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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한반도-동아시아

"이라크 진실 알리는 징검다리 구실 다짐" (2004.4.8)

by betulo 2007.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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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진실 알리는 징검다리 구실 다짐
평화운동가 임영신씨
2004/4/8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한 문단의 기사로 담아낼 수 없는 그들의 고통을 느끼고 한국인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작은 징검다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평화운동가 임영신씨가 오는 11일 다른 2명과 함께 이라크 현지조사를 벌이기 위해 격전지로 떠난다. 임씨는 총선에서 이라크파병문제가 별다른 쟁점이 못되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낸 뒤 “베트남전이 우리 부모세대가 짊어져야 할 역사적 짐이라면 이라크파병은 우리 세대가 짊어져야 할 역사적 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씨는 특히 “이라크 밖에서 보는 이라크가 아니라 이라크 안에서 보는 이라크는 CNN에서 보는 것과 다르다”며 “한국언론과 외신들이 침묵하는 진실을 알릴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임씨 일행은 지난달 15일 이라크에 입국한 윤정은씨와 함께 국제점령감시센터와 협조해 △다국적군 현황조사 △파병예상지역 여론조사 △파병예상지역 현지조사활동 △이라크인 지원사업 △이라크평화박물관 건립운동 등을 벌일 예정이다. 조사 보고서는 이라크평화네트워크 홈페이지(www.iraqnow.net)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나중에 평화박물관이 건립되면 평화박물관에 영구보존한다.

 

임씨는 “우리는 선발대이며 6월에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전문가 10여명이 이라크를 방문한다”고 말했다. 임씨 일행은 4월 말에 귀국하고 5월 말에는 다른 활동가가 이라크에서 활동한다. 한국군이 철수할 때까지 1명의 활동가가 교대로 상주하며 파병감시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임씨는 현재 이라크사태에 대해 “한마디로 예정됐던 사태”라는 반응을 보였다. “작년 11월 이라크를 방문했을 때 시아파 지도자들과 인터뷰 한 적이 있다. 그들은 사담 후세인에게 모진 탄압을 당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사담과 미군이 똑같다’며 ‘사담에 저항했듯이 미군에게 저항할 것’이라고 내게 말했다. 그들은 ‘지금 벌어지는 테러활동은 진짜 저항이 아니다. 조만간 제대로 된 저항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이 예견한 것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이라크 저항세력에게 억류될 가능성도 있는데 위험하지 않겠나”고 임씨에게 물었다. 그는 대뜸 “우리들의 위험보다 이라크인들의 위험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고 응수했다. “우리는 잠깐 갔다 오는 것이지만 2천4백만 이라크인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파병문제가 총선에서 별다른 쟁점이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임씨는 무척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파병문제를 많은 쟁점 가운데 하나로 다루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 그는 “탄핵도 중요하고 낙선운동도 중요하다. 하지만 파병문제는 역사적 감수성을 갖고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베트남 파병과 이라크 파병을 비교하며 “베트남전 때는 평화운동가들이 베트남에 갈 수가 없었고 진실을 수십년 동안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군인들이 죽고 한국군이 이라크인들을 죽일 때 한국인은 ‘국익’의 실체를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파병의 직접적인 피해자 가운데 하나는 한국군 장병이 될 것이다. 임씨는 “이라크에 주둔한 수많은 미군들이 전쟁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한국도 조만간 똑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씨는 “파병 장병들의 고통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물으며 “파병 장병들을 돌보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평화운동가들이 만든 단체이다. 홈페이지(www.iraqnow.net, 위 사진)는 내외신 보도를 비롯해 이라크와 관련한 모든 정보와 현지 목소리를 담는 사이트이다. 임씨는 “운동가들만을 위한 사이트가 아니라 이라크파병장병 가족들과 일반 국민들이 이라크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창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4월 8일 오전 2시 36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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