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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북한인권 담론 비판

대표적인 기획입국 사건들 (2005.3.13)

by betulo 2007.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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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기획입국 사건들
대사관치기 영향과 파급효과
2005/3/14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지난 9일 탈북자 8명이 베이징 일본국제학교에 진입한 것을 계기로 기획탈북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1년 6월 26일 ‘장길수 등 7명 유엔고등난민판무관실 진입사건’ 이후 주중 대사관&영사관&국제학교 등에 진입하는 방식을 통한 ‘기획입국’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런 방식은 탈북자들 사이에서 ‘대사관 치기’로 불린다.

 

‘대사관 치기’는 사실상 ‘인권 사건’이 아니라 탈북 브로커와 탈북관련 단체들의 치밀한 계산에 따라 이뤄진 ‘정치 사건’이라는 평가가 대세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탈북자 인권을 팔아 먹는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페인 대사관 진입사건

 

2002년 3월 14일 탈북자 25명이 주중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하는 사건은 공교롭게도 같은 해 3월 14일-15일로 예정된 유럽연합 회의에 맞춰 일어났다. 당시 스페인은 유럽연합 의장국이었다. 이들이 진입한 직후 일본 민간단체인 ‘북조선 난민 구원 기금’ 관계자가 성명서를 배포했다. 당시 현장 부근에는 CNN방송과 AP통신 등 외신 기자들이 미리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사건에는 미국, 일본, 독일 등 NGO 관계자들 30여명이 2001년 말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럽연합은 3월 16일 대북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지만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을 27시간만에 제3국으로 추방했고 결국 결의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 공안 당국에서는 탈북자 검거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한국행을 원하지 않는 대다수 탈북자들이 원수처럼 여기는” 대사관 진입사건이 본격화됐다. 당시 브로커들은 ‘대사관 치기’ 대가로 1인당 3백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옌타이항 사건

 

2003년 1월 20일 “탈북자 80여명이 중국 산동성 옌타이 항에서 보트를 타고 한국과 일본으로 건너가려다 실패한 사건”이 일어났다. 두리하나 선교원 등 국내외 7개 단체가 연합해서 공모한 이 사건은 “치밀한 사전준비 없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기획망명을 밀어붙인 사건”이었다. 탈북자 80여명은 대부분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한으로 강제송환됐다. 이 사건은 “탈북자 문제를 쟁점화할 목적으로 일으킨 무책임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극적으로 탈출한 한 탈북자를 인터뷰한 조천현씨는 <말> 2004년 12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계획을 주도한 단체 관계자는 현장에 참가하지도 않았고 한국에서 전화로만 지시를 내렸으며 불과 5명이 나서서 얼굴도 모르는 80여명을 모집하고 인솔했다”고 꼬집었다.


■북한인권법 통과 당시 봇물

 

지난해 미국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킨 9월 28일을 전후해 기획입국이 봇물을 이뤘다. 9-10월 베이징에서만 1백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한국행을 시도했다. 대표적인 것만 △2004년 9월 29일 45명(캐나다대사관, 44명 성공) △10월 15일 20명(한국총영사관, 전원 성공) △10월 22일 29명(한국국제학교, 전원 성공) △10월 25일 18명(한국총영사관, 3명 성공) 등이다.

 

이 시기 기획입국 시도는 대규모로 진행됐고 특정시기에 집중적으로 일어났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북한인권법 발효로 탈북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국제적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효율성과 홍보성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의 대응도 강경해지기 시작했으며 탈북 브로커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3월 13일 오후 23시 51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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