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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9 12:13

"인권을 정치에 활용하는 유엔"(2005.12.5)

[북한인권] 박경서 인권대사 인터뷰 

2005/12/5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을 구석에 몰아넣고 다그치기 위한 것이었다. 인권을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인권이 정치의 도구가 돼선 안된다. 인권이 어느 정권이나 집단을 압박하는 도구가 되거나 자기 정치적 이익을 위한 수단이 되면 결국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인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명백히 북한 인민들이고 다른 이들은 그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조언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지난 11월 17일 유엔 총회는 사상 최초로 북한인권결의안을 찬성 84표, 반대 22표, 기권 62표 결과로 채택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우리의 노력도 대북정책의 전반적 틀 속에서 여타 주요 우선순위와 조화를 이루면서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어 기권했다. 


표결 결과는 절묘하다.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가결됐다는 점이 고무적이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반대와 기권이 찬성과 동수라는 점에서 할 말이 있다.


박경서 인권대사는 1982년 3월 1일부터 1999년 12월 31일까지 18년간 스위스 제네바 소재 WCC(World Council of Churches) 아시아 총무와 아시아 정책위 의장을 역임했으며 2001년 인권대사에 임명받은 이후 현재까지 인권대사로 일하고 있다.


박경서 인권대사는 인권결의안 기권 배경과 이유에 대해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큰 목표와 명제 속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박 대사는 지난달 29일 인터뷰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입장을 설명하고 결의안 통과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사는 “유엔마저 인권이라는 주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구나 하는 서글픔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해당국의 인권을 고양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건설적인 구실을 해야 한다는 핵심은 빠진 채 ‘우리는 잘났고 너는 못났다’는 공격적인 장면만을 목격하면서 인권마저도 국가간 이해관계에 종속되는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객전도된 대북 인권공세


박 대사는 무엇보다도 대북인권결의안이 자유권에만 초점을 맞춘 채 다양한 요인들을 무시했다는 점을 꼽았다. 


인권을 다룰 때, 특히 북한의 경우는 한반도 평화권이라는 큰 틀 속에서 북한의 생존권, 생명권, 생활권, 시민적·정치적 권리,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가 어떻게 연관되는가를 살피면서 동시에 다루어야 하는데 그런 고민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확인이 안된 ‘주장’을 기정사실화하는 것도 문제로 지목했다. “식량이 없어 굶어죽는 사람들에게 정치적·시민적 권리만 일방적으로 적용시키는 것은 북한 생명권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균형을 잃은 태도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엔에서 북한 인권을 다루는 장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유엔총회나 유엔인권위원회 등 ‘유엔헌장기구’에서 이뤄지는 인권, 곧 ‘인권정치’가 이뤄지는 장이다. 


이곳에선 이해관계에 따라 그리고 정치적 타협에 따라 인권을 다룬다. 로비도 치열하다.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문제제기가 번번이 부결된 것은 중국이 벌인 로비와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결과였다.


다른 하나는 기술적 전문적 실용적 접근이 이뤄지는 ‘유엔조약기구’에서 이뤄지는 인권이다. 바로 유엔이 체결한 여러 인권 협약의 이행을 위한 각종 위원회들이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특정분야 인권문제를 다루고 해당국은 보고서를 제출한다. 해당 국가 책임자들이 설명을 하고. 세계적 전문가들이 질문하고 보고서를 낸다. 


북한은 전자에 대해서는 ‘무성의’하게 나오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비교적 협력을 잘 하는 편이다. 보고서도 내고 적극적으로 해명도 한다. 아동권리위원회 위원들 평양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박 대사는 북한이 유엔인권위원회 등 ‘유엔헌장기구’에 대응을 안하는 이유에 대해 “북한보고 이거해라 저거해라 강압적으로 하니까 북한은 구석에 몰린 것”이라며 “누구든지 구석에 몰아놓고 들이치면 거부반응을 보이게 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 인권개선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며 “그러려면 북한이 국제무대 나와서 대화하고 국제적 기준에 맞춰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북한은 비팃 문타폰 북한인권 특별 보고관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인권 주체는 북한인민


그는 “한국이 기권한 것은 북한인권이 중요하지 않다거나 북한이 인권선진국이어서가 아니다”며 “한반도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우선 보장한 다음에 북한의 인권을 총체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인권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도 “북한으로 하여금 스스로 인권의 중요성을 느끼도록 건설적으로 주위에서 북돋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인권문제 해결의 주체는 북한인민 자신”이라는 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이런 입장은 자연스레 반북성향을 가진 인권단체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그는 프리덤하우스 등에서 주도하는 북한인권주간에 대해 “의도가 무엇이고 방법이 뭔가를 봐야 한다”며 “대화를 통해 진짜 조언자, 협조자로서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모르지만 이벤트 중심으로 인권을 이용해 ‘누구누구 때려죽이자’고 외치는 것은 인권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우려했다.


“불행하게도 현재 북한인권 담론은 자유권(시민적·정치적 권리)만 중심으로 해서 일방적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인권문제를 다룰 때 북한 같은 경우는 특히나 ‘평화권’이라는 큰 틀 속에서 북한의 생존권, 생명권, 생활권, 시민적·정치적 자유가 어떻게 연관되는가를 살피면서 동시에 다루어야 합니다. 특히 ‘북한인권문제의 주체는 북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어느 인권이든 인권은 당사자들이 고양시키는 것입니다. 아동인권조차도 어린이가 주체가 되야 완결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제3자가 해야 할 일은 평화와 대화에 근거해서 당사자가 인권에 눈 뜨고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주선해 주는 사람,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진심어린 인권고민이 결국 승리할 것


생각해보면 인권만큼 급진적인게 있을까. 한 명이라도 더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리고자 하는 자본가에게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규정한 세계인권선언 제23조는 지금도 ‘가장 과격한 주장’일 수 있다. 


또한 어제 인권명제가 오늘은 상식이 되고 내일은 반동이 될 정도로 항상 새롭게 바뀌는 것이 인권담론이다. 박 대사는 환경권과 함께 ‘21세기 인권’으로 평가받는 ‘평화권’을 강조하는 것으로 자신의 말을 끝맺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3년간 한국전쟁을 겪었습니다.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개인의 인권보다는 집단의 인권이 우선하기 때문이지요. 한반도 평화정착을 먼저 성취하고 그 다음에 자유권과 사회권을을 균형있게 총체적으로 발전시키여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한마디 더. 박 대사는 진보개혁 진영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고 했다. “여러분이 고민하고 내놓는 대안과 정보를 외국에 많이 알려야 합니다. 길게 봐서는 진정한 의미에서 인권 생각하는 사람들이 승리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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