들 ‘아 그럴듯하다’ 하면서 왕창 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헌법은 임시정부를 계승했다고 하는데 헌재 판결문은 조선시대와 일제시대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무리 아니냐”는 질문에도 동감을 표시했다. 그는 “나중에라도 관습헌법을 처음 꺼낸 헌법재판관이 누구인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차라리 나라면 ‘수도에 관한 부분은 불문의 헌법사항이니까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으니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판결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교수는 “헌재 원칙 가운데 기존 법을 지나치게 위헌판결하지 말라는 헌법합치적 해석 원칙이 있는데 이는 가급적 법을 보완하는 쪽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이라며 “법률 자체를 야합으로 만들어 내는 사회에서는 그게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결국 그는 입법부가 제구실을 못한 책임과 청와대가 과도하게 밀어붙인 책임도 무시할 순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은 “정부가 먼저 주도권을 쥐고 행정수도 이전과 다양한 개혁과제를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에 붙이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하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시간만 끌다가 위기를 자초한 측면도 있다”며 “정치력이 모자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참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군사독재는 없어졌지만 민주주의 싹을 키우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남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권력 핵심부에 진출한 수많은 변호사 출신 인사들이 관습헌법에 대해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사실 관습헌법 이론은 80년대 후반부터 소개됐던 법원(法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관습헌법은 불문헌법의 한 종류”라며 “성문화되지 않은 헌법이라도 인정받는 불문헌법 원리가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2004년 10월 29일 오전 2시 42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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