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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484

'지리'는 힘이 세다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2권(팀 마샬, 김미선 옮김, 2022, 사이) 1권을 읽은 게 2018년이었습니다. 당시에도 2018년 독서결산에서 꼽은 10권 가운데 한 권이었습니다. 당시에 이렇게 썼습니다. “지도라는게 부동산 투기만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며, 국가발전의 제약요소와 극복방안을 위한 핵심적인 상상력을 제공한다는 걸 일깨워줍니다. 가뜩이나 틈만 나면 구글맵 들여다보는게 취미생활이었습니다만, 이 책 읽고 나서 더욱더 자주 구글맵을 벗삼게 됐습니다.”(https://www.betulo.co.kr/2876) 1권이 국내 출간된 게 2016년이었으니까 6년만에 2권이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이 책은 기대를 저버.. 2023. 1. 9.
문제는 언제나 지리-정치다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정의길, 2018, 한겨레출판) 요즘 부쩍 지정학에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국방부를 출입하게 된 영향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만, 지도 보는 걸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정학에 더 관심이 가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은 지정학 관련 책 중에서도 첫손에 꼽을만큼 흥미진진합니다. 유럽 지정학을 통해 영국과 러시아의 경쟁관계를 밝히고, 영국과 독일, 독일과 러시아를 통해 2차세계대전의 맥락을 되짚어봅니다. 미국과 소련의 지정학을 통해 냉전을 흟더니 중국의 지정학을 통해 신냉전의 그림자까지 종횡무진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야 할 이 땅의 지정학을 고민합니다. 이 책.. 2023. 1. 9.
한반도가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는 불가능한가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이삼성, 2018, 한길사) 이삼성 교수 책으로 처음 읽은 게 였습니다. 1995년에 신간으로 출간된지 얼마 안됐을 때 읽었는데 무척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 이라는 두툼한 책이 1998년에, 이 2001년에, 이 2018년에 나왔습니다. 까진 출간 직후 읽었는데 는 집에 모셔만 놓고 여러 해 읽질 못하다가 올해 들어서야 꺼내 읽었습니다. 좀 더 일찍 읽지 않은 걸 후회하면서. 이삼성 교수의 문제의식은 일관됩니다. 우리의 삶을 전쟁의 참화에서 막고 평화를 열기 위한 길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우리를 둘러싼 정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분단의.. 2023. 1. 9.
문화대혁명 혹은 10년 대재앙, 현대 중국의 어두운 그림자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송재윤, 2022, 까치) “10년에 걸친 대재난(十年浩劫)” 동안 745만명이 박해를 당했고 420만명은 구속 상태에서 심문을 받았다. 172만명이 자살했다. 703만명이 부상당하거나 회복불능한 불구가 되었다. 1978년 중국공산당 부주석이던 예젠잉(葉劍英)이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폭로한 문화대혁명 피해자 규모라고 합니다. 물론 정확한 숫자는 여전히 철저한 기밀 속에 감춰져 있습니다. 그나마 중국공산당 부주석이 문화대혁명이 끝난 직후 발표한 내용으로 피해 규모를 짐작할 뿐입니다. 이 책은 여러모로 충격적입니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문화대혁명이 중국 전역을 어떻게 지옥으로 만들어.. 2023. 1. 9.
걷는다, 고로 존재한다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임수현.고정아 옮김, 2003, 효형출판) “나는 여행하고, 나는 걷는다. 왜냐하면 한쪽 손이, 아니 그보다 알 수 없는 만큼 신비한 한 번의 호흡이 등 뒤에서 나를 떼밀고 있기 때문에(3권 464쪽).” 퇴직한 기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터키에서 출발해 중국 서안까지 세 차례에 걸쳐 네 차례에 걸쳐 쉬지 않고 걷는 여행을 했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너무나도 많지만 첫손에 꼽고 싶은 건 별다른 사진이 없다는 겁니다. 사진이 없기에 우리는 저자가 들려주는 사람들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되고, 저자가 보여주는 풍경을 끊임없이 상상하게 됩니다. 언젠가, 나도 이 고집센 프랑스.. 2023. 1. 9.
영웅이야기를 걷어내고, 세계사를 움직여버린 한 청년에 주목하다 2022년에 읽은 책 99권 가운데 (내 맘대로) 10권을 엄선했습니다. 10권을 위한 짤막한 독후감을 써 봤습니다. (Scott Anderson, 정태영 옮김, 2017, 글항아리) 아라비아의 로렌스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같은 제목을 단 영화를 떠올립니다. 저도 딱 거기까지였습니다만 거기에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가 20세기 초 제멋대로 서남아시아를 이리 붙였다 저리 붙였다 담합하고, 당사자들을 속이고 협박한 결과물이 오늘날 우리가 보는 국경선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마당에 T.E.로렌스(1889~1935)가 멋있게 보일 턱이 없습니다. 게다가 그 영화는 똑똑하고 열정이 넘치는 영웅이 순수하고 우직한 사막의 ‘순수한’ 베두인들과 힘을 합쳐 ‘침략자’(!)를 무찌르는 내용으로만 보일 뿐이어서 .. 2023. 1. 9.
아깝다 한 권, 독서로 되돌아 본 2022년 숫자라는 건 참 오묘합니다. 99와 100 사이에는 단지 1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만 우리는 99와 100을 굉장히 다르게 느낍니다. 99와 100은 98과 99는 물론이거니와 999와 1000과도 사뭇 달라 보입니다. 물론 0과 1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우리 머리는 특정한 숫자를 듣는 순간 그 숫자에 담긴 상징과 터부, 역사적 기억을 떠올립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4번과 44번 게이트가 없고 유럽 항공기엔 13번째 줄이 없습니다. 한국인이라면 416이나 518, 미국인이라면 911, 대만인이라면 228, 버마인이라면 8888이라는 숫자를 들었을 때 즉각 특정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맞습니다. 숫자는 숫자일 뿐이라고 아무리 자기 세뇌를 걸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12월31일과 1월1일은 그냥 하.. 2023. 1. 9.
엉터리 번역이 망쳐놓은 추천도서③ <지정학> 요즘 지정학에 꽂혀 있다. 검색을 쭉 해서 지정학 관련 책을 어지간히 사서 하나씩 읽고 있다. , , , 가 최근 읽은 책들이다. 여러 해 전에 읽었던 이나 도 다시 들춰봤다. 그런 가운데 읽은 책 가운데 하나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이다. 파스칼 보니파스(Pascal Boniface)가 쓰고 최린이 번였했다. 2019년에 가디언이라는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책 자체는 평이하다. 뭔가 큰 지적 충격을 주는 건 그다지 없고 이미 알던 내용을 펼쳐놓은 정도다. 내용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책이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건 따로 있다. 명색이 지정학을 다룬 책인데 정작 세계지도에 오류가 한 가득이다. 아일랜드를 영국과 함께 표시해 놓거나 북극해에 있는 섬을 제대로 캐나다와 러시아 영토로 구분하지 못한 건 그.. 2022. 11. 28.
윤석열, 대충 관찰일기(2) (2022년 하반기. 상반기는 여기를 참조) 9월 25일 우산은 같이 쓰라고 있는 겁니다. 9월 22일 "(미국)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실제 발언을 자세히 듣고 싶다면 여기를 참조. 9월 5일 역대급 태풍 온다고 대통령이 비상대기하는 게 기사가 되는 나라. 내일 기사를 예상해본다면 되려나. 8월 23일 -윤석열은 국밥을 너무 좋아한다. 이명박 정부 때 시원하게 말아 먹은 정책을 다시 갖다 쓰고, 시원하게 말아 먹어본 경력자들을 중용한다. 8월 19일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김여정.. 2022.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