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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한반도-동아시아

한일 시민사회 대화하고 또 대화하자

by betulo 2007.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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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시민사회 대화하고 또 대화하자
[한일시민사회포럼] 새내기 활동가 키노시타 미애
2006/10/18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한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가장 눈에 띄는 일본 시민사회단체의 모습 가운데 하나는 ‘노령화’다. 대부분이 40~50대 활동가들이고 60대 활동가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20~30대 활동가가 적은 일본 시민운동가들은 반대로 젊은이가 많은 한국 시민단체를 부러운 눈길로 쳐다본다.

새내기 활동가 키노시타 미에
강국진기자
새내기 활동가 키노시타 미애.

도쿄에서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제4차 한일시민사회포럼에서 만난 젊은 통역자는 그래서 더욱 눈에 띄는 존재다. 일본 생협운동에 종사하는 25세 새내기 일본 활동가는 일본시민운동은 노령화됐다는 ‘선입견’을 깨는 경우였다. 능숙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는 키노시타 미애(생활클럽·생활협동조합 사무국)는 더구나 한국 대학원에서 한국내 이주노동자 가정의 현황과 문제점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아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 흐름을 모두 경험했다.

키노시타씨가 생협운동을 결심한 것도 한국에서 한일시민사회 비교연구 수업을 들으면서 일본 생활협동조합 운동을 접한 게 계기가 됐다. 일본에 돌아온 그는 올해 4월부터 생협운동에 종사하고 있다. “여러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구요. 자전거를 타고 한국 참가자 환영행사장에 갔는데 집에 돌아가려고 보니 어느 생협운동가가 자전거 바구니에 격려편지와 함께 유기농산물을 넣어주셨더라구요. 그런 배려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키노시타씨는 주위에 또래 활동가가 별로 없다고 말한다. 그가 일하는 단체도 새내기 활동가를 몇 년만에 채용했다. 그와 함께 2명을 뽑았는데 그래도 내년에는 신입직원들 들어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생협 조합원 중에도 20-30대가 별로 없고 40-50대가 가장 많습니다. 단체 입장에서도 젊은 회원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구요.”

그가 일하는 생활클럽에서는 보통 새내기는 배달부터 시작한다. 배달을 하면서 조합원들과 자주 만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원래는 저도 배달을 해야 하는데 운전면허증이 없어요. 다행히 제가 하는 업무가 다른 분야이긴 하지만 조합원들과 접할 기회가 별로 많지 않은게 항상 아쉬워요. 빨리 면허증을 따서 땀 흘리며 조합원들에게 배달을 하고 싶습니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 시민사회운동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말을 아끼면서도 “한국에는 시민단체가 참 많다”며 “열심히 하는 단체도 있지만 이름만 내걸고 있는 단체도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에서 배울 때 참여연대나 경실련같은 단체의 규모 얘기를 듣고 많이 놀랐다”며 “일본은 조그만 단체가 많은데 한국은 한 시민단체 속에 여러 시민단체가 들어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얘기는 자연스레 북한 얘기로 넘어갔다. “일본에선 납치 문제가 대단히 큰 주제”라고 운을 뗀 키노시타씨는 “우리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일본이 나아가는 빌미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평화헌법 개정을 비롯해 우경화와 민주주의 후퇴를 불러올 것”이라며 “북한이 강하게 나갈수록 일본 우경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노시타씨가 바라는 한·일 시민사회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그는 “서로 부딪치며 많은 대화를 나눠야 인식을 넘어 실천까지 공유할 수 있다”며 “활발하게 교류해서 어려움을 함께 이겨나가자”고 당부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6년 10월 17일 오후 20시 12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72호 7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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