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동12

우리는 모두 우리가 보고 싶은 환상의 포로다 [책 읽기 정책 읽기(2)] 정의길, 2015, , 한겨레출판. 세상 모든 공부 중에 가장 재미있는 건 역시나 역사(歷史) 공부다. 술자리에서 그 얘길 했더니 한 친구가 아니나 다를까 술 맛 떨어진다며 타박을 한다. 그러더니 이렇게 물었다.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 하나만 꼽아봐라. 그래서 대답해줬다.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단 한가지 교훈은, 사람들은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다는 거야. 그것이야말로 역사를 공부할 때마다 느끼는 뼈저린 교훈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얘길 꺼낸 김에 싱거운 농담도 하나 덧붙여줬다. 그래서 말이야, 세상 모든 인간은 전생에 금붕어였던 게 아닐까. 역사책을 읽어 보면 세상 일은 시행착오와 착각과 오만으로 일을 그르친 이야기로 가득하다. 자.. 2023. 1. 26.
실타래처럼 얽힌 시리아 내전 어디로 가나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했다. 유엔은 9월14일 이를 공식 승인했다. 이 협약은 10월14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이로써 시리아 내전 와중에 발생한 화학무기 문제는 일단락이 됐다(관련 기사). 하지만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사태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시리아가 협약에 가입한 것을 두고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중요한 진전에도 아직도 할 일은 많다. 외교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은 행동할 준비태세를 유지해나겠다”는 여운을 남긴 것은 시리아 문제가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시사한다(관련 기사). 실타래처럼 얽힌 시리아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시리아 내전이 발생한 것은 2011년이었다. 하지만 내전이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전환된 것은 지난 8월.. 2013. 9. 17.
이스라엘과 한류를 통해 공공외교를 생각한다 “이스라엘은 적입니다. 그들은 내 고향인 레바논, 그리고 요르단 시리아 팔레스타인 땅을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우리 이웃이 아닙니다.” 와엘 사브 회장은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 굴지의 대기업 회장이다. 레바논이 고향이지만 아랍에미리트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그는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대단히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반응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오랫동안 체득한 처세술인 듯 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이스라엘은 중동 평화 문제에서 대단히 중요한 변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웃나라인 레바논 사람으로서 그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 대해서는 단호하기 이를 데 없었다. 지난 5월22일부터 28일까지 8일 동안 아랍에미리트와 이집트를 방문했다. 6주에 걸친 순회특파원 일정.. 2011. 8. 1.
[중동취재기] 한국이 운명이 된 아랍인, 중동이 운명이 된 한국인 중동취재기를 어떻게 마무리할까 고민 많이 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을 찾았다. 중동 출신과 한국 출신으로 각자 한국과 중동에 운명처럼 얽힌 경우다. 이들을 통해 한국과 중동이 서로 더 잘 이해하고 더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봤다. 이집트인 에즈딘 알하산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한국은 제게 하나님(알라)이 정해주신 운명입니다.” 해외여행을 나가서 한국인 가이드를 만나기는 쉬워도 한국어가 가능한 현지 가이드를 만나긴 여간해선 쉽지 않다. 이집트인 에즈딘 알하산은 이집트에서 유일한 한국어 전문 관광가이드다. 그가 들려주는 자신과 한국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마치 전생의 연이 이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에즈딘은 어릴 때부터 동양에 관심이 많았다. 아버지가 중국어학과 교수였던데다 동생과 함께 가.. 2011. 6. 15.
개신교 이번엔 중동에서 ‘모스크 땅밟기’ 파문 국내 개신교 교회와 선교단체회들이 중동에 있는 유서깊은 모스크를 방문해 그 주변을 돌면서 모스크가 무너지기를 기도하는 이른바 ‘땅밟기’ 선교활동을 광범위하게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오는 여름에도 개신교회들이 경쟁적으로 대대적인 단기선교 활동을 중동에서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전문제는 뒷전이다. 가령 소망교회 홈페이지 자료실에는 현지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책임이 본인에게 있으며 본 교회와 무관하다는 내용의 서약서 양식까지 올라와 있다. 땅밟기란 지난해 10월 ‘봉은사 땅밟기’ 파문을 통해 일반에 알려진 공격적 선교방식이다. 땅밟기는 그 유래가 된 구약성경 여호수아기에 나오는 요르단강 서안 예리코 성을 함락시켰다는 전설에서 보듯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멸망시키겠다는 관념을.. 2011. 6. 14.
[중동취재기] 이집트 기독교인이 말하는 '종교간 관용' 지난달 이집트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간 충돌이 발생하자 일각에선 민주혁명이 종교갈등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카이로에서 만난 콥트교인인 압둘라 만수르(32)는 “갈등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그건 일부 ‘미친놈들’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무슬림과 기독교가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싸울 일도 없고 오해가 생길 것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집트 인구 8500만여명 가운데 약 10%가 기독교의 한 분파인 콥트교를 믿는다. 콥트교는 초기 기독교회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451년 칼케돈 공의회를 계기로 교회 주류와 분리되었다. 가톨릭이나 개신교에선 예수의 신성과 인성을 모두 인정하지만 콥트교는 예수의 신성만 인정한다. 이집트 최대 통신회사 회장 등 사회.. 2011. 6. 13.
[중동취재기] 아랍에미리트, 한국기업 투자유치 손짓  “아랍에미리트연합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은 이곳 상공회의소에 주차 한 번만 하면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칠 수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한국 기업에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하고 있다. 6일 UAE 아부다비 상공회의소에서 만난 무함마드 알 무헤이리 사무총장은 30분 넘게 아부다비 정부와 상공회의소가 얼마나 기업활동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 쉴 새 없이 설명했다. 이어 상공회의소 간부들을 대동하고는 직접 상공회의소 곳곳을 안내하며 자신들이 얼마나 한국 기업 투자 유치를 원하고 있는지 강조했다. 그는 “세계 각지의 우수한 인력들이 아부다비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아부다비는 사회간접자본을 비롯해 기업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중점을 둔 것은.. 2011. 6. 7.
[중동취재기] 이집트에서 느끼는 한류 최근 이집트에서도 한류 바람이 불면서 자연스레 한국어를 배우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심에 카이로 아인샴스대학교 한국어과가 자리잡고 있다. 대학 내 6층 건물 맨 위층에 자리잡은 한국어과 사무실에서 졸업시험 준비에 한창이던 히잡을 쓴 여학생들은 하나같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 가요를 웬만한 한국 사람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한국어과를 지원한 것도 그런 관심이 한몫을 했다. 대학 재정이 어려운 탓에 변변한 학교 지원 없이 한국의 국제교류재단과 코이카, 이집트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후원만으로 학과를 운영해야 하지만 학생들의 ‘한국사랑’은 뜨거웠다. 김현주 학과장에 따르면 한국어과는 2005년 9월에 처음 개설됐다. 2009년에는 첫 졸업생을 배출했고 대학원도 문을 열었다. 오세종 교수에 따르면 아.. 2011. 6. 2.
난생 첫 중동,유럽, 남미... 장기출장 다음달 하순부터 중동과 유럽, 남미로 장기간 출장을 갈 예정입니다. 중동 유럽 브라질 모두 난생 처음 가보는 곳이라 기대 반 근심 반이네요. 그래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원래 언론진흥재단에서 하는 기획취재지원사업에 제가 낸 기획안이 지난달 통과가 됐습니다. 거기에 그 주제에 다른 주제를 더 묶어서 순회특파원에 선정도 됐고요. 기본적인 주제는 ‘공공외교’이고 거기에 유럽의 주민참여예산 현지 취재와 중동 현지 취재를 포함시켰습니다. 출장 기간은 한 달 조금 더 걸립니다. 다음달 하순엔 출국해야 하는 일정입지요. 한 달 넘게 동가숙 서가식하는건데 이 역시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경험입니다. 공공외교란 무엇인가. 제가 낸 기획안을 아주 간략히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공공외교는 외무공무원 중심의 기존 외교.. 2011.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