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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4 06:21

아동학대, 십중팔구는 집에서 부모가 저지른다


1.  

 영화 '굿윌헌팅'(1998년작)을 보면 대인관계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는 수학천재가 등장한다. 주인공 윌 헌팅(맷 데이먼 역)은 왜 사랑하는 연인이 떠나지 않길 바라면서도 그냥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왜 그는 재능을 낭비하며 정착을 못하는 것일까. 영화 후반부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됐을때 비로소 우리는 어린 시절 경험이 얼마나 오랫동안 인생 행로를 좌우하게 되는지 깨닫게 된다.

  '니 잘못이 아니야'라는 치유를 통해서야 비로소 평정심을 찾고 자기 길을 가게 된 주인공처럼 우리에겐 위로와 연대를 보내주고 치유를 함께 해줄 공동체가 필요하다. 그런 것조차 없다면 '우리나라'란 게 도대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2. 

   아빠라는 게 돼 보고 나서야 그 무게감을 실감한다.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은 다분히 대외용이다. '너도 함 아빠 돼 봐라'라는 말은 마치 '너도 얼른 군대와서 나처럼 X팽이 돌려라'라는 말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놓은 외교적 발언이란 생각이 자주 든다. 아빠가 된다는 것은, 냉정하게 말해서 '무한책임'을 향한 '무한도전'이다. 

   인간이 자신의 형상을 따라 신을 창조했을때는 속죄양을 가진 것같은 안도감을 느꼈겠지만 내 형상을 따라 태어난 (머리가 아주 조그마한 ^^;;; ) 갓난아기를 봤을때 느낀 건 안도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제서야 세상의 모든 아들은 불화하던 제 아비를 조금은 덜 미워할 근거를 갖게 된다.

   아동학대 십중팔구는 부모가 저지른다는 건 무척이나 당황스런 소식이다. 응당 품고 가야할 무한책임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지도 않은 것들이 '부모'가 된다는 것은 꽤나 불편하다. 그런 점에서 난 낙태 권리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그러므로 '책임 못 질 거면 낳지 마라'. 그게 아주 아주 작게라도 생명에 예의를 지키는 길이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우리 부모는 휴대전화나 CCTV가 없어도, 내가 해질 때까지 집에 안 들어와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마을 어디선가 놀고 있겠지. 마을 어디선가 동네 사람들 눈에 내가 들어오기 마련이었다. 가끔 불러서 수박이나 먹을 걸 주기도 했다. 중학교 때는 길에서 누가 차를 태워주면 주저없이 타곤 했다. 얘길 해보면 대충 아버지랑 아는 분이었다.

   마을이 함께 키우고 마을이 함께 부담을 나눴기에 부모들은 어려운 시절을 함께 이겨낼 수 있었다. 십중팔구 엄마에게 거의 모든 부담을 떠넘기는 요즘 현실에선 부모 노릇하기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제는 국가가 부담을 분담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사는게 너무 힘들어서 아이들을 방치하고 화풀이하고 손찌검하는 걸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싶다. 


3.

오늘 복지부에서 나온 아동학대 보고서를 보면서 든 두가지 상념을 두서 없이 적어봤다. 아래 글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짧게 정리한 기사. 

영화 '굿 윌 헌팅' 한 장면. 주인공을 치유한 건 '니 잘못이 아니야'(It's not your fault))라는, 진심이 담긴 한 마디였다.


 지난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아동학대로 최종 판단한 6403건 가운데 87%는 발생장소가 가정이었고 84%는 학대자가 부모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주변에 학대를 당하는 아동이 있다면 범인은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십중팔구 친부모라는 얘기다. 


 보건복지부가 3일 발표한 ‘2012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를 저지르는 주요 원인은 양육태도와 방법 부족( 30.4%), 사회·경제적 스트레스와 고립감(23.3%), 부부 및 가족 구성원간 갈등(10.1%) 순으로 나타났다.


 학대장소는 가정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어린이집(2.1%)이나 복지시설(2.0%) 등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학대 유형별로는 여러 가지 종류의 학대가 뒤섞인 중복학대(47.1%)가 가장 흔했다.이어 방임(26.8%), 정서 학대(14.6%), 신체 학대(7.2%), 성적 학대(4.3%) 순이었다.


 복지부는 프로그램이나 비용 지원을 통해 부모가 올바른 양육방법을 교육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아동복지법을 개정하고 아동학대 방지 및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법안은 지난달 21일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를 받고 있다. 


아동학대 유형별 발생 현황

(단위 : , %)

구 분

중복학대

방임

정서학대

신체학대

성학대

유기*

2008

5,578

1,895(34.0)

2,237(40.1)

683(12.2)

422(7.6)

284(5.1)

57(1.0)

2009

5,685

2,238(39.4)

2,025(35.6)

778(13.7)

338(5.9)

274(4.8)

32(0.6)

2010

5,657

2,394(42.3)

1,870(33.1)

773(13.7)

348(6.1)

258(4.6)

14(0.2)

2011

6,058

2,621(43.3)

1,783(29.4)

909(15.0)

466(7.7)

226(3.7)

53(0.9)

2012

6,403

3,015(47.1)

1,713(26.8)

936(14.6)

461(7.2)

278(4.3)

-

* ‘12년부터 유기는 방임에 포함하여 집계

 

학대행위자별 아동학대 발생 현황   (단위: , %)

구 분

2008

2009

2010

2011

2012

총 계

5,578

5,685

5,657

6,058

6,403

부 모

4,719(84.6)

4,734(83.3)

4,709(83.2)

5,039(83.2)

5,370(83.9)

조 부 모

194(3.5)

230(4.0)

182(3.2)

194(3.2)

240(3.7)

친 인 척 

145(2.6)

141(2.5)

144(2.6)

131(2.2)

175(2.7)

부모의 동거인

78(1.4)

88(1.5)

82(1.4)

89(1.5)

75(1.2)

형제자매 

22(0.4)

16(0.3)

11(0.2)

24(0.4)

20(0.3)

기타

420(7.5)

476(8.4)

529(9.4)

581(9.6)

523(8.2)

* 기타 : 교사, 학원강사, 시설종사자, 이웃, 낯선사람, 파악 안되는 경우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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