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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1 14:34

송두율 2차 공판 검찰 대 변호인측 공방 (2003.12.17)

송두율 2차 공판 검찰 대 변호인측 공방
[송두율] 송 교수 "이것 아니면 저것 식으로 재단하는가" 반박
2003/12/17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지난 16일 오후, 서울지방법원에선 송두율 교수 2차 공판이 열렸다. 정정희 여사와 송린씨는 물론이고 김세균, 정현백, 박호성, 조희연 교수 등은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책위에서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도 낯익다.


오후 2시 30분 공판이 시작되고 송 교수가 입장하자 조그만 소란이 일어났다. 일부에서 박수를 치려고 하자 한쪽에서 항의한 것이다. 오 아무개씨가 "여기가 노동당 재판정이냐"며 고함을 치다가 판사에게 재판정 출입 금지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송 교수 "책을 불태우는 자는 언젠가 사람도 태울 수 있다"

 

변호사의 질문에 자신의 철학적 견해를 강의하듯이 밝힌 송 교수와 "맞다 아니다"라는 대답만을 바라는 검찰측은 분명 전혀 다른 언어로 이야기한다. 그들은 다른 세계 속에 살고 있는 듯하다. 송 교수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한국에선 많은 사람들이 "경계"를 기회주의란 말로 이해하는 것 같다. 왜 모든 것을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식으로 재단하려 하는가. 그것도 빨리 빨리 선택해야 한다는 조급증을 느낀다. 0과 1 사이에는 0.1도 있고 0.9도 있다." 송 교수는 또 "학문의 코드는 진리/허위이고 법의 코드는 적법/불법이다. 법의 코드로 학문의 코드를 규정하는 것이 바로 마녀사냥이다. 히틀러가 집권 후 책을 불태울 때 브레히트는 "책을 태우는 자는 언젠가 사람을 태울 수 있다"고 썼다"며 검찰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변호사가 송 교수를 "송 교수"라고 지칭하는 것에 검사들이 반발한 데서도 그런 차이는 분명히 드러났다. 한 검사는 "재판을 받는 사람은 교수 송두율이 아니라 피고 송두율"이라며 "송 교수"란 호칭을 쓰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이다. 검사는 "국보법도 엄연한 실정법이다. 과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재판 받을 때는 피고라고 지칭했다"고 말했다. 변호사가 즉각 "전두환·노태우는 국보법으로 기소된 것이 아니다"고 하자 검사는 "그게 뭐가 다르냐. 모두 실정법 위반 아니냐"고 맞섰다.


검찰은 송 교수를 기소하면서 "국내의 친북좌익세력들에게 "북한 바로알기"라는 명목으로 주체사상과 북한체제를 옹호하는 글을 기고하여 대남통일전선전술 역량을 강화하기로 마음먹고 … 소위 내재적 접근법을 통하여 북한을 평가 및 이해할 것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내재적 접근법이 "합법을 가장하여 국내외의 각종 간행물 등에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글을 게재"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송 교수는 변호사 심문에서 "내재적 비판론"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송 교수는 "타자를 이해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라며 "내재적 비판론은 세계와 사물을 이해하는 보편적 방법론"이라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주체사상에 대해서도 "변방의 세계가 "나는 나"라고 자기 긍정하는 철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동시에 타세계를 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철학"이라고 지적했다.


검찰과 송 교수는 전혀 다른 언어로 세계를 말한다. 이들이 법정에서 만난 것 자체가 송 교수 사건의 최대 비극인지도 모르겠다.


송 교수 대책위, 송 교수 석방 촉구 기자회견 열어


 

한편 송두율 교수 석방과 사상·양심의 자율르 위한 대책위원회는 2차 공판이 시작되기 전 서울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두율 교수 석방을 촉구했다. 특히 독일의 조에르그 바루쓰(왼쪽 사진)가 남서독일 개신교 선교사업회를 대표해서 독일 개신교 협의회의 탄원서 내용을 발표하고 송두율 교수의 2차 공판을 방청했다. 바루쓰는 10년 전부터 한국 개신교와 협력해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과는 송 교수 문제를 홍보하는 행사를 15일 저녁에 열었다. 이 홍보행사에는 얼마전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크리스만스키 뮌스터대 교수가 한국에서 직접 경험한 사례 등을 발표했다. 한국학 전문가인 하네스 모슬러는 특별강연에서 국가보안법의 반인권·위헌성을 밝히고 "이번 사건이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 모순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유럽대책위는 "송 교수 사건을 한 개인의 문제로 한정해서는 안되며 전 세계의 인권과 민주주의, 구조적 폭력에 대항하는 평화의 문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sechenkhan@ngotimes.net

2003년 12월 17일 오전 1시 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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