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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렴주구2

세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세금을 징수하는 일을 하는 세무공무원이라면 보통 사람들보다 세금을 좀 더 친근하게 느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한 세무 공무원과 얘길 한 적이 있는데 이 분은 자기가 낸 세금을 “뜯겼다”고 표현했다. 세금 내기 좋아하는 국민을 둔 나라는 어디에도 없겠지만 한국사람들은 유별나게 세금에 거부감을 보인다. 세금을 비유하는 낱말이 피와 폭탄이니 할 말 다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한국 근현대사는 세금에 대한 나쁜 추억이 켜켜이 쌓인 역사였다. 역사 시험에 꼭 등장하는 게 조선 말기 ‘삼정의 문란’이었다. 갑오농민전쟁도 시발점은 세금 문제였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학교에서 배웠을 ‘금준미주는 천일혈이요...’ 하는 춘향가에 등장하는 시는 우리들 머릿속에 깊이 각인돼 있다. 그뿐인가. 식민지, 전쟁.. 2017. 9. 14.
'서민증세'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담뱃값 인상은 '21세기판 가렴주구(苛斂誅求)’일까 아니면 국민건강을 걱정하는 애민(愛民) 정신의 발로일까. 사실 별로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미 9년 전에 명백하게 핵심을 짚어줬다. 당시 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담배 가격을 인상하려는 주목적은 흡연율 감소와 국민건강 증진보다는 애초부터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소주와 담배는 서민이 애용하는 것 아닌가요. 국민이 절망하고 있습니다.” 담뱃값 인상을 두고 애연가는 물론이고 평소 흡연자를 기피하던 이들까지 마음이 편치 않다. 부자한테 깎아준 세금을 서민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서민증세란 규정에 공감하는 이들도 많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다. ‘세금폭탄’이란 저급한 공격으로 한껏 .. 2014.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