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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1 17:21

정착,귀환,한국행희망...탈북자 분류법



탈북자 성향 제 각각
중국 정착형·북한 귀환형·한국행 희망형 세 부류
경제이주민 문제로 접근해야
2005/3/14

재중탈북자들은 △중국 정착형 △북한 귀환형 △한국행 희망형으로 구별할 수 있다. 탈북자들은 그들의 지향에 따라 전혀 다른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보인다. 탈북자들을 종합적으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탈북자들을 1백년이 넘는 조-중 국경지대 경제이주 역사 속에서 봐야 한다며 ‘장기지속 관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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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개봉한 영화 '국경의 남쪽' 포스터. 이 영화는 흥행에서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탈북자들의 실상을 사실감있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탈북자를 바라보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인식전환’을 역설한다.  탈북자를 9년째 밀착취재해온 비디오 저널리스트 조천현씨에 따르면 탈북자들은 상당수가 돈벌러 나온 사람들이고 중국에 친척이 있는 경우가 60-70%를 차지한다. 



“사실 먹고 사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어렵진 않습니다. 탈북자들 가운데 핸드폰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고 적지 않은 이들이 인터넷을 사용합니다. 도강할 때 ‘길세’를 내야 하는데 길세를 낼 정도면 중국에 친인척이 있거나 나름대로 돈이 있었던 경우지요.”

조천현씨는 “탈북자들이 최종적으로 정착하고자 하는 곳은 한국이 가장 많고(41%) 북한(34%), 중국(21%) 순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조씨가 “지난 2년간 장기체류 탈북자 1백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조씨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한 가정에서 여성 한명씩만 설문조사했으며 설문 작성과정을 녹화했다”고 밝혔다.

 
한국행을 희망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중국 정착형과 북한 귀환형은 언론을 기피하기 때문에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이것은 한국 사회에 형성돼 있는 탈북자 이미지가 상당히 편향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 중국 정착형이나 북한 귀환형은 북의 체제를 비판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 정설이다. 조씨는 “정치성향을 보이는 탈북자는 지금까지 만나본 탈북자 가운데 2-3명밖에 없었다”고 말해 ‘북한인권단체’가 주장하는 ‘탈북자=난민’ 공식을 반박하기도 했다.

 
중국 정착형은 북한이 개방될 때까지 기다리며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중국에서 한족이나 조선족과 결혼해 아이까지 낳고 사는 여성들 가운데 특히 중국 정착형이 많다. 이들은 신변안전을 위해 자의나 인신매매로 결혼을 한다. 결혼생활이 장기화되면 중국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단속에 걸릴 경우 북으로 강제송환되고 중국에 있는 가족과 원치 않는 이산가족이 된다는 점이다.

 
북한 귀환형은 돈을 벌어 이북에 있는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주목적인 사람들이다. 가족과 조국을 배신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처벌받는 것이 두렵고 충분한 돈을 벌지 못했다는 것이 북으로 가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다. 처벌이 많이 완화되긴 했지만 관대한 처벌을 할지 의문을 갖거나 북한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운 것이다.

한 전문가는 “잡히지 않고 두만강을 넘어가서 자수하면 구류는 안 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돈을 많이 벌면 차에 밀가루나 옥수수를 싣고 북한에 들어가 자수하면 바로 풀어주는 경우도 있다”고 증언했다. 이럴 경우 옥수수나 밀가루는 고아원 등에 기부하는 형식이 된다.

한국행을 희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대체로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정착지원금이 한국행을 유인하는 것이다. 강제송환이 두려워 한국행을 희망하는 사람도 많다. 북에서 죄를 짓거나 중국에서 인신매매, 밀수 등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한국행이 유일한 탈출구이다.

한국으로 이미 들어간 탈북자들이 북한이나 중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빼오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한족이나 조선족들은 탈북여성들을 한국진출의 발판으로 삼기도 한다. 탈북여성이 한국국적을 회복하고 나서 국제결혼 형식으로 중국에서 남편을 초청하는 것이다.

탈북자 문제는 90년대 식량난 이후 갑자기 생긴 현상이 아니다. 탈북자 문제는 조선 후기 간도개척부터 시작된 ‘두만강을 사이에 둔 도강과 월경’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살 길을 찾아 수백만명이 두만강을 넘은 조선인의 후예가 지금 조선족이다. 20세기 중반에는 국공내전과 대규모 기근, 문화대혁명 등을 피해 수많은 조선족들과 일부 한족들이 북한에 들어왔다. 90년대에는 경제난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이 두만강을 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통일이 되고 북한 경제가 발전하면 수많은 조선족들이 북한으로 넘어올 것”이라며 “통일이 되더라도 두만강을 사이에 둔 도강과 월경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지금 벌어지는 탈북자 문제를 역사적으로 끊이지 않고 이어진 경제이주민 문제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역설한다.

2005년 3월 13일 오후 23시 40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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