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1 '지도'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작년에 ['선을 넘어 생각한다'](2018)라는 책을 내고 나서 고맙게도 몇 차례 강연 요청을 받았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 고민하다가 프리젠테이션 첫머리에 집어넣은게 바로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였다. 만원권 지폐 뒷면에 실리면서 유명해진 이 14세기 조선 초기 별자리 지도를 우리가 흔히 아는 서양식 별자리 지도와 비교하는 걸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한국 사람들은 북쪽 하늘에 있는 국자 모양을 한 별들을 보며 마음 속으로 선을 그은 뒤 ‘북두칠성’이라고 인식한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서, 세상에 그런 선은 없다. 다시 말해, 우리가 별자리를 기준으로 별을 인식하는건 별자리를 잇는 선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다. 북두칠성이니 큰곰자리니 하며 연결하는 선이란 그저 우리가 복잡한 현실을 이.. 2019. 4.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