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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17

[중동취재기] 피라미드 관광가서 낙타타지 마세요 이집트 관광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은 어디일까. 십중팔구 피라미드일 것이다. 카이로 서쪽 기자지구에 나란히 자리한 피라미드 3기는 그 웅장한 위용만으로도 보는 사람들을 압도한다. 그렇다면 관광객들에게 이집트에 대한 이미지를 망쳐 놓는 것으로 악명 높은 곳은 또 어디일까. 정답은 이 또한 피라미드다. 비밀은 피라미드 주변 상권과 부동산, 심지어 구걸행위까지 틀어쥔 ‘낙타주인’들에 숨어 있다. 피라미드는 카이로 시내 가운데를 관통하는 나일강 서편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입장권을 받아들고 피라미드 구역으로 들어선 관광객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건 낙타나 말이 끄는 마차를 한 번 타라고 권하는 이들이다. 분위기에 취한 관광객들이 한번에 10달러나 되는 돈이 아깝지 않아 낙타나 마차에 몸을 싣는다. 그들은.. 2011. 6. 2.
[중동취재기] 이집트에서 느끼는 한류 최근 이집트에서도 한류 바람이 불면서 자연스레 한국어를 배우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심에 카이로 아인샴스대학교 한국어과가 자리잡고 있다. 대학 내 6층 건물 맨 위층에 자리잡은 한국어과 사무실에서 졸업시험 준비에 한창이던 히잡을 쓴 여학생들은 하나같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 가요를 웬만한 한국 사람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한국어과를 지원한 것도 그런 관심이 한몫을 했다. 대학 재정이 어려운 탓에 변변한 학교 지원 없이 한국의 국제교류재단과 코이카, 이집트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후원만으로 학과를 운영해야 하지만 학생들의 ‘한국사랑’은 뜨거웠다. 김현주 학과장에 따르면 한국어과는 2005년 9월에 처음 개설됐다. 2009년에는 첫 졸업생을 배출했고 대학원도 문을 열었다. 오세종 교수에 따르면 아.. 2011. 6. 2.
[중동취재기] 타흐리르 광장은 여전히 중동의 해방구 이집트 민주화 혁명의 성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이곳은 지금 두 얼굴이 공존한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철권독재는 사라졌지만, 민주화는 아직도 오고 있는 중이고, 그 자리를 혼돈이 눙치고 앉아 있었다. 계속되는 혼란 지난 5월26일 목요일. 타흐리르 광장은 불법주차 차량들로 넘쳐났다. 혁명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풍경이다. 경찰 한 명이 차를 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곧바로 그 경찰은 수십명의 군중에 둘러싸여 버렸다. 경찰이 노점상과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하려 하자 군중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었다. 한참을 떠들어도 도저히 안 먹히자 경찰은 결국 지원을 요청했고 곧이어 경찰 서너명이 더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과 군중들의 실랑이는 그로부터 한참을 더 이어졌다. 옥신각신 끝에 결국 불법주.. 2011. 6. 1.
전문가들에게 듣는 '중동은 어디로 가는가' 민주화 혁명 이후 중동은 어디로 흘러 갈까. 중동의 대내외 정치·외교 지형은 어떤 변화를 거칠 것인가.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와 걸프뉴스 비즈니스 에디터 사이푸르 라만을 통해 중동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서 교수는 이집트 카이로 아메리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집트 전문가다. 라만 에디터는 걸프 지역의 대표적 영자신문인 걸프뉴스의 19년차 베테랑 기자다. 미국과 아랍권 독재자 밀약은 끝났다 사이푸르 라만 걸프뉴스 비즈니스 에디터 문: 중동을 휩쓸고 있는 민주화혁명이 갖는 의미는. -정치적 지도자나 정당이 이끄는 혁명이 아니라 밑에서 올라오는, 인민이 시작한 혁명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번째로 대부분 국가에서 비폭력 평화시위를 했다. 인민들의 힘.. 2011. 5. 31.
이집트 과거사청산 본격 시동...독재정권 실세 4명 철창행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집권 당시의 고위 관계자들이 줄줄이 부패 혐의로 체포되거나 출국금지되면서 뿌리 깊은 무바라크 정권의 비리 사슬이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이집트 국민들은 25일(현지시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비리청산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100만인 집회를 열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무바라크는 하야했지만 이집트 정국은 아직 혼란 속에 휘청거리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집트 경찰은 24일 가택 연금돼 있던 아나스 알피키 전 정보통신 장관과 오사마 알셰이크 전 국영방송·라디오 사장을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각각 카이로 영화제 지원기금 200만 이집트파운드(약 4억원)를 임의로 사용해 횡령한 혐의와 정부 예산을 사사로이 TV 프로그램 제작에 사용한 혐의를 받.. 2011. 4. 11.
'무바라크 이후' 이집트 정치 '총감독' 군부 호스니 무바라크 정부와 야권이 헌법개혁위원회 구성 등에 합의해 소요 사태 2주일 만에 대화 국면을 형성하면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막후의 군부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9월 선거 이후 누가 새 대통령이 되더라도 부유하고 비밀스러운 군부가 이집트 통치의 열쇠를 쥐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데에서 보듯 ‘포스트 무바라크 시대’의 열쇠는 결국 술레이만과 군부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집트 정치 개혁 논의의 ‘주연’이 술레이만이라면, 군부는 이를 연출하는 ‘총감독’으로 자리매김해 가는 형국이다. 현대 이집트 권력의 원천 사실 이집트의 현대정치는 군부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1953년 ‘자유장교단’ 쿠데타로 왕정을 무너뜨린 뒤 초대 대통령이 된 무하마드 나기브부터 .. 2011. 2. 8.
이집트 시민항쟁, 미국은 우왕좌왕? 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통해 미국을 생각한다 (下) 일반적으로 미국이 이집트 상황에 대처하는 것에 대해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대표적으로 나오는게 하루 하루 달라지는 발언과 이랫다 저랫다 대응을 꼽는다. 가령 오바마 대통령이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해 즉각적인 권력이양을 촉구한 다음날 클린턴 장관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임명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의 시위 진정 노력을 평가하며 “(권력이양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꼽힌다. 거기다 미국 정부의 이집트 특사인 프랭크 와이즈너는 2월 5일 이집트의 권력이양 과정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계속 현직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고 그 직후 미 정부는 ‘개인적 견해’라며 진화에 나섰다. 미국이 30년 동안 이집트에 제공해온 군사원조에 대해서도 기브스 백.. 2011. 2. 6.
이집트 민주항쟁과 미국의 이중생활 이집트 민주화 시위를 통해 미국을 생각한다 (上)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5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미국의 좋은 친구이자 미국의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무바라크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것을 비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에서 열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미국 정부는 무바라크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너무 거칠게 밀어붙여서는 안된다.”면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훌륭한 친구였기 때문에 오랫동안 대접받아왔던 것처럼 대우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혹자는 딕 체니 전 부통령이 대표적인 ‘네오콘’ 가운데 한 명이니까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미국 편에 서면 좋은 사람이고 .. 2011.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