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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지방재정

강북구 발전방향은 역사문화관광벨트로

by betulo 2012.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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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에서 지역 간 격차를 얘기할 때 항상 비교대상에 오르는 것이 강남과 강북이다. 자연스레 강북구는 서울에서 가장 낙후되고 재정상황이 열악한 자치구를 상징하는 곳처럼 돼 버린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박겸수 강북구청장이 내세운 강북 발전방향은 뉴타운 건설 같은 ‘강남 따라잡기’ 방식이 아니라 ‘역사문화관광 벨트 조성’이었다. 취임 이후 줄곧 역사문화관광벨트를 외쳐 온 지 3년이 된 현재 기반이 차근차근 쌓이고 있다. 


 박 구청장은 18일 ”역사문화관광벨트에 주목한 것은 입지여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강북구는 북한산을 비롯해 솔밭공원과 북서울 꿈의 숲 등 공원녹지가 지역 전체면적의 57%를 차지하고 산림욕을 하기에 최적인 소나무숲을 갖고 있다. 서울에서 녹지비율이 가장 높고 열대야가 가장 적다. 미세먼지 농도는 제주도보다도 낮다. 여기에다 의암 손병희, 몽양 여운형 등 순국선열·애국지사 16위, 3·1운동의 산실이 된 봉황각, 4·19 국립묘지, 청자가마터, 도선사와 화계사가 모두 강북구에 자리잡고 있다. 


 구가 가진 이런 빼어난 자연 자원과 역사문화 자원들을 잘 보존하고 활용해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과 역사교육장으로 활용하자는 것이 바로 박 구청장이 강조하는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이다. 구체적으로는 우이동~4·19국립묘지~순국선열묘역~북한산국립공원을 축으로 한 28만㎡ 부지를 대상으로 한다. 박 구청장은 이곳에 근현대사 기념관을 건립하고 그 안에 16위 전시관과 역사체험관을 갖춰 역사교육장으로 활용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도자기 굽기 체험장과 자연학습장, 생태체험장 등 각종 체험교육을 활성화하고 공연과 가족 캠핑장 등도 조성하면 가족들이 북한산과 역사문화자원을 돌아보는 스토리텔링 관광코스로 만들어 지역경제도 살리자는 것이다. 


 박 구청장에 따르면 구에서는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사업을 위해 지난해 용역을 완료했으며 올 초부터 사업별 세부추진계획을 수립 중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시가 추진하는 근현대 미래 유산화 기본구상  시범사업지 가운데 한 곳으로 순국선열·애국지사 16위 묘역이 선정됐다. 10월에는 문화재청이 순국선열묘역 다섯 곳을 문화재로 등록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시의회에서도 역사문화관광벨트 관련 예산안이 다수 반영했다. 박 구청장은 “무엇보다 근현대사기념관 실시설계비 예산이 통과된 것과 주민참여예산을 통해 4·19문화제 지원이 포함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에서 꾸준히 추진해온 사업이 타당성이 있다는 것을 시와 시의회에서 인정해준 것 아니겠느냐.”면서 “앞으로 우리 구는 자연을 느끼는 공간, 역사를 배우는 공간, 문화를 체험하는 공간, 한국을 알리는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구청장은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역사문화관광벨트를 내실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무엇보다 4·19를 국민대축제로 승화시켜 4·19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할 예정이다. 11월 17일 을사늑약 체결일로 제정된 ‘순국선열의날’에 맞춰 이준 열사 진혼제를 올해 처음 개최했는데, 내년에는 이 행사도 더욱 의미있게  치를 계획이다. 아울러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북한산에 퍼져 있는 참나무시들음병 방제작업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강북구 입장에선 북한산 자연 자체가 더할나위없는 자원이다. 강북구에선 등산로에 있는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나무에 흙을 북돋아주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빨간 옷 입은 사람이 바로 박겸수 강북구청장 되시겠다. 사진제공= 강북구





박겸수 강북구청장 인터뷰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18일 인터뷰에서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사업을 설명하면서 ‘금선탈각(金蟬脫殼)’이라는 고사성어를 화두로 제시했다. “금빛 매미는 허물을 벗어야 만들어진다는 뜻입니다. 지방자치제도가 10년을 넘어서면서 이제 질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던 행태에서 벗어나 이제는 문화와 마을과 역사를 생각하는 지방자치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역사문화관광벨트가 바로 금선탈각을 위한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박 구청장은 “땅 속에 묻혀 있는 걸 끄집어내서 근현대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이라면서 “올해 시의회 예산안심의에서 관련 사업 예산을 많이 반영해준 덕분에 내년에는 더 힘차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역점 사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구청장은 이준열사 진혼제, 4·19 문화제, 근현대사 기념관 건립, 북한산 참나무시들음병 대처, 청결강북운동 내실화를 우선 꼽았다. 특히 참나무시들음병은 구의 최대 자산인 북한산 자연자원과 직결되는 문제라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했다. 그는 “전담팀을 구성해 1년 내내 참나무시들음병 방제활동을 하도록 하면서 작년에 급속히 번졌던 참나무시들음병이 한풀 꺾였다.”면서 “참나무시들음병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치유가 되도록 방제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지방자치는 자치구에서 특색있는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가져야 하는데 우리 구는 역사와 문화 관광 차원에서의 요소가 굉장히 많다.”면서 “우리 구가 역사문화관광벨트로 자리매김한다면 삶의 질과 대안적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북구 순국선열·애국지사 16위 현황>

 

 1. 일성 이준. 1858~1907. 

고종 밀사로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일제침략 알리다 순국

 2. 의암 손병희. 1861~1922. 

천도교 지도자. 3·1운동 33인 민족대표

 3. 성재 이시영. 1869~1953. 

상해임시정부 활동. 초대 부통령 당선됐으나 이승만에 반대해 사직. 

 4. 해공 신익희. 1892~1956. 

상해임시정부 활동. 초대·2대 국회의장. 

 5. 심산 김창숙. 1879~1962. 

상해임시정부 활동. 성균관대 설립. 

 6. 춘헌 이명룡. 1872~1956. 

3·1운동 33인 민족대표. 

 7. 몽양 여운형. 1885~1947. 

상해임시정부 활동.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위원장. 좌우합작운동하다 피살. 

 8. 유석 조병옥. 1894~1960. 

신간회 활동. 민주당 대통령 후보. 

 9. 단주 유림. 1894~1961. 

무장항일운동 참여. 상해임시정부 활동. 

 10. 가인 김병로. 1887~1964. 

법조인. 독립운동사건 변론. 초대 대법원장. 

 11. 강재 신숙. 1885~1967. 

한국독립군 참모장. 

 12. 상산 김도연. 1894~1967. 

2·8독립선언 주도. 초대 재무부장관. 

 13. 평산 신하균. 1915~1975. 

광복군 활동. 

 14. 동암 서상일. 1886~1962. 

제헌헌법기초위원. 사회대중당 창당. 

 15. 현곡 양일동. 1912~1980. 

3·4·5대 민의원, 8·10대 국회의원. 

 16. 광복군 합동묘역. 

광복군 참여하다 순국한 애국선열 17위 합동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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