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로6

6주간9개국 주유기(3-3) 나일강에선 모스크와 교회가 한눈에 보인다 이집트 나일강은 첫느낌이 한강과 비슷하다. 도시를 가로지르고 폭이 엄청나게 넓다.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나일강 줄기를 바라보며 긴 상념에 잠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달리는 차 속에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다. 나일강과 첫만남을 기억하고 싶었다. 나일강은 이집트에 엄청난 풍요를 선물했다. 나일강 퇴적물 덕분에 이집트는 한때 로마제국을 먹여살리는 식량기지 구실을 했다. 카이사르나 옥타비아누스가 군대를 이끌고 이집트에 장기간 머물렀던 것은 이집트 밀 생산이 로마제국 안보에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아스완댐 건설 뒤 이집트 농업생산량은 급감했다고 한다. 아스완댐을 건설하자 주기적인 나일강 범람이 사라졌다. 예전엔 농지였던 곳까지 건물이 들어서면서 농지 자체가 줄어들어 버렸다. 이.. 2012. 6. 13.
'처녀막검사'에 맞선 용기있는 여성 이야기 올해 25세로 마케팅 매니저 일을 하는 이집트 여성인 사미라 이브라힘은 지난 3월9일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시위를 하던 도중 군부에 체포돼 군 교도소에 수감됐다. 교도소 측은 수감된 여성 20명 가운데 이브라힘을 포함한 미혼여성 7명을 대상으로 이른바 '처녀성 검사'를 실시했다. 교도소측은 이들의 진술을 믿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이브라힘에게 그것은 시위 참가자들에게 굴욕감을 줄 목적으로 자행한 성고문이나 다를바 없었다. "군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군복을 입은 남성 의사가 내 몸을 검사함으로써 그들은 나를 고문하고 창녀로 낙인찍었으며 나를 모욕했다." 이브라힘은 자신과 다른 여성들이 당했던 경험을 숨기지 않기로 결심하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집트 곳곳에서 군부의 전횡이 거센 논.. 2011. 12. 29.
타흐리르 광장 임시진료소...1분에 두세명씩 부상자 밀려온다 “광장 한쪽에 자리 잡은 임시 진료소에서 의사들은 끊임없이 밀려들어 오는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주변을 가득 채운 최루탄부터 이겨내야 한다. 의사들은 수술용 마스크를 쓰거나 아예 방독면을 쓰고 있다.” 올해 초 호스니 무바라크를 몰아낸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아랍의 봄’을 상징하는 장소가 된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이 다시 시위대로 들끓는 와중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곳이 있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현지 르포기사를 통해 시위 도중 다친 이들을 돌보는 임시 진료소와 의사들을 조명했다. 임시 진료소라고 해 봐야 테이프로 빙 둘러서 구역을 표시해 놓고 바닥에 모포를 깔아 놓은 게 전부다. 그래도 기부받은 의료용품이 한 가득 쌓여 있을 만큼 호응이 높다. 입구를 지키던 자원봉사자는 “지옥에.. 2011. 11. 25.
6주간 9개국 주유기(3-2)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최근 다시 이집트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올해 초 무바라크 30년 독재를 몰아내며 저력을 과시했던 이집트 인민들이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민주화를 쟁취할 것이라 믿는다. 연대를 표현하는 마음으로 5월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 취재때 찍은 사진을 올려놓는다. 이집트 상황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2007/03/24 - 인권단체들, 이집트 독재정권 규탄 (2005.6.9) 2011/02/06 - 이집트 민주항쟁과 미국의 이중생활 2011/02/06 - 이집트 시민항쟁, 미국은 우왕좌왕? 2011/02/08 - '무바라크 이후' 이집트 정치 '총감독' 군부 2011/04/11 - 이집트 과거사청산 본격 시동...독재정권 실세 4명 철창행 2011/05/31 - 전문가들에게 듣는 '중동은 어디로 가는가'.. 2011. 11. 22.
6주간 9개국 주유기(3-1) 카이로 피라미드 이집트 카이로 서쪽에 위치한 피라미드는 이집트를 상징하는 곳이다. 많이 이들을 고대의 웅장함으로 빠져드렉 만드는 피라미드는 온갖 음모론과 외계인 제작설부터 시작해 4차원으로 가는 통로, 심지어 영화 트랜스포머에선 지구를 멸망시킬 수 있는 거대기계를 숨겨놓은 것이란 설정까지 등장했다. 가뭄에 대비한 식량창고였다는 성경 창세기 전설이 오히려 산뜻하게 느껴질 정도다. 카이로에 있는 왠만한 번듯한 역사적 건물치고 피라미드에서 석재 빼가지 않은게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러면서도 지금도 원형이 왠만큼 남아있을 정도로 피라미드는 막대한 석재로 하늘높은 줄 모르고 서 있다. 가장 큰 '大 피라미드'는서기전 2560년 무렵 세워진 쿠푸 파라오 당시 약 20년이 걸려 세웠다고 한다. 바로 옆에는 아들과 손자 파라오의.. 2011. 11. 21.
[중동취재기] 타흐리르 광장은 여전히 중동의 해방구 이집트 민주화 혁명의 성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이곳은 지금 두 얼굴이 공존한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철권독재는 사라졌지만, 민주화는 아직도 오고 있는 중이고, 그 자리를 혼돈이 눙치고 앉아 있었다. 계속되는 혼란 지난 5월26일 목요일. 타흐리르 광장은 불법주차 차량들로 넘쳐났다. 혁명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풍경이다. 경찰 한 명이 차를 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곧바로 그 경찰은 수십명의 군중에 둘러싸여 버렸다. 경찰이 노점상과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하려 하자 군중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었다. 한참을 떠들어도 도저히 안 먹히자 경찰은 결국 지원을 요청했고 곧이어 경찰 서너명이 더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과 군중들의 실랑이는 그로부터 한참을 더 이어졌다. 옥신각신 끝에 결국 불법주.. 2011.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