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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한반도-동아시아

아시아사회운동회의 성황리에 막내려 (2004.6.15)

by betulo 2007.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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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을 지구화하라! 희망을 지구화하라!”
아시아사회운동회의 성황리에 막내려
내실있는 아시아 네트워크 구축 과제 남겨
2004/6/15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반대하는 아시아민중들의 투쟁이 2박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아시아각국에서 모인 활동가들과 한국측 참가자 1백여명은 저녁 7시40분경 아시아민중사회운동회의를 끝낸 뒤 고려대 학생회관에서 뒷풀이를 벌이며 뜨거운 동지애를 나눴다.

 

아시아민중사회운동회의에 모인 아시아 활동가들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아시아민중사회운동 네트워크 결성 △6월 26-30일 이라크 점령반대 지구적 행동 △9월10일 이경해 열사 1주기 맞이 식량주권 사수, WTO.FTA반대 국제공동행동 개최 △2005년 홍콩 WTO 6차 각료회의 저지 공동투쟁 등 공동행동 계획을 결의했다.

 

한국에서 사실상 최초로 열린 아시아민중운동가들의 회의. 아시아민중사회운동회의가 많은 과제를 남긴 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진은 14일 전체토론에 나선 아시아 각국 활동가들. 사진=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아시아활동가들은 “희망을 지구화하라! 투쟁을 지구화하라!”고 외치면서 “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조율하고 아시아에서 우리의 행동을 확산시키고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998년 국제민중회의가 서울에서 열린 적이 있긴 하지만 이번같은 규모로 국제회의를 연 것은 사실 한국운동사상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부족함도 많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이번 회의가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를 위한 아시아민중연대의 디딤돌이 될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이와 함께 이번 투쟁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실있는 네트워크를 다지고 공동행동과 연대를 얼마나 실천으로 연결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남겼다.

 

이번 아시아민중사회운동회의는 △신자유주의와 전쟁에 맞서는 아시아 사회운동의 과제 △아시아 민중사회운동의 연대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이 밖에도 16개 워크숍을 통해 △부시낙선운동 △식량주권 △공공부문 사유화 △빈곤과 홈리스 △국립대 민영화 △비정규직 △아시아반전운동 등 아시아 민중의 다양한 현안을 토론했다.

 

조준호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정상회의 반대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아시아운동단체들이 함께 투쟁하고 현실과 미래를 고민한 것이 가장 큰 의의”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구에서 가장 큰 자원과 인구를 가진 아시아에 눈독을 들이는 초국적 자본의 수탈을 아시아민중의 힘으로 저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영섭 선전홍보팀장은 “아시아 차원에서 이정도 규모로 기층운동가들이 모여 토론하고 공동행동과 연대강화를 모색한 것이 무엇보다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선 아직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에 대한 공감대가 적은 게 사실”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신자유주의 반대운동이 더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한국의 신자유주의반대운동이 더디게 출발했지만 급속도로 운동의 세계화를 이룰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준비·시간부족, 상대적으로 저조한 단체 참여 등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원론적인 면에 치우쳐 구체성이 부족한 발제도 풀어야 할 과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부시낙선네트워크가 주최하는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한 한국을 찾은 일본 평화운동가 무토 이치요씨는 “아시아 활동가들의 참여가 적어서 아쉬웠다”며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민중들의 다양한 상황과 삶을 반영하는 워크숍이 적은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아시아민중사회운동회의 실무책임을 맡았던 류미경 WTO·FTA반대 국민행동 활동가는 “애초 기획과 실무준비 전반을 아시아공동으로 하려고 했지만 연락을 온라인으로 할 수 밖에 없어 처음 기획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워크숍 장소가 여러 건물에서 나눠서 진행하는 바람에 회의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회의장소를 대학으로 물색했던 건데 시험기간과 겹쳐 장소를 구하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정 팀장은 “좀 더 다양한 나라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재정과 준비기간 등에서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와 함께 “개별 주제에 대해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정 팀장은 “회의기간 1박2일은 사실 너무 짧았다”며 “아시아활동가들과 더 많은 얘기를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운동진영이 제대로 참여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조 위원장은 “이번 투쟁은 민중운동진영 위주였다”며 “앞으로는 민중진영과 시민사회진영이 토론을 통해 다양한 문제에 대해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더욱더 넓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시민, 환경, 여성 분야의 참여가 부족하고 노.농.빈.청을 위주로 한 조직대중 중심으로 진행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 교수는 “시민운동이 신자유주의에 소극적인게 사실”이라며 “시민운동이 앞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적극적인 자세로 자기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 국내의 정치경제민주화도 세계체제에 규정하는 게 지금 시대”라며 “국내 민주화운동도 신자유주의와 대항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시아 활동가들은 한결같이 13일 벌어진 세계경제포럼 반대투쟁에 대해 “인상깊었다”며 후한 평가를 내려 눈길을 끌었다. 이는 13일 집회가 1만명 이상이 모인 대규모 집회인데다 한국을 상징하는 말처럼 된 ‘역동성(다이나믹)’을 유감없이 발휘한 거리집회였던 게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한 조직위 관계자는 귀뜸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6월 15일 오후 13시 28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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