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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

최영묵 교수한테 듣는 KBS사태 해법

by betulo 2008.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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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연주를 체포해 조사중이다. 정연주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KBS 사장 해임 사태는 우리가 그동안 이뤘다고 자랑하던 절차적 민주주의가 얼마나 모래성 같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대안이 뭘까 고민하며 자료를 찾고 수소문하다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최영묵과 장시간 통화를 했다. 그가 제시한 대안을 주제별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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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부터 법 무시하면 제도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소용없다

“기본적으로는 대통령부터 법을 안지키는게 문제다. 법을 안지키면 제도개선 얘기가 무의미하다. 정연주 해임이 무리한 법리적용이라는 건 누가 봐도 분명하다. 이명박 정권 자체가 자기들이 해임권이 없고 무리한 법리적용이라는 걸 잘 알거다. 해임권이 있다면 검찰 감사원 국세청 동원할 필요가 없는거다. 이사회가 해임제청권도 없는데 그걸 빌미로 해임한다는 건 그것 자체가 법리적으로 자기들 권한이 없는 무리한 거라는 인정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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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최영묵

“2000년 통합방송법 만들면서 상당한 정치적 독립성 확보했다. 하지만 현재 대통령과 이사회가 해임권 있는 것으로 과잉해석한다. KBS사장 임명권도 이사회에서 임명제청하고 대통령이 승인하는 상징적인 절차인 것이지,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게 아니다. 대통령과 국회라는 대의제 선출된 권력이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서 권한을 행사하면 거기에서 KBS이사를 선임한다. 이사들이 사장 임명제청권을 갖는다. 그건 이사회의 고유권한이다. 대통령이 선발한 사람들이 추천한 인사를 대통령이 추인하는 건데 그걸 대통령이 직접 사장을 임명한다면 모순이다.”


●언론 출신들이 낙하산 투입되려고 줄서는 걸 막을 시스템 필요하다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언론계 인사들이 줄서기 해서 낙하산 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부터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인권위 방통위 감사원 등은 정치적 영향력을 제도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그게 안되니까 언론계 출신들이 자리욕심내면서 줄서기 하는거다.”

“방송통신위원회부터 대통령과 국회가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거기서 방통위원을 구성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는 방통위가 정치적으로 구성되니까 KBS도 똑같이 돼 버린다. 정치인이 직접 방통위로 갈 수 있고 방통위가 공영방송 추천구조를 재생산한다. 대통령이 임명권 갖는 것과 자기 사람 임명하는 건 다르다. 공영방송 사장은 대통령이 자기 측근 임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하지만 현재는 그걸 막을수가 없다.”

“임기보장이 중요하다.그게 보장돼야 정권 눈치 안보고 소신 경영할 수 있다. 대통령이 바뀌면 임기 못채운다면 정권 눈치를 안볼 수가 없다.”

●이사회도 책임지는 구조 필요하다

“현재 KBS이사회는 사외이사들이다. 실제로는 아무 역할도 안하다가 사장 뽑을 때만 움직이는 집단이 돼 버렸다. 실제 경영을 책임지는 구조도 고민을 해야 한다. 현재는 아무 기능이 없다. 법에는 권한 있지만 실제로는 사장 발목잡는 구조밖에 안된다. 집행기관과 이사회가 갈등하거나 서로 상관없는 조직이 되는게 문제다.”

“사장에게 문제가 있다면 이사회도 경영상 책임을 같이 져야 한다. 이사회는 자기들이 추천한 사장을 자기들이 해임하자고 한다. 자기들도 같이 해임되야 맞는 것 아닌가. 공동책임을 져야 하는데 자기들은 책임도 안지려 한다.”

●정연주가 제기한 소송을 주목해야 한다

“정연주가 11일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 무효확인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그에 대한 판단이 현재 대통령과 공영방송의 관계를 규정짓게 될 것이다. 만약 법원에서 대통령이 임면하는 구조라고 판단해 대통령 손을 들어주면 그 순간 공영방송은 사라지고 국영방송도 아닌 ‘정권의 방송’이 돼 버린다.

●무엇보다도 KBS 구성원들의 수준이 관건이다

“KBS 구성원들이 얼마나 항의하고 저항할 수 있을지 그게 관건이다. 경찰투입이나 이사회 월권,대통령 월권에 대해 구성원들이 항의를 해야 한다. 자존심을 갖고 구성원들이 싸워야 한다. 과거 노무현 정권 때 대통령이 서동구씨 임명하려 했지만 구성원들이 강력히 저항해서 스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그때같은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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