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번역4

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4) <지도 위의 붉은 선> 요즘 지정학 책을 이것 저것 많이 읽고 있다. 예전부터 지도를 좋아했고, 국제관계 역시 관심이 많이 분야다. 두 개를 결합하는 지리정치학, 지정학은 읽는 재미가 있다. 더구나 역사를 통해 지정학을 설명하는 책이라면 도저히 피해갈 방법이 없는 마법가루나 다름없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정학 책을 번역하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생소한 나라와 발음하기도 쉽지 않은 다양한 지명, 낯선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번역하려면 품이 훨씬 더 많이 들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그렇지 이건 좀 너무했다. 이탈리아 기자 겸 작가가 쓴 (페데리코 람파니 지음, 김정하 옮김, 2022, 갈라파고스)을 번역한 건 책 표지에 적힌 홍보문구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지도가 말하는 사람, 국경 역사 그 운명의 .. 2023. 1. 13.
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② <아젠다 세팅> "신문은 그날의 아젠다가 가진 상대적 현저성을 알리는 수많은 '암시(cue)'를 활용해 대중과 소통한다. 1면인지, 상단인지 하단인지, 헤드라인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심지어 기사의 길이도 신문이 제시하는 아젠다의 현저성 정도를 암시한다(McCombs, 2012: 19)." "아젠다 세팅은 언론의 영향력이 전지전능하다는 탄환이론 또는 피하주사 이론으로의 회귀가 아니다. 또한 수용자 구성원들을 언론에 의해 프로그래밍되기를 기다리는 '오토마톤(automaton, 자동로봇)'으로 간주하는 이론도 아니다. 아젠다 세팅은 아젠다를 설정하는 언론의 주요한 역할을 인정한다는 이론이다(McCombs, 2012: 27)." 2009년 당시 언론재단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 내가 맡은 일은 대외경제정책 보도에 대.. 2012. 5. 6.
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① <퀀트>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사전에 아무런 정보도 없이 '뭔가 끌리듯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내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면 횡재했다는 기분에 뿌듯함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최근 읽은 책 (스캇 패터슨, 구본혁 옮김, 2011, 다산북스)가 딱 그런 경우다. 하지만 자주 느끼는 문제점을 이 책에서 또다시 발견한건 마음이 아프다. 바로 불성실한 번역 때문이다. 영어 실력이 떨어져서 번역이 잘 안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번역을 할 정도 영어실력이라면 기본적인 실력은 된다고 보는게 맞을테니까. 오히려 국어실력이 떨어지는 경우와 번역을 성실하게 하지 않은 경우가 더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국어공부보다 영어공부만 중시하는 분위기를 극도로 혐오하는 것도 그런 .. 2011. 12. 25.
해외 한국문화원과 일본문화원 비교해보니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내에 위치한 한 건물에 위치한 일본 문화원은 평일이라 그런지 직원을 빼고는 한적했다. 크지 않은 공간 대부분은 일본 관련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서관처럼 꾸며 놓았다. 책꽂이에는 일본 언어와 역사를 비롯해 만화책들이 빼곡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헝가리어로 돼 있는 책들이 책꽂이 한켠을 가득 메우고 있다는 점이었다. 헝가리인 직원에게 헝가리어로 된 일본 관련 책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봤다. “200권이 넘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헝가리어로 된 한국 관련 책은 현재 15권이 채 안된다. 해외문화홍보원이 올해 초 발간한 ‘재외 한국문화원 현황’에 따르면 한국문화원은 지난해까지 설립된 16곳을 통틀어 현지어 도서 비율이 10.7%에 불과하다. 현지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릴 기.. 2011.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