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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난지도 골프장 시민가족공원화 가능성 (2004.9.17)

by betulo 2007.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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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 골프장 시민가족공원화 가능성
서울시의회 청원 가결…시민운동 열매
난지도시민연대, 감사청구
2004/9/17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서울시의회가 시민단체 청원서를 가결함으로써 난지도 골프장을 둘러싼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대립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청원을 제출했던 난지도시민연대가 즉각 환영성명을 발표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반발하는 것은 이런 사정을 반영한다.

 

청원서가 통과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무엇보다 분쟁 당사자인 공단이 지난 7월 서울시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던 ‘체육시설업 등록거부 취소소송’과 ‘관련 조례 무효확인소송’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가결한 시민청원도 서울시가 반드시 따라야하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 게다가 서울시는 뚜렷한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 환영

 

난지도시민연대는 지난 8월 시민여론조사결과에 이어 서울시의회 청원 가결로 ‘난지도골프장 시민가족공원화’에 대한 확실한 명분을 얻게 됐다. 난지도시민연대가 서울시의회 청원 가결 이후 곧바로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것은 이 기회를 살려 시민가족공원화 운동을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난지도 노을공원

 

난지도시민연대는 이번 사안을 “정책 리콜”의 선례로 남기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이강오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국장은 “한번 정책을 결정하면 되돌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풍토가 난지도골프장 논란의 근본원인”이라며 “이번 결정을 첫단추를 잘못 끼운 정책도 되돌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난지도골프장 결정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면 골프장 열풍도 잠재울 수 있고 비슷한 사례인 새만금사업을 되돌리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불만스런 공단

 

공단은 서울시의회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단 골프장운영본부 홈페이지 소개글조차 난지도 골프장 논란에 대한 공단 입장을 설명하는 글로 대신한 것은 공단이 느끼는 불만의 수위를 짐작케 한다.

 

신용갑 국민체육진흥공단 골프장운영본부 지원과장은 “골프장은 이미 조성한 상황에서 하루 빨리 난지도골프장을 개방하는 게 언론과 시민단체,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이라며 “만들어놓은 골프장을 다 뒤집어 엎자는 것이냐”고 되묻는 등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공단은 시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골프를 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애초 시민단체, 서울시, 공단, 시민 모두 합의해서 골프장을 만들기로 했는데 이제 와서 마치 골프장 만드는 자체가 잘못인양 호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과장은 특히 “청원서를 제출한 환경단체의 조직도를 보면 서울시장과 서울시 환경국장 등이 집행부를 구성하고 있고 청원의 내용도 종래 서울시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청원의 도덕성과 순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분명한 입장 안 밝히는 서울시

 

정작 공단과 함께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서울시는 여전히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와 공단이 대립하는 양상이 되면서 서울시로서는 어차피 손해 볼 것이 없는 상황이니 뒷짐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한쪽에서 나오고 있다. “소송이 길어지더라도 다음 서울시장이 자연스럽게 부담을 떠안게 되고 난지골프장 지연에 대해서도 공단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팔 서울시청 조경과 시설팀장은 “애초 공단과 대립할 때부터 지금까지 서울시의 입장은 변함없다”면서도 “공단의 입장과 시민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해서 검토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앞으로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단이 기부체납을 내고 서울시가 제정한 조례를 인정하고 공공체육시설로 골프장을 운영하겠다면 공단과 싸울 일이 없다”며 “그 부분만 해결되면 사용허가를 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서울시가 난지도골프장 시민가족공원화에 큰 의지가 없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공단과 합의가 완전히 물건너가면 시민단체의 주장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감사 청구, 또다른 변수

 

난지도시민연대는 지난 15일 감사원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난지도 골프장 조성과 운영 의혹에 대한 감사청구’를 제출했다. 난지도골프장을 둘러싼 논쟁이 감사원까지 번진 것이다.

 

난지도시민연대는 감사 청구서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투자비를 애초 84억원에서 1백46억원으로 늘렸는데 늘어난 투자비 가운데 45억원은 용역비와 인건비”라며 “공단이 공단운영비조차 시민들에게 떠넘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공단이 골프장과 시민이용공원 개장을 미루는 이유 중 하나는 골프장 이용료(그린피)를 1만5천원에서 3만3천원으로 인상하기 위함이며 공단은 이용료 인상 이유를 투자비가 당초 계획했던 84억원에서 1백46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난지도시민연대는 바로 이 점을 문제삼으며 “준조세에 가까운 기금을 운영하는 공기업이 어떻게 갑자기 예산을 62억원이나 증액할 수 있느냐”며 “특히 늘어난 투자비와 공단운영비를 고스란히 시민에게 떠넘기기 위해 그린피를 인상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난지도시민연대는 “토목조경 공사비 지출은 60억원에서 42억원으로 줄고 환경보존 공사비는 뒤늦게 11억원이 책정됐으며 지반침하를 이유로 건축공사가 22억 증액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난지도시민연대는 “2000년 당시 일단 골프장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부실계획 아래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으며 국민의 지갑에서 나온 기금을 낭비하고 있다”며 감사청구 이유를 밝혔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9월 17일 오전 6시 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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