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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해외 재정문제

미국 주정부들, 예산부족하다고 교사부터 잘라내기

by 자작나무숲 2011. 2. 18.



미국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2011회계연도에 1645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2012회계연도에도 1101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는군요. 감세혜택을 2년간 연장함에 따른 소득세, 법인세 등 세수 감소가 주된 요인이라는군요. (부자감세 연장 동의해줄 때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국제금융센터에서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재정건전화 노력으로 재정적자가 점차 축소됨에 따라 2013회계연도부터 2020회계연도까지 8년간 누적적자는 당초 예상했던 64020억 달러보다는 1710억 달러 줄어든 53310억 달러로 추정했다고 합니다.

http://www.kcif.or.kr/board.asp?mode=view&id=10&no=31813


재정적자 때문인지 아니면 재정적자를 핑계로 한 건지는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습니다만, 미국 주정부들이 최근 재정압박을 이유로 교사들을 희생양 삼는 경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국가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3년 주기인 예산 앞에 무너지는 셈이지요.

(이걸 제국의 쇠락으로 이해하는 게 침소봉대일까 아닐까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2012회계연도 예산안을 17일 공개했습니다. 주요 내용이 4666명이나 되는 교사를 해고하고 자본지출을 향후 10년간 10% 절감하겠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내년도 예산안 규모는 올해보다 3억달러 삭감된 수준입니다


뉴욕시 재정적자는 현재 458000만달러 수준이며 블룸버그 시장은 추가 증세나 요금인상 없이 재정건전화 이루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공공인력 구조조정이 최우선 순위로 대두되면서 교사들에게 불똥이 튄 것이지요.


뉴욕시에 있는 공립학교 교사는 모두 75000. 다시 말해 뉴욕시장은 전체 교사의 5% 가량을 자르겠다는 셈입니다. 거기다 향후 추가로 1500명을 더 줄이겠다고 하는군요.

http://news.yahoo.com/s/nm/20110217/us_nm/us_newyorkcity_budget;_ylt=Av1na6Eu1GIXOKGA6olwQ3ms0NUE;_ylu=X3oDMTFlZ2Q1bzNwBHBvcwM2NgRzZWMDYWNjb3JkaW9uX3Vfc19uZXdzBHNsawNueWNpdHl0b2ZpcmU-


상황은 다른 곳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교육구의 자율성이 강합니다. 전체 공립학교 운영예산의 절반 가량이 교육구별로 걷히는 재산세로 충당합니다. 이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발생합니다(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58108.html). 거기다 금융위기 이후 재산세 수입이 급감했습니다.


또다른 요인은 레이건 대통령 당시부터 연방정부가 신연방주의를 내세우면서 주정부 재정지원을 줄인 이후 주정부들이 재정부족을 겪게 되고 이것이 교육예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점입니다(조기현·신두섭, 2008: 29~30).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학교에 대한 주정부 지원 예산을 15억달러 삭감할 방침입니다. 로스앤젤레스통합교육구(LAUSD)2011-12학년도에 적자 예상 규모가 4800만달러나 된다면서 교사 4000명을 포함해 5000여명의 직원에게 해고 경고장을 발송하는 계획을 마련해 지난 15일 교육위원회한테서 승인을 받았습니다.


한술 더 떠 공화당 쪽 주지사들은 이참에 교직원노조까지 무력화시키려고 합니다. 한국계 교육감으로 유명한 미셸 리 사례에서도 보듯이 이게 다 무능력한 철밥통 교사 때문이란 희생양 만들기가 한창인 셈입니다.



이들은 무능력한 교사들을 퇴출시켜야 교육이 산다고 주장하지만 무능력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의문일뿐더러 그런 식으로 직업안정성과 자긍심을 훼손하면 우수한 인재들이 교사직을 기피하는 결과를 초래해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은 외면합니다.


지난해 10월 물러날때까지 3년간 워싱턴DC 교육감으로 일했던 미셸 리 전 교육감은 이런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성의가 없거나 자질이 부족한 교사들은 학교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이끌어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지난해 7월에도 워싱턴 지역 전체 교사 4000명 가운데 241명과 교육 공무원 302명을 해고했습니다. ··고교 학생들이 약 6~8주마다 시험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는데 주력했지요. 하지만 워싱턴 DC의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여전히 미국 전역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워싱턴DC 공립학교는 저소득층 자녀들이 유달리 많이 다니고 그만큼 교육환경이 열악합니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교사들만 닦달한다고 과연 효과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자기 자식들은 사립학교 보내면 되니까 그런 걸까요? 그러고보니 미셸 리를 그렇게 칭찬하며 공립학교 교사를 비판하는 오바마 대통령 자신조차 두 딸은 사립학교에 보냈지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지난 16일 회의 석상에서 "교사 노조 지도부가 탐욕적이고 이기적이기 때문에 그들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교직원노조와 공무원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박탈하고 각종 사회보장 혜택을 축소하는 입법을 추진해 주의사당에서 사흘째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위스콘신 주의회도 16일 오후 비슷한 법안을 표결에 부치려고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해서 결국 정족수 부족으로 표결까진 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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