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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주의4

우리는 모두 우리가 보고 싶은 환상의 포로다 [책 읽기 정책 읽기(2)] 정의길, 2015, , 한겨레출판. 세상 모든 공부 중에 가장 재미있는 건 역시나 역사(歷史) 공부다. 술자리에서 그 얘길 했더니 한 친구가 아니나 다를까 술 맛 떨어진다며 타박을 한다. 그러더니 이렇게 물었다.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 하나만 꼽아봐라. 그래서 대답해줬다.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단 한가지 교훈은, 사람들은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다는 거야. 그것이야말로 역사를 공부할 때마다 느끼는 뼈저린 교훈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얘길 꺼낸 김에 싱거운 농담도 하나 덧붙여줬다. 그래서 말이야, 세상 모든 인간은 전생에 금붕어였던 게 아닐까. 역사책을 읽어 보면 세상 일은 시행착오와 착각과 오만으로 일을 그르친 이야기로 가득하다. 자.. 2023. 1. 26.
한국 개신교의 반공주의, 친미주의, 근본주의 주말마다 광화문광장 주변은 목이 터져라 외치는 기도와 "아~아~ 우리 대한민국 아~아~ 우리 조국"을 외치는 노랫소리가 뒤엉켜 있다.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 다수는 60대 이상 노령층, 그리고 개신교 신자들로 보인다. 개신교와 별 인연이 없는 사람들로선 태극기와 성조기, 심지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들고 다니는 모습이 무척이나 낯설 수밖에 없다. 11월30일 열린 한국언론정보학회 학술대회에서 배덕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위원이 발표한 는 한국 개신교를 이해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됐다. 간략하게 발표문을 소개해본다. 미국 종교사를 전공한 배덕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위원 겸 백향나무교회 목사는 "한국 교회는 탄생과 성장을 미국과 함께 했으며 지금까지 그런 우호적 관계는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 2019. 12. 1.
[중동취재기] 이집트 기독교인이 말하는 '종교간 관용' 지난달 이집트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간 충돌이 발생하자 일각에선 민주혁명이 종교갈등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카이로에서 만난 콥트교인인 압둘라 만수르(32)는 “갈등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그건 일부 ‘미친놈들’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무슬림과 기독교가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싸울 일도 없고 오해가 생길 것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집트 인구 8500만여명 가운데 약 10%가 기독교의 한 분파인 콥트교를 믿는다. 콥트교는 초기 기독교회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451년 칼케돈 공의회를 계기로 교회 주류와 분리되었다. 가톨릭이나 개신교에선 예수의 신성과 인성을 모두 인정하지만 콥트교는 예수의 신성만 인정한다. 이집트 최대 통신회사 회장 등 사회.. 2011. 6. 13.
우리 마음속의 '수령님', 글로벌 스탠더드 혹은 아메리칸 스타일 대학 시절, 박시형이라는 북한 역사학자가 1979년에 쓴 를 읽은 적이 있다. 1989년 서울에서 정식 출간된 그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뭔가를 설명할 때는 언제나 ‘수령님 교시’가 먼저 나온다는 점이었다. 그 ‘교시’라는 게 대부분 ‘공자 왈 맹자 왈’ 에 다름 아니다. 가령 ‘발해의 문화’를 서술하는 부분은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우수한 문화를 향유한 문화민족이었습니다.”고 밝힌 다음 발해의 문화를 설명한다. ‘발해인의 무예’를 설명할 때는 ‘우리 민족은 옛날부터 운동을 잘 했습니다.’는 식이다. 우스갯소리로 “옳은 얘기, 맞는 얘기는 수령님이 다 해버렸다.”는 소리가 나올 만하다. 경북 문경에서 태어난 박시형은 1946년 월북해 김일성종합대학 역사학부 교수를 지낸 북한 역사학계의 원로다. 그런 .. 2009.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