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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2 09:13

송두율 사건, 21세기 최대 언론스캔들 (2004.4.30)

송두율 사건, 21세기 최대 언론스캔들
북 정치국 후보위원 단정 "여론몰이"
2004/4/30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송두율 교수 사건은 21세기 최고의 언론스캔들로 기록될 만한 사안이었다. 송 교수는 입국 초기부터 언론과 국정원, 공안검찰이 벌인 마녀사냥의 십자포화를 맞았고 결국 지난 3월 30일 징역 7년형이 선고됐다.

 

송 교수를 둘러싼 모든 논쟁은 국가보안법과 수구언론, 색깔론이라는 한국사회의 해묵은 과제를 전면에 드러냈으며 한국 시민사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특히 “송 교수 구속의 일등공신이 언론”이었다는 점은 시민사회에 언론개혁이 개혁의 ‘핵심고리’라는 점을 각인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언론의 송 교수 보도의 특징은 한마디로 “입국부터 귀국까진 마녀사냥 광풍, 그 이후는 무관심”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언론재단의 종합뉴스데이터베이스에서 ‘송두율’을 검색어로 조사한 결과 조선일보는 2003년 9월 22일부터 송 교수 구속 다음날인 10월 23일까지 모두 1백79꼭지의 기사를 실었지만 10월 24일부터 올해 3월 선고공판까지 나온 기사는 58꼭지에 불과했다. 그나마 올해 내보낸 기사는 17꼭지에 불과했으며 그나마도 송 교수와 직접 연관된 기사는 12꼭지에 불과했다. 동아일보도 입국부터 구속까지는 1백74꼭지, 구속 이후부터 선고공판까지는 54꼭지, 올해 나온 기사는 18꼭지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올해 나온 기사조차 대부분은 구형과 선고공판과 관련된 기사였다.

 

 

송두율 교수 부부 언론에 따끔한 쓴소리
  

송두율 교수와 그의 부인 정정희씨가 언론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씨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끔찍하다”는 말을 연발하며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수구언론이 안 변하면 한국사회의 발전은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송 교수 사건은 결국 조중동 사건”이라며 “반성할 줄 모르는 저급한 언론이 제발 시야를 넓혀 각성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씨는 “언론이 그토록 무책임하게 구시대적 마녀사냥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며 “언론재판으로 송 교수를 구속시키고 재판과정에서 하나씩 밝혀진 진실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정씨는 “한국언론은 객관성과 공정성에는 관심도 없이 흥밋거리만 찾아다닌다”며 “수준이하”라고 성토한 뒤 “앞으로 송 교수 같은 마녀사냥의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송 교수는 기자에게 “사법부와 언론은 자정능력을 상실한 집단”이라며 “외부에서 강제로 개혁을 시켜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사회 공부는 하나도 안하고 고시공부만 해서 판검사되고 기자되는게 지금 한국의 현실”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알고 개혁을 알겠느냐”고 질타했다.

 

송 교수는 지난 3월 6일 열린 민주사회건설협의회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 축하편지를 보내 “조중동이 있는 한 한국사회에는 희망이 없다”며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런 신문 보지 말라고 권유해달라”고 유럽 민주인사들에게 촉구하기도 했다.

 

송 교수는 이 편지에서 “보수언론으로 인한 막심한 피해”로 “상업주의, 선정주의, 반공과 숭미주의를 교묘하게 포장해서 올바른 여론 형성을 가로막는 점”을 지목하면서 “보수언론이야말로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조선은 지난해 9월 22일 송 교수가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이전부터 사설 등을 통해 송 교수의 친북행적을 강조하고 나섰다. 당시 송 교수에 대한 평가와 신병처리에 대해 중앙과 동아조차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데 반해 조선은 ‘송두율=김철수’로 단정지으며 기소로 방향을 잡아 강경대응을 유도하며 여론몰이를 시도했던 것이다.

 

10월 1일 국정원 감사에서 비공개로 보고된 송 교수 조사결과를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언론에 공개하자 언론은 10월 2일자 신문에 ‘북 정치국 후보위원(조선)’ ‘북 거물공작원(동아)’ ‘북 권력서열 23위 송두율(문화)’ 등의 단정적인 문패와 함께 4-5개 지면을 온통 송 교수를 매도하는 기사로 도배했다. 그러나 정작 송 교수가 10월 2일 기자회견에서 적극적으로 해명한 내용과 송 교수 변호인의 반박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특히 한겨레와 경향등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국가보안법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높다.

 

언론은 ‘송 교수 죽이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나라당과 공동전선을 형성해 무차별 색깔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의원이 근거없는 발언을 터트리면 언론은 이를 받아쓰고 사설이나 칼럼을 통해 의혹을 부풀리는 식이었다. 색깔공세는 기획입국론과 간첩연루설로 모아졌다. 특히 조선은 10월 2일자 사설 ‘송두율의 거짓과 드러난 얼굴’에서 “송 교수 처리문제는 자칫 현정부의 이념성향까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며 정부를 ‘협박’하기도 했다.

 

10월 22일 송 교수 구속 이전까지 갖가지 왜곡 보도가 성행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송두율이 교수가 아니라 시간강사”라는 조선일보 보도를 들 수 있다. 조선은 10월 2일 ‘국정원 보고로 드러난 혐의’ ‘태평로-어느 좌파지식인의 배신’ 등에서 송 교수를 강사로 단정지으며 ‘송 교수는 허풍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선은 3월 31일 선고공판 보도까지 “송두율씨”라는 호칭을 고집하는 ‘일관된 자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송 교수 구속 이후 송 교수 사건은 언론의 관심에서 급속히 멀어져 버렸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검찰 주장이 허구성이 드러났지만 일부 언론을 빼고는 관련 사실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안주리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송 교수 구속 이전에는 ‘오늘은 언론에서 뭘 터트릴까’가 관심거리였다”며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내는게 언론인데 편파적으로 한 쪽 입장만 대변하는 모습에 경악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구속 이후 언론이 송 교수 사건에 무관심한 것에 대해 “언론 속성상 구속 이후에는 뉴스 가치가 떨어졌을 거라고 이해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언론이 너무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4월 30일 오전 6시 10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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