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산생각/성과관리(08-2)

성과란 무엇인가

by 자작나무숲 2008. 10. 19.

대학원 2학기 수업으로 수강하는 ‘성과관리’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성과관리에 관련한 개념․모델․운영원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사례분력을 통해 성과관리 체계 개발과 운영 효과성을 높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교수 공동성(왼쪽 사진)은 성과관리가 전공인데 흔히 듣는 것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 독특한(?) 성과관리론을 편다. 무척 흥미로운 강의다. 그냥 묵혀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보고 듣고 느낀 걸 정리하는 작업은 그 자체가 훌륭한 복습시간이기도 하다. 많은 관심을 바란다. 여기에 나온 모든 내용은 따로 언급하지 않는 한 모두 담당 교수 공동성의 의견임을 밝혀둔다. <주인 白>


It's good idea. But it is basically the same idea it was in 1943. It just keeps getting renamed. -Alan Ehrenhalt

성과관리란 무엇인가. “성과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제도는 수렵시대에도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모든 부족은 장기적 생존과 번영을 위해 → 미션 설정
중장기적으로 어디에 터전을 잡고 어떤 동물을 얼마나 사냥할 것인가 → 비전 설정
실행의 효과성을 위해 사냥법을 개발하고 전수한다 → 지식관리
사냥법 전수를 위해 부족 구성원을 훈련시킨다 → 역량 강화
주기적으로 어떤 짐승을 얼마나 잡을지 정해야 한다 → 목표치 설정
어떤 동물이 사냥하기 어렵고, 어떤 동물이 맛이 있는지 → 난이도와 가중치 설정
목표만큼 사냥감을 잡지 못했을 땐 왜 그런건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 원인분석과 개선
성과에 따라 개인들의 위상-보상-처벌을 결정해야 한다. → 인사관리

 결국 성과관리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인류가 오랫동안 실천해 온 제도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성과관리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오랫동안 예외였다.” 공동성은 말한다. “정부조직은 경쟁자가 없다. 생존 위협을 거의 받지 않는다. 당연히 성과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이런 경향을 더 강하게 하는게 ‘공무원 신분보장’이다. 물론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해 주는 건 대단히 필요한 일이다. 신분보장이 안되면 정치적 중립성 보장에 큰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1세기를 맞아 성과관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가리지 않고 퍼져 나간다. “새로운 제도는 경제가 어려울 때, 예산이 부족할 때 생긴다.” 그럼 성과관리 필요성과 실현가능성이 높아진 배경은 뭘까? 네 가지 요인을 뽑을 수 있겠다. 정치적으로 예산절감이 절실해졌고, 노하우가 많이 쌓였으며, 컴퓨터 도움으로 성과관리하기가 쉬워졌다. 주민들도 성과관리를 요구하고 언론도 성과관리를 요구하는것도 빼놓을 수 없다.

공공관리 패러다임 변화

컴퓨터는 특별히 언급할 만한 가치가 있겠다. 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서니베일에서는 성과관리를 할 때 “성과측정을 위해 쓰는 시간에 차라리 일을 더 하는게 성과가 더 높을 것”이라는 불만이 강하게 터져나왔다고 한다. 성과측정을 위한 지표가 1만개가 넘을 정도였으니 하루에 한두시간을 성과지표 기록하는데 써야 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컴퓨터기술 발달로 성과기록이 자동화되면서 엄청난 시간절약이 가능해졌다. 

개념정리를 하고 지나가자.

▲투입물(input). 하나의 단위사업에 소요되는 유형적 자원(재정, 물자, 인적 자원 등) 그리고 무형적 지원(정치적/법적, 시민/고객, 시민단체, 시장의 요구와 지원 등)을 말한다. 기획과 예산기능에 필수적이다.

▲단위사업: 재정적 또는 비재정적 사업(program)을 총괄한다.

▲활동(activity): 하나의 단위사업을 이행하는데 필요한 단위업무. 성과에 대한 인과관계를 제공한다. 업무개선에 반드시 필요하다.

▲산출물(output): 하나의 단위사업 혹은 관련된 단위사업들을 수행함에 따라 1차적으로 생산되는 서비스나 재화. 양적인 측정이 비교적 쉽다.

▲목표물(outcome): 하나의 조직 혹은 사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얼마나 기여하느냐를 측정. 양적이 측정이 어렵고 주관적이기 쉽다. 

▲영향(impact): 사업의 수혜자나 관할구역 내의 주민이 실제로 느끼는 정도 및 사업이 초래한 환경적 문화적 변화. 고객/시민의 만족도는 비교적 측정이 용이하고 정치적으로 가시적. 

여기서 주목할 점은 먼저 현재 한국의 성과측정은 대부분 산출물 중심이라는 점이다. 그건 다시 말해 성과관리를 하기 위해 성과관리를 하는 것이고 예산을 낭비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목표물과 산출물 왜곡이 발생하기 쉽다.

예를 들어 나무베기라는 단위사업이 있을 때 목표물은 미관개선과 교통흐름 개선이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쉽게 할 수 있는 나무만 계속 가지치기해서 산출물을 높이는 경우가 생긴다. 하수구 청소 성과를 측정할 때 길이를 기준으로 산출물을 측정한다고 할 경우 청소하기 쉬운 하수구만 청소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산출물은 높이 나오지만 목표물이 높은 건 아니다. 그걸 헷갈리면 안된다.

영향에 대해서도 착시효과를 경계해야 한다. 금연 교육을 할 경우 수강생이 엄청나게 많아졌다면 그건 산출물이 많아진거다. 교육이 끝나고 만족도 조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단순 서베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교육을 들으면서 금연해야 겠다는 생각이 팍팍 들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서 금연에 얼마나 성공했나를 봤더니 성공은 거의 없었다. 그럼 사업이 ‘영향’을 주지 못한 거다.

미국에서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있다. 198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것이 범죄자를 군대에 보내 한두달 훈련시키기였다. 사람이 달라졌다. 만족도 조사하면 기대 이상으로 나온다. 미국에서 장안의 화제가 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게 달라졌다는 사람들이 몇 년 후 다시 감옥에 모인다. 왜 그럴까? 전과자라는 낙인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불안정을 해결하지 않는한 범죄자 교화 프로그램의 영향은 지극히 한정되기 때문이다.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성과에는 단기적 성과, 중기적 성과, 장기적 성과가 있다. 단기적 성과는 월, 분기, 반기, 1년 등을 기준으로 하는데 산출물 위주가 된다. 중기적 성과는 2~5년 전략목표를 기준으로 하고 목표물 위주다. 장기적 성과는 10~20년의 비전을 달성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는데 영향 위주다. 세대적 성과는 20~50년 기준이다.

성취가치를 기준으로 하면 경제적 성과, 민주적 성과, 공익적 성과가 있다. 경제적 성과는 경제학-경영학 관점이고 민주적 성과는 법학-정치학 관점이다. 공익적 성과는 인류학-미래학 관점이다. 쉽게 말해 경제적 성과는 ‘맡은 일을 얼마나 잘 하는가’ 민주적 성과는 ‘헌법정신을 얼마나 잘 지켰는가, 의사결정과정은 얼마나 적법하고 절절한가’ 공익적 성과는 ‘우리는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등이다. 경제적 성과와 민주적 성과가 별개로 있는걸 눈여겨보자. “우리가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건 효율성 때문이 아니다.”

경제적 성과는 두가지 측면이 존재한다. 첫째는 달성하려는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가를 측정하는 성과이고, 둘째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쓴 비용이다.

“성과만 측정하고 비용을 측정하지 않을 경우 성과를 높이기 위해 과다한 예산을 낭비할 수 있고, 비용만 측정하고 성과를 측정하지 않는 경우, 예산은 절약했으나 이룬 성과가 적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 가지 측면만 측정한 성과평가는 절름발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비용분석의 어려움 때문에 정부부문에서는 성과측정에만 주력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과도한 성과경쟁을 유발하고 예산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음 <수업시간>에는 '성과관리의 개념과 원리'를 다룬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