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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풀뿌리자치 모습들

서울시 자산관리, 아주 바쁜 하루를 보낸 뒤...

by 자작나무숲 2012. 3. 7.


  국유재산 관리는 잘 하면 재정에 엄청난 도움이 되지만 잘못하면 엄청난 기회비용을 초래하지요. 여러 해 전에 '일제명의 토지'를 주제로 기획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 해방된지 50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총독부나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소유주로 돼 있는 토지가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국유지 관리가 개판이라는 거지요. 이후 재정경제부는 일제명의 토지를 일제 정리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지요.
‘친일토지’ 국고 좀먹는다 (2004.8.20)
“이 땅이 동양척식주식회사 소유라고?” (2004.8.6)


 어찌 어찌한 경로로 서울시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시유재산을 대부하고 매각한 현황 자료를 얻었습니다. 자료에서 저는 한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잡아냈습니다. 그리고 7일자로 기사를 썼습니다. 기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총 30만㎡가 넘는 시유 재산을 경찰청에 대부해 주면서 대부료는 단 한 푼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시유 재산 일부를 전두환 전 대통령 경호동으로 무상 임대해온 것과 함께 서울시 시유 재산 관리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 시유재산 대부 관련 기사는 이렇게 이어집니다.(지면에 실린 기사와 내용에 일부 차이가 있습니다.)

 6일 서울풀뿌리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서울풀시넷)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시로부터 대부받은 시유 재산은 토지와 건물을 합쳐 누적 면적이 31만 2235㎡나 된다. 하지만 다른 기관이나 개인으로부터는 대부료를 받은 서울시가 유독 경찰청에서는 대부료를 받은 실적이 전혀 없었다.
 일례로 서울시는 지난해 강남구 대치동의 건물 4961㎡에 2010년 4월 5일부터 지난해 4월 4일까지 입주한 경찰청에 대해서는 대부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같은 건물에 5140㎡를 대부한 도로교통공단에서는 1년 대부료로 5140만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 자산관리과 쪽에서는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관련 내용을 한글파일 캡쳐해서 그대로 옮겨놓습니다. 


내용에서 두번째 부분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시가 시유재산을 매각한 내용에 관한 것입니다. 역시 기사 내용을 인용해 봅니다.(마찬가지로 지면에 실린 기사와 일부 표현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한편 이 기간에 서울시가 대규모 시유 재산을 매각한 금액은 1조 3786억원이나 됐다. 고건 전 시장이 물러나던 2002년 8조 4972억원이던 서울시 부채가 2010년 말 25조 5363억원으로 3배나 폭등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에 서울시는 7375억 440만원이나 되는 시유지를 매각했다. 손종필 서울풀시넷 예산위원장은 “이 시유지 매각은 이후 이 대통령이 ‘임기 동안 서울시 재정흑자를 이뤘다’고 내세우는 데 숨은 원동력이 됐다.”고 꼬집었다.
 
 오세훈 전 시장도 이에 못지않았다. 2009년 3843억원, 2010년 1949억원으로 2년 동안 5792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2009년 기준으로 재정적자 규모가 11%나 돼 감사원의 지적까지 받았다.

손 위원장은 “전임 서울시장들이 정치적 필요에 따라 자의적으로 대규모 시유 재산을 매각해 왔다.”면서 “부동산을 매각해 시 재정지표를 포장하는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서울시 재정은 지난해 기준 26조원에 이르는 부채도 문제지만 급격한 상승세가 더 심각하다.”면서 “시유지 관리는 방만한 재정운용의 한 단면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해명자료는 아래와 같이 밝혔습니다. 

 
제 기사는 서울시측 해명을 인용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역시 지면에 실린 기사와 일부 차이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근수 시 자산관리과장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34조에 따라 해당 행정자산을 공공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용료를 감면하고 있는 것이며, 도로교통공단은 수익사업인 운전면허시험에 해당 시유 재산을 사용하고 있어 감면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시가 국유지를 무상임대하는 면적은 185만㎡로 그 반대 경우보다 훨씬 많다.”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향후 자산관리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엄정한 시유재산 관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어제는 이 기사 때문에 무척이나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대략 두 가지 때문인데요. 결과적으론 한 가지 문제에 너무 시달리다 다른 문제에 제대로 대응을 못했네요. 난데없이 서울시 쪽에서 제보자 색출한다고 하면서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까지 들썩들썩... 덕분에 어떤 분은 오랜만에 통화도 하고 어떤 분은 바뀐 전화번호도 알게 되고 했지만 그 문제 때문에 두 세 시간을 손전화 붙잡고 있느라 진이 다 빠져 버렸습니다. 

두번째 문제는 서울시 자산관리과에서 문제제기를 해온 것이었는데요. 시각차이를 예외로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 충분히 합당한 반박이라 생각 합니다. 다만 처음 물어봤을때 들었던 정보로 기사를 쓴 다음에, 순차적으로 그리고 아주 늦은 시간에 해명을 들으면서 지면기사에 반영할 시간적 여유를 갖기 힘들었다는 변명(?)은 하고 싶군요. 

말 한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는 말이 있지요. 글 하나가 사람을 죽이고 살린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기자를 하면서 그런 경험을 하게 되는데 가끔은 기자로 일한다는게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나 어제같은 경우는 과연 이게 내 길인가 하는 자괴감과 회의가 들 정도였습니다.

저 때문에 엉뚱한 분들이 시달리는 것도 괴로운 노릇이고, 제 부족한 기사 하나로 적잖은 공무원들이 해명자료 만든다며 난데없이 야근을 하는것도 솔직히 미안한 마음입니다. 저만 아니었으면 모두들 집에 일찍 들어가서 편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맘 약한 소리가 막 나오는걸 보니 졸리긴 많이 졸린가 보군요. ㅠ,,ㅠ 작품 하나 감상하며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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