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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순회특파원(2011)34

독일에서 한류 소식이 안들리는 이유는 프랑스나 영국에서 한류 공연이다 뭐다 해서 시끌벅적한 것은 보도도 많이 됐고 나 역시 관련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그런데 프랑스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독일에선 한류 관련 소식이 거의 들리질 않는다. 내가 파리와 베를린에서 느낀 분위기 역시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왜 독일에선 한류 얘기가 거의 없을까. 그 단초를 하이델베르크에서 만난 심가영님을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다음은 하이델베르크에서 통역과 취재섭외를 해주신 심가영님(하이델베르크대학 심리학과 박사과정)이 밝히신 의견을 발췌 인용한 것이다.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프랑스 같은 이웃나라에 비해 독일에서 한국학의 지위는 더더욱 힘들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고요. 한류 같은 경우에도 이웃나라 프랑스에서는 한류에 불이 지펴지고 있는데 독일에서는 아직까.. 2011. 8. 17.
스페인 재정위기? 그 위기설의 실상과 허상 스페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내내 머리를 맴돈 것은 스페인 ‘경제위기설’이었다. 과연 얼마나 심각할까. 잠시 1997년 한국이 겪었던 외환위기와 오버랩되기도 했다. 하지만 마드리드에 도착한 뒤 받은 첫인상은 선입견을 철저히 배신했다. 분명 스페인은 언제 위기에 빠질 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지나고 있다. 하지만 마드리드에서 만난 이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힘들긴 하지만 잘 이겨낼 것이다.”로 요약할 수 있었다. 스페인의 경제지표는 확실히 좋지 않다. 코트라 마드리드 지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실업률 추정치는 19.5% 이른다.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실업자라는 얘기다. 마드리드 시내에서 만난 대학생 호세 로드리게스는 “내 주변에 있는 졸업생 가운데 취업한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라면서 “나 역시 졸업하고 .. 2011. 6. 30.
장하준 교수한테서 듣는 '영국 경제 제4의 길'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방식은 거칠게 말해 두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미국에 본부를 둔 IMF가 한국에 권고(혹은 강요)했던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자체적으로 했던 방식이다. 전자는 고금리에 구조조정, 기업 퇴출과 노동자 정리해고로 피바람이 불었다. 당시 나는 군대에서 분대장이었는데 고통분담한다며 사병 월급까지 깎였다. (하다못해 건빵과 맛스타마저 끊기는 그 비극이란...) 그걸 강요했던 미국이 자기네들 위기에 대응한 방식은 어떠했을까. 저금리에 망하기 일보 직전인 은행들을 살려냈다. 퇴출을 막기 위해 막대한 구제금융을 쏟아부었다. 물론 대규모 정리해고도 없었다. 미국은 어떤 분들에겐 워낙 착한 나라니까 국민들에게 착한 정책을 썼을 것이다. 혹은 .. 2011. 6. 28.
유럽을 떠나며 집 떠난게 5월22일이니까 벌써 한 달이 넘게 동가숙 서가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푸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브라질 상파울루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화한 5주 일정 중에 유럽에서 보낸게 4주나 되니 나름대로 적잖은 시간 동안 유럽을 여행한 셈입니다. 유럽은 뭐랄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얼마나 맞는 말인지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되더군요. 유럽이 구축해 놓은 우수한 ‘제도’의 힘이 시스템으로 구현되는 모습에 감탄하고, 여유있는 생활태도에서 저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다른 한편으론, 유럽의 한계도 눈에 들어옵니다. 19세기 전부터 이어져 오던 계급구조가 지금도 소리 소문없이 자연스럽게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에 경악하고, ‘교육없는 복지’가 그 똬리를 강화시키는 것에 충격을 받습니다. 어떤.. 2011. 6. 27.
영국, 막장 향해 돌진하는 교육 양극화 유럽 대학교육 빛과 그림자(3) 지난해 12월 9일 런던 도심에선 2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정부가 발표한 대학 등록금 인상 계획에 반발해 폭동에 가까운 시위를 벌였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등록금이 한 순간에 3배 넘게 폭등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분노하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노릇이었다. 하지만 보수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는 격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책을 통과시켰다. 그러자 영국 대학 등록금은 한 순간에 3배가 오르게 됐다. 연립정부가 강행 처리한 법안에 따르면 연간 3290파운드(약 590만원)였던 대학 등록금 상한선을 폐지하고 2012학년도 9월 신입생부터 연간 9000 파운드(1620만원)로 인상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현재 1만 2000~2만 8000파운드(2160~5000만원)로 엄청난 액수인.. 2011. 6. 25.
프랑스, 기로에 선 보편적 무상교육원칙 유럽 대학교육 빛과 그림자(2) 프랑스에서는 200년 넘게 이어져 온 무상교육 원칙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정부가 대학의 차별화와 독립성을 골자로 한 대학개혁 법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에서도 영·미식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면서 보편적 교육제도가 기로에 섰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르코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시험대 올라 당초 프랑스는 혁명이 한창이던 1791년 제정한 헌법에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무상교육을 실시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교육을 기본적으로 국가가 책임진다. 대학 등록금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2009년 대학 평준화 대신 차별화, 재정지원 대신 독립성을 골자로 한 대.. 2011. 6. 24.
독일, '교육없는 복지'의 그림자 유럽 대학교육 빛과 그림자(1) 독일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교육을 자랑한다. 독일 유학생들은 독일 교육의 장점으로 수준높은 교수진과 심도있는 토론식 수업을 통한 자기주도학습을 꼽는다. 베를린에서 만난 한 유학생은 “이곳에선 ‘Ich denke...’ 즉 자기 생각을 중심으로 수업에 참여한다. 가장 좋은 점수를 받는 세미나 발표는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그는 “암기를 요구하지 않는 구술시험도 자기 논리를 갖추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연방정부 형태인 독일은 16개 주정부마다 국립대학 등록금 납부 여부는 물론 등록금 액수도 제각각이다. 최근 바덴뷔르템베르크에서 보듯 주정부 선거에서는 등록금 납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녹색당이 승리하.. 2011. 6. 24.
스웨덴 국립교육청 국장에게 듣는 대학등록금 문제 “국가가 대학 교육의 공공성을 위해 제구실을 해야 한다. 등록금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수준 미달의 사립대 문제에는 정부도 책임이 크다. 등록금보다도 더 시급한 것이 대학 교육의 질이다.” 황선준(54) 스웨덴 국립교육청 특수재정국장은 국적은 한국이지만 스톡홀름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스웨덴 교육행정의 일선에서 뛰고 있는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전화 인터뷰를 통해 스웨덴 교육제도를 소개하며 한국에서도 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한국에서 최근 등록금 문제가 심각한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 대학 등록금은 분명 너무 비싸다. 해결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국가재정정책은 결국 우선순위의 문제다. 내가 보기에 국가적.. 2011. 6. 18.
팝음악의 고향 영국 런던을 달구는 K팝 열기 프랑스 파리에 이어 영국 런던에서도 한국 대중음악, 이른바 ‘K팝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9일 오후(현지시간) 아이돌그룹 샤이니가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현지 언론을 상대로 인터뷰를 갖고 라이브 공연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의 K팝 팬들은 이날 아침부터 인근 지하철역에 모여 샤이니를 응원하자는 글을 페이스북을 통해 속속 올리고 있다. 동참 의사를 밝힌 사람만 1300명이 넘는다. 이들은 다음 달 9일에는 K팝 콘서트를 개최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 초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K팝 팬들이 벌였던 플래시몹이 런던에서도 재연되는 셈이다. 샤이니의 이날 공연은 샤이니가 EMI뮤직 재팬과 계약을 맺고 일본에 데뷔한 것을 기념하는 사전 프로모션 차원에서 열린다. 현지 언론인 .. 2011.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