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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 글로벌 인재가 말하는 ‘인생의 한 문장’ 쓰기

betulo 2026. 9. 1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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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은 글쓰기에 관한 한 할 말이 많은 사람이다. 자신을 “글로벌(글로 벌어먹는) 인재”로 소개하는 장훈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실에서 일한 것을 비롯해 30년 넘게 대통령, 도지사, 시장, 국무총리, 공공기관에서 메시지를 설계하고, 연설문을 작성했다. 글쓰기 실력 하나로 노무현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으로도 유명한 글쓰기 전문가가 말하는 ‘좋은 글쓰기’란 무엇일까. 11일 열린 저널리즘학연구소 초청강연에서 그의 글쓰기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인 제공

노무현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하던 시절 한 과장이 있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었다. 노무현 눈에 띄어서 청와대에 갔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내내 한직을 전전하다 문재인 정부가 되어서야 부속실로 갔다.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좌천이 됐다. 기조실장을 끝으로 해수부를 떠났다. 이재명 정부에서 전재수 후임으로 해수부 장관이 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 황종우 장관과 함께 연설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장훈은 황종우의 특징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글을 잘 쓰더라, 그리고 일을 잘 하더라.  

글잘러와 일잘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분명한 목적(좋은 질문), 전략적 기획(해야 할 일 나누고, 우선순위, 진행 계획을 짜고), 논거와 자료(근거와 설득력, 상하좌우 이해와 협력), 편집과 의사결정(덜어내고, 다듬고, 선명하게)이라는 순서를 따라가며 글을 완성한다. 이 과정은 정확하게 일이 진행되는 것에 대입된다. 글을 써 가는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일이 되는 과정도 정확히 이해한다는 게 장훈의 지론이다. 

글이란 지문과 같다. 그 사람만의 고유한 특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장훈의 이야기를 통해 듣는 김대중, 노무현의 특성은 무엇일까. 장훈은 김대중에 대해 “논리정연하고 쉽게, 중요한 키워드는 반복해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첫째, 둘째, 셋째 식으로 표현하길 좋아했고, 격언과 사자성어, 명언을 잘 활용했다. 파격보다는 정석을 중시했다. 노무현은 “논리를 중시하고, 단문과 강건체를 잘 썼다. 반복해서 설명하는 걸 자제하는 편이었다”고 한다. 노무현은 격언이나 사자성어, 명언을 활용하는 것도 선호하지 않았다. 파격적인 형식도 잘 활용했다. 

장훈은 좋은 글의 미덕 첫번째로 쉽고 이해하기 쉽게 쓴 것을 꼽는다. 읽는 사람이 잘 이해할 수 있는 글은 무조건 좋은 글이다. 장훈은 “내 글을 읽을 독자를 항상 생각하고, 그들의 질문을 상상하고 답을 해봐야 한다, 독자의 눈높이에서 글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잘 쓴 글은 말하기도 편하다.”

장훈은 스티브 잡스를 모범사례로 든다.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 컴퓨터를 개발했을 당시 사용설명서를 고등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방법은, 고등학교에 가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해서 ‘학생 작가’들이 사용설명서를 쓰게 했다. 그 결과, 정말 고등학교 수준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매킨토시 사용설명서가 탄생했다. 

장훈이 쉬운 글을 강조하는 건 독자들의 사정과도 직결된다. 장훈은 “독자에겐 사가지가 없다”고 강조한다. 독자들은 시간이 없고, 참을성이 없고, 예습이 없고, 무엇보다도 만족이 없다.  그러므로 이런 해법이 나올 수밖에 없다. 글을 짧을수록 좋다(단단익선), 결론부터 밝혀야 한다(두괄식), 읽기 쉽고 편하게 써야 한다, 편집은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선택과 집중). 

장훈은 ‘글쓰기의 기본 요소’로 단어, 문장, 문단, 퇴고와 편집을 꼽는다. 단어는 무기(어휘력), 문장은 군인(문장력), 문단은 부대(구성력), 편집은 전략(편집력)에 해당한다. 본질에 가까운 단어를 사용하고, 문장은 짧고 리듬과 재미가 있어야 한다. 문단 정리는 곧 전략적 구성이다. 퇴고와 편집에는 철학이 담겨 있다. 

자 그럼 실습을 해보자. 장훈은 “좋은 문장 훈련은 단문에서 시작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단순한 짧은 문장(短文) 뿐 아니라 단문(單文,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가 한 번만 나타나는 홑문장)까지 지향해야 한다. “요즘 들어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무리한 때문인지 엄청 피곤함을 느끼고, 그래서 오늘은 좀 쉬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이 문장은 이렇게 고치면 훨씬 좋아진다. “피곤하다. 일이 많았다. 쉬고 보자.” 4가지 팁이 뒤따라온다. 먼저, 쪼개기. 한 문장으로 만들어진 긴 문장을 쪼개 본다. 그 다음은 버리기. 불필요한 단어, 특히 형용사, 부사, 접속사는 대개 지워도 된다. 압축하기.  어휘력을 활용, 문장 재구성 및 압축한다. 마지막으로, 운율까지 고려해 문장을 다듬는다. 

“어제 회의에서 A부서는 제품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했습니다. B부서는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하자고 했고, C부서는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런 논의를 종합해보면 다양한 의견이 많았는데, 모두가 공감하는 한가지 결론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를 연기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문장은 어떻게 수정할 수 있을까. “이번 프로젝트는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회의에서 A/B/C 부서가 제안한 다양한 의견을 종합한 결과입니다. (참고; A/제품 디자인 새로운 제안, B/마케팅 전략 전면 수정, C/예산 증액)”

“최근 물류센터 이전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시스템 점검이 있었고, 일부 지역은 비까지 겹치면서 택배 집하가 늦어졌습니다. 고객센터에도 문의가 몰리며 대응 시간이 다소 길어졌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에 주문하신 상품은 예정일보다 늦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고객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 문장은 이렇게 수정하면 훨씬 더 좋은 문장이 된다. “이번 주문 상품은 예정일보다 늦게 도작할 수 있습니다. 최근 물류센터 이전과 시스템 점검, 일부지역 악천후가 겹쳐 배송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고객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장훈이 꼽은 인생의 한 문장
 
• Stay Hungry, Stay foolish!  
•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어!
•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 너 자신을 알라 / 악법도 법이다
• 인간은 못 되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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