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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일본 우경화는 위험수위”

by betulo 2007.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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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경화는 위험수위”
[한일시민사회포럼] 강혜정 역사교육연대 운영위원
2006/10/18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일본이 패전 후 이룩한 ‘전후 민주주의’는 전쟁과 파괴를 반성하면서 이룩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일본이 위험해 보인다.”

강혜정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운영위원.
강국진기자

강혜정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운영위원.

강혜정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운영위원은 최근 일본 움직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었다. “일본과 한국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한국 시민사회도 당사자같은 느낌으로 일본 움직임을 대하게 되기 때문”에 우려는 더 크게 다가온다.

강 위원은 “과거사 문제나 역사교과서 문제로 지금 당장 눈에 띄는 쟁점은 없다”며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교과서를 둘러싼 환경, 교육을 둘러싼 환경, 역사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본 내 가치관 등에서 퇴보하는 조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전쟁 금지와 군대포기를 명시한 평화헌법 9조를 예로 들며 “평화헌법 9조는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는 내용이고 선언”이라며 “그것이 흔들린다는 것은 일본사회가 지나온 길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외적으로 표명하느냐와 깊게 관련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 위원이 주목하는 또다른 문제는 교육기본법이다. 그는 “교육기본법은 과거 전쟁시기 공권력이 교육내용을 좌지우지했던 걸 반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평화헌법과 한 짝을 이룬다”며 “아베 신조 총리가 내세운 ‘교육재생’이란 공약에서 핵심이 바로 교육기본법 개정이라는 점에서 교과서와 교육을 둘러싼 개악움직임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시민사회가 우경화 흐름을 막아내는데 힘이 부치다는 점이다. 그는 “일본 시민사회가 위기감을 크게 느끼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동시에 좌절감도 크게 느낀다”며 “일본 시민운동가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전쟁기념관인 류슈칸 건물 앞에 있는 '특공용사상'. 2차대전 당시 가미가제를 기리는 조각상이다.
강국진기자

전쟁기념관인 류슈칸 건물 앞에 있는 '특공용사상'. 2차대전 당시 가미가제를 기리는 조각상이다.

부분적으로 이런 상황은 고질적인 분열상에서 기인한다. “단체간 분열이 굉장히 심각합니다. 진보정당 약화, 노동운동 우경화 등으로 보호막은 갈가리 찢어졌는데 과거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같이 하지 못할 정도로 달라 보이지도 않는데 여전히 분열이 계속되지요. 그런 분열에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지요. 통큰 단결이 안되니까 전국차원에서 효과적으로 대응을 제대로 못하는 겁니다.”

강 위원은 “일본은 풀뿌리 차원에선 나름대로 효과적이고 영향력있는 운동을 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과 연계가 잘 안된다”며 “우리 단체에서 일본에 있는 여러 지역 단체를 초대하면 일본 국내에서 자기들끼리는 만날 일이 없는 시민운동가들이 우리 단체 주선으로 만나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제가 느끼는 위기감은 변화방향의 화살표가 어디를 향하느냐에서 나오는 위기감입니다. 한국은 여전히 국정교과서 체계이지만 검정으로 바뀌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요. 지금은 불충분하지만 노력을 통해 변하는 것은 평가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경우가 다르지요. 일본은 국정교과서가 없는 진일보한 체계이지만 갈수록 악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강 위원은 “동북아평화라고 할 때 일본의 변화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우리 변화가 일본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일본 우경화는 일본 시민사회만 관심가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한국 시민사회도 일본 시민사회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6년 10월 17일 오후 20시 1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72호 6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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