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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에 있는 이순신 동상이 엉터리인 이유 많은 이들에게 이순신 하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세종로 네거리에 있는 동상일 것이다. 오른손에 큰 칼을 ‘들고’ 있는 거대한 동상은 수십년 동안 우리에게 이순신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그런만큼 고증이 잘못됐다는 지적 또한 끊이지 않았다. 갑옷이 중국풍이라는 건 일반인들에겐 너무 어려운 문제라고 양보하더라도, 이순신이 왼손잡이냐 하는 지적 앞에선 반론의 여지가 없어진다. 거기다 이순신 스스로 밝혔던 “큰 칼 옆에 차고”고 아니라 “큰 칼 들고” 있는 모습은 한국에서 역사고증이 얼마나 관심밖에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그런 점에서 11월27일 경남 창원에 있는 해군사관학교 교육시설인 ‘통해관’ 앞 충무광장에서 열린 제막식에서 선보인 새 이순신 동상은 여러모로 반갑다. 왼손에 칼.. 2015. 12. 6.
김영삼이 남긴 나비효과, '재정건전성'이라는 괴물 재정건전성 때문에 가장 큰 정치적 공격과 비난을 받았던 건 노무현 정부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임기 후반기에는 언론과 야당, 학계까지 ‘방만한 재정운용 때문에 나라 망한다’는 식으로 비판하곤 했다. 당시 보도를 몇개만 들춰보면 "국책 연구기관 전문가들까지 더 이상 침묵하기 곤란할 만큼 상황이 악화"(나성린, 중앙일보, 2007/1/31)됐다느니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갈수록 위협받고 있다"(동아일보, 2007/08/24) 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표만 놓고 보면 그런 걱정이 나오는걸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노무현 정부 집권 첫 해인 2003년 국가채무는 165.7조원이었지만 2004년에는 203.1조원, 2005년에는 248.0조원, 2006년에는 282.8조원, 2007년에는 298.9조원으로 300.. 2015. 12. 3.
이 세상에 "올바른" 역사란 없다 무자퍼 셰리프(Muzafer Sherif, 1908~1988, 사진)라는 터키 출신의 미국 사회심리학자는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들을 몇 개 집단으로 나누어 벽 중앙에서 불빛 한 점을 볼 수 있는 어두운 방에 들어가게 했다. 이들은 불빛이 얼마나 멀리 움직이는지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방 안이 너무 어두웠기 때문에 달리 거리를 측정할 방법은 없었다. 실험 대상자들은 불빛이 ‘객관적으로’ 얼마나 움직였는지 의견일치를 봤다. 하지만 집단마다 결론이 다 달랐다. 사실 그 불빛은 실험 내내 제자리에 있었다(Babbie, 2007: 61). ‘망상’에 합의한 집단 근대 사회과학을 지배한 것은 개인의 인지적 사고에서 독립된 객관적 실체에 대한 믿음이었다. 셰리프의 실험에 참여한 각 집단은 특정한 ‘망.. 2015. 12. 2.
교부세 채찍 지방자치를 겨눈다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 ‘허락’ 없이 복지정책을 시행하면 예산을 삭감당한다. 중앙정부가 지방교부세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복지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도록 하는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새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은 올해 5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가 제시한 지방교부세 개혁방안에 기초했다. 지방교부세는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국가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교부하는 것으로, 지방행정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보충하는 재원보장기능과 지방간 재정 불균형을 시정하는 재정 형평화 기능을 수행한다. 원칙적으로 지방교부세는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재원이고 ‘무조건부 교부금’이다. 따라서 이번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은 지방교부세의 취지 자체에 상당한 변화를 강제하는 것.. 2015.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