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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11

나는 왜 아들이 부르는 찬송가가 거북한가 짧았던 여름휴가 끝자락을 기념하는 비가 내립니다. 여름휴가란 존재는, 잠깐만 걸어도 숨이 차고 조금만 햇볕을 받아도 팔이 따끔거리던 뜨거웠던 극성스러운 여름 더위를 버티는 힘 가운데 최소한 절반 정도는 차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막상 여름휴가는 방학을 맞은 유치원생 아들놈에게 평소 못해준 아빠 노릇을 하기 위해 헌납해야 하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찜통더위 속에서도 국가대표 체육선수 뺨치는 체력을 자랑하는 꼬마를 위해 샌드백도 됐다가 최신유행 ‘닌자고’로 변신도 합니다. 목마도 태워주고 업어도 주고 신문지 말아 칼싸움도 하고 블록놀이도 합니다. 요 며칠은 발차기와 주먹지르기로 신문지 찢기 놀이에 푹 빠진 바람에 난데없는 태권도 사범 노릇까지 했답니다. 그림그리기와 글씨연습 도와주기도 하고요. 열심히 .. 2012. 8. 16.
집안청소는 즐거워 이런저런 핑계로 최근 집안청소를 자주 못했다. 지난주 일요일엔 참 오랜만에 집안 청소를 했다. 아들과 함께. 청소하는게 재미있는지 아주 열심이다. 예전엔 진공청소기 소리 나면 울음을 터트리곤 했다. 이젠 자기가 직접 손에 쥐고 청소를 한다. 청소를 마치고 나서 기념 인터뷰까지 했다. 막판에 '부적절한' 발언을 해서 파문을 일으켰지만 사과를 거부했다. ㅋㅋㅋ 2011. 9. 20.
조각그림맞추는 아들을 보며 나 어릴적 모습을 떠올리다 10월엔 생일, 그 다음엔 연말이다보니 요즘 가지가지 선물이 울아들 손에 들어갔다. 당장 오늘 아침만 해도 외삼촌이 각종 경찰차 세트를 보내줬는데 이놈 입이 귀에 걸렸다. 며칠 전부턴 또 조각그림(퍼즐) 맞추기에 꽂혔다. 지 엄마 친구네 집에서 얻어온 건데 처음엔 30분 넘게 걸렸는데 요즘엔 눈에 익어서인지 금방금방 한다. 한번 할 때 두세번씩 하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보통은 카메라로 동영상 찍으면 자기가 찍겠다며 난리법석을 떠는데 조각그림 맞출 때는 고개도 들지 않고 그림만 쳐다보고 있다. 덕분에 조각그림 맞추기 전 과정을 찍을 수 있었다. 시간을 보니 다 끝내는데 8분이 약간 안 걸렸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나 어릴땐 조각그림 같은 건 있는줄도 몰랐다. 어릴 때 내가 즐겨 갖고 놀던 .. 2010. 12. 28.
세 살짜리 울아들 반찬: 땅콩자반, 멸치, 무생채, 김... 지난번 글에서 울아들 식성을 자랑한 적이 있었는데 가카 말마따나 ‘기왕 이렇게 된거’ 인증동영상을 올려보기로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콩자반을 거부하는 발언을 해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 울아들은 콩자반을 무척 좋아합니다.(콩 먹으면 힘이 쎄~진다는 조언의 결과이지요. 흠흠) 어리다는 것은 양자택일 성향이 강하다는 뜻도 되는 것 같습니다. 만화영화를 보더라도 ‘우리편’과 ‘우리 편 아닌 편’으로 구별해서 우리편은 좋은 편이고 그렇지 않으면 나쁜 편으로 규정해 버리지요. 울아들도 두가지를 비교할 때면 ‘둘 다 좋아’보다는 ‘하나가 좋으면 하나는 싫다’는 식으로 양자택일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물론 그 정도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걸 보면 열심히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2010. 10. 15.
울아들 세번째 생일잔치 다음주 화요일 울아들 세 번째 생일을 맞아서 어제 조촐한 생일잔치가 있었습니다. 생일상 반찬은 오로지 울아들이 좋아하는 것으로만 차렸습니다. 무생채, 가지무침, 콩자반, 땅콩자반, 김치찌개, 그리고 특별 메뉴인 등갈비. 후식은 ‘케익 불끄기 놀이’를 동반한 치즈케익. 벌세 세 번째 생일이라니... 감회가 새롭군요. 마누라 애 키우느라 고생이 정말 많소. 흠흠 ^^;;; 생일축하 노래 부르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올려봤습니다. 관련글: 2008/10/05 - 울아들 성장동영상 제작 후기 뱀다리(사족): 애가 밥을 안먹는다, 김치를 안먹는다 하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듣습니다만 저희는 사실 그런 걱정은 해본적이 없습니다. 왠만한 어른들보다도 채소나 김치를 더 잘먹기 때문인데요. 뭐 비결이랄 것도 없습니다만 경험.. 2010. 10. 10.
뻐꾸기 새끼가 경쟁자들을 이기는 비결은 뻐꾸기 어미는 다른 새들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 것으로 유명하다. 문제는 뻐꾸기 새끼가 어떻게 해서 다른 알보다 먼저 껍질을 깨고 나와 경쟁자들을 둥지 밖으로 떨어뜨리고 자신을 제 새끼로 착각한 어미새로부터 먹이를 독차지하느냐였다.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수수께끼였던 ‘뻐꾸기 새끼가 경쟁자들보다 더 빨리 껍질 밖으로 나오는 비밀’을 영국 셰필드 대학 연구팀이 풀어냈다.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비결은 뻐꾸기 어미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기 전에 자기 몸속에 24시간 알을 품을 수 있는 ‘체내 부화’ 능력에 있다. 연구팀이 뻐꾸기 알을 어미 체온과 같은 40도 환경에서 24시간 부화시키자 이런 과정을 거친 태아는 다른 어떤 알보다 발육이 앞섰다. 이어 금화조 알을 뻐꾸기와 같은 인공환경에서 24시간 추가로 부.. 2010. 10. 3.
파워레인저가 한․미 공조 위협한다? 파워레인저를 아십니까?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연령대를 감안하면 적어도 이름은 들어봤을테고 일부는 파워레인저 사달라는 자녀 때문에 신경 좀 썼을 테지요. 일본의 어느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드라마 시리즈라는데 파워레인저 트레저포스 엔진포스 무슨 포스 무슨 포스... 어른들 입장에선 진득하게 보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유치하기 짝이 없는 순전히 어린이용 드라마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 파워레인저가 한미간 심각한 갈등의 원천이 됐다는 걸 아십니까. 일요일부터 1박2일로 강원도 한 자연휴양림에 놀다 왔습니다. 부모님과 4남매 부부와 각자 자녀들까지. 모두 15명이나 됩니다. 자동차 석 대를 동원했고 각 세대별 회비만 ‘무려’ 15만원. 태어나서 온 집안이 한명도 빠짐없이 차타고 놀러가서 1박을 한 것이 전례없는.. 2010. 6. 29.
아들이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말하다 좀 전에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내는 아들한테 이름을 물어보라고 합니다. 아들한테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니 느릿느릿 또박또박 자기 이름을 말합니다. 아들이 태어난 이후 처음으로 아들이 자기 이름을 불렀습니다. ^^;;; 애들 크는거 참 금방이다. 2010. 6. 22.
울아들 언어사전 어제부터 울아들이 '딸기'를 상당히 정확하게 발음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하마'도. 말이 조금씩 늘고 있는데, 사실 상당히 주의하지 않으면 울아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긴 쉽지 않다. 무엇보다 토씨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가령 이런 식이다. "아빠. 뿌 꿀꿀." 이게 무슨 뜻일까? "아빠! 뽀로로가 꿀꿀이로 변했어요."란 뜻이다. '호환 마마보다도 무서운' '뽀롱뽀롱 뽀로로'에 나오는 한 장면이 워낙 인상적이라서 자꾸 "아빠 뿌 꿀꿀"이란 말을 늘어놓는다. "이~ , 치~"는 또 무슨 말인가. "이모, 저기 물고기가 있어요"란 뜻 되겠다. 나중에 말을 완전히 익히면 지금 사용하는 외계인 언어같은 울아들 말을 모두 잊어버릴 것 같다. 그래서 울아들이 만 2살 때 사용하는 외계어를 모아 작은 사전을 만들기로 .. 2010.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