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③ <지정학>
요즘 지정학에 꽂혀 있다. 검색을 쭉 해서 지정학 관련 책을 어지간히 사서 하나씩 읽고 있다.
<지정학의 포로들>, <지리의 이해>, <지정학적 알파>, <지리의 이해>가 최근 읽은 책들이다. 여러 해 전에 읽었던 <그레이트 게임>이나 <지리의 힘>도 다시 들춰봤다. 그런 가운데 읽은 책 가운데 하나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지정학, 지금 세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이다. 파스칼 보니파스(Pascal Boniface)가 쓰고 최린이 번였했다. 2019년에 가디언이라는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책 자체는 평이하다. 뭔가 큰 지적 충격을 주는 건 그다지 없고 이미 알던 내용을 펼쳐놓은 정도다. 내용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책이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건 따로 있다.
명색이 지정학을 다룬 책인데 정작 세계지도에 오류가 한 가득이다. 아일랜드를 영국과 함께 표시해 놓거나 북극해에 있는 섬을 제대로 캐나다와 러시아 영토로 구분하지 못한 건 그나마 양반이다. 하이난섬은 베트남 영토로, 사할린은 일본 영토로 그려놓은 것도 있다. 알래스카를 미국에서 독립시킨 건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틈만 나면 지도 들여다보는게 취미생활이고, 엉터리 지도에 화가 나서 월간지 구독을 끊었던 적도 있는 나같은 사람으로선 도저히 참아줄 수가 없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거론해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