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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2 10:44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최근 가장 빨리 비중이 커지고 사회적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정부부처를 꼽으라면 단연 보건복지부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는 공약만 놓고 보면 ‘누구 복지공약이 더 좋은가’를 두고 경쟁했다.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는 기초연금 도입 문제를 비롯해 4대중증질환, 무상보육, 진주의료원, 저출산고령화, 영리병원 등이 모두 보건복지부와 연관된다.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는 만큼 정책추진은 그만큼 힘든 곳이 복지부다. 복지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지만 여전히 ‘성장이냐 복지냐’는 이분법과 ‘복지는 낭비’라는 ‘우상’을 극복하는 것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과제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복지재정 규모는 105조 8726억원으로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다. 전체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6%나 된다. 2005년 당시 복지지출 규모가 49조 6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올해 보건복지부 소관 총지출 규모도 41조 643억원이었고 내년도는 46조 3500억원이다. 복지지출 규모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최대 30% 포인트 가까이 적다는 걸 감안하면 복지재정 증가는 필연적이고 복지부 어깨는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출처: 국회예산정책처, <재정수첩 2013>


출처: 국회예산정책처, <재정수첩 2013>


출처: 국회예산정책처, <재정수첩 2013>


복지부 실·국장은 현재 21명이다. 세 자리는 최근 공석이 됐다. 양병국 전 공공보건정책관은 질병관리본부장으로, 류호영 사회서비스정책관은 보건복지인력개발원장으로, 이원희 인구아동정책관은 국민연금공단 기획이사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실국장들 면면을 살펴보면 두 가지 특징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현재 직책을 오랫동안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2년째 일하는 건 보통이고 2년을 훌쩍 넘긴 간부도 있다. 이는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이 대규모 인사를 하지 않고 기존 실국장을 큰 틀에서 중용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고향은 호남, 학교는 성균관대 졸업자가 많다는 점이다. 성균관대 출신은 7명으로 최다 학맥이다. 호남 출신이 7명으로 지역별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정부부처에서 흔치 않은 사례다. 이에 대해 한 인사는 “지금은 다르지만, 오랫동안 계속된 호남차별과 ‘복지부=힘없는 곳’이라는 현실이 결합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많은 정부부처에서는 참여정부에서 중용됐다거나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인사에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복지부에선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전만복 기획조정실장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보건의료 부문 협상을 무리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미대사관을 비롯한 오랜 해외 경험 덕분에 국제통상 쪽을 접해본 것이 큰 힘이 됐다. 주경야독으로 경희대 행정대학원에서 박사학위도 받았다. 합리적인 성격으로 직원들을 잘 포용한다는 평을 듣는다. 최영현 보건의료정책실장은 4대중증질환과 보건산업 수출 등을 지휘하고 있다. 건강보험정책관, 장애인정책국장,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 등 복지 업무를 많이 다뤘다. 기초생활보장과장으로서 기초생활보장제도 도입을 준비할 당시 ‘재산소득환산제도’를 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용현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선비 스타일로 건강보험정책관, 노인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2005년 중국산 김치 기생충 알 파문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청 정책홍보관리본부장에 임명돼 사태 수습을 이끌었고 이후 복지부 대변인도 역임했다. 이태한 인구정책실장은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 구축 주역이다. 전산직 못지 않은 정보통신 전문가로 통한다. 사무관 당시부터 사무실 컴퓨터가 고장나면 그를 찾았다는 얘기는 지금도 유명하다.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와 포괄수가제 도입을 총괄했다. 


 최성락 대변인은 식품안전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식품정책과장과 식약청 식품안전국장 등을 거쳤고 ‘식품위생법의 이해’(2002)라는 책도 집필했다. 지난해 1월부터 2년째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다. 이상인 감사관은 복지부 실국장 가운데 유일한 7급 공채 출신으로 노인지원과장, 기초노령연금과장, 보육기반과장 등을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감사담당관으로 일하다 올해 6월 곧바로 감사관으로 승진했다. 


 장재혁 정책기획관은 건강보험정책관으로 일할 당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포괄수가제를 설명하는 등 업무 추진에 저돌적인 면이 있다. 2011년 부임한 이경렬 국제협력관은 외교부 경제기구과장과 주한미국대사관 참사관 등을 지낸 외무관료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보건의료 현안 등 국제통상 쪽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복지부는 진영 전 장관 당시 대규모 인사가 없었기 때문에 새 장관 체제에선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하다. 그런 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이태한 인구정책실장,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 조남권 복지정책관, 청와대 파견중인 김원종 전 보건의료정책관 등이 포진해 있는 행시31회라고 할 수 있다. 


 권 정책관은 보건과 복지 분야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독일 슈파이어행정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등 복지부에서 손꼽히는 복지정책 전문가다. 올해 5월까지 복지정책관으로 일하면서 이번 정부 기초생활보장 개편을 실질적으로 준비한 장본인이다. 조남권 복지정책관은 기초생활보장과 의료급여제도 등 핵심 국정과제에 속해 있는 복지제도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보육정책관을 역임하면서 무상보육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는데 힘을 쏟았고, 특히 지난해 3~4세 무상보육 도입을 총괄했다.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은 4대중증질환과 포괄수가제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각종 개혁과제를 책임지고 있다. 보건의료정책관 당시 리베이트 문제를 잘 해결했다. 시원시원한 성격이다. 대변인을 두 번 역임했을 정도로 기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임종규 건강정책국장은 가장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공사판에서 일하며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세무직 9급에 합격했지만 더 큰 꿈을 위해 이를 포기하고 대학을 마친 뒤 고시에 합격했다. 보건의료계와 가장 폭넓은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유명하다. 


 윤현덕 장애인정책국장은 여성부 기획예산담당관을 지냈고 복지부로 옮겨온 뒤에는 가족정책과장, 아동복지과장, 한의약정책과장, 노인정책관 등을 두루 거쳤다. 장애가 심하거나 나이가 많아 장애가 나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장애인은 장애등급심사의 재판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장애등급판정기준 개정안’을 이끌어냈다. 실국장 가운데 최연소 ‘젊은 피’인 강도태 복지행정지원관은 복지전달체계 개선을 총괄하고 있다. 임채민 전 장관 시절 주요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사회정책선진화기획단을 이끌었다. 꼼꼼한 일처리가 특징이다. 


 양성일 연금정책국장은 연금정책과 사무관을 거쳐 연금정책과장까지 거쳤을 정도로 국민연금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힌다.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을 도입하는 정부안 수립에 큰 역할을 했다. 박인석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보건의료 업무를 주로 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국장으로 승진했다. 임종규 국장, 이동욱 국장과 함께 보건의료계 인맥이 가장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환자유치와 병원 해외수출 등 보건산업 관련 현안을 이끌고 있다. 


 복지부는 여성 인력이 많은 편이다. 본부 인원만 놓고 보면 45% 가량이 여성이다. 최근 행시52회부터 54회까지 연달아 여성이 절반이었고 지난해 행시 55회에선 11명 중 4명이 여성이었던게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보건직이 많은데다 일·가정 양립 문화가 일찍부터 발달했고 개방적인 문화도 한몫했다. 국장 승진권에 있는 여성 과장들을 감안하면 2~3년 뒤에는 여성 국장들이 중요한 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재는 유일한 여성 국장으로 여성 간부들의 대표주자인 곽숙영 한의약정책관은 존엄사 논쟁, 천연물신약 등 쟁점이 많은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양 국장은 사무관 당시 행시 동기와 결혼했다. 부인은 결혼 뒤 환경부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 주중대사관 참사관으로 일하고 있다. 당시 인사교류 원칙에 따라 환경부에서 복지부로 옮겨온 사람이 바로 노홍인 노인정책관이다. 법무담당을 오래 하면서 사회보장기본법 전면개정과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과정에서 국회와 다른 정부부처를 상대로 조율을 잘 하는 등 중요한 성과를 거뒀다. 


 복지부는 전통적으로 정책기획관을 기획재정부에서 수혈받았지만 올해부턴 사업부서 책임자를 받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올해 7월 개방형으로 이준균 보육정책관이 보육서비스 품질 향상과 보육재정 효율적 관리 등 현안을 지휘하게 됐다. 기획재정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 송도청라팀장과 제도기획과장, 정책총괄과장을 역임하는 등 기획과 총괄 관련 업무를 많이 맡았다. 김덕중 첨단의료복합단지조성사업단장은 육사를 나온 뒤 5급특채로 복지부에 들어왔다. 한의약정책과장과 장애인자립기반과장 등을 거쳤다. 



복지부 주요사업 현황. (출처: 국회예산정책처, 한눈에 보는 대한민국 재정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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