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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9·11유가족 방한 한국 평화운동에 연대 (2003.11.29)

by betulo 2007.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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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유가족 방한 한국 평화운동에 연대
데이비드 포토티 씨, "비폭력 만이 폭력과 보복의 악순환을 막는다"
2003/11/29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29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린 이라크파병반대 4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한 벽안의 미국인이 연사로 나섰다. 미국의 이라크침략을 규탄하고 한국의 파병반대운동에 연대의지를 전달한 그는 바로 9·11 테러 희생자 가족 평화단체인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9·11유족회의 데이비드 포토티.



9·11 당시 세계무역센터에 근무하던 큰 형을 잃은 포토티는 9·11 유족회 창립자 겸 공동간사이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직접 방문해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을 위로하는 등 각지를 다니며 비폭력 평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서 29일 낮 12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데이비드 포토티는 먼저 참여연대에서 한국 평화운동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바로 종묘공원으로 달려온 길이었다.



파병반대 집회에서 포토티는 "전쟁은 답이 아니다. 우리는 평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가 보여주었듯이 전쟁과 정치가 평화를 만드는 게 아니다. 우리가 뭉쳐서 지도자들을 지도해 평화를 만들어가자"고 호소해 참가자들한테 큰 박수를 받았다.



포토티는 이어 "개인적으로 큰 형을 잃었지만 9·11을 더 큰 맥락에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더 큰 힘이 작용해 날마다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간다. 세상은 점 점 더 위험해지고 군사주의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9·11유족회는 2001년 11월 발족한 단체이다. 현재 9·11 희생자 가족 103명이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으며 수천명이 후원회원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단체의 창립취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테러리즘에 대해서 비폭력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9·11의 경험처럼 전 세계 많은 이들도 폭력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정의를 위해 평화적인 수단을 찾아야 한다. 전쟁에 의한 폭력과 보복의 악순환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만 우리들과 미래 세대를 위해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포토티는 30일 아침 11시 서교동 교회 예배에 참석한 다음 3시에 범평헌 빌딩 11층에서 "전쟁과 폭력을 넘어, 평화와 화해를 향하여"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계획이다. 6시에는 기독교 평화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12월 1일 아침 출국한다.



강국진 기자 sechenkhan@ngotimes.net

사진=이정민 기자 jmlee@ngotimes.net



"전쟁과 폭력을 넘어, 평화와 화해를 향하여" 강연 요약문


 친애하는 한국시민 여러분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모인 중요한 자이레 초대해 주셔서 매우 고맙습니다. 저는 이번이 처음 한국방문으로, 여러분의 환대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여러분에게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하게 되어 기쁘며 또한 여러분에게서 많은 것을 배워 돌아가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세계무역센터 9·11 공격으로 저의 큰 형을 잃은 사람으로서 여기에 서 있습니다. 또한 이 끔찍한 사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에 분개하는 한 시민으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또 저는 자신들의 부모, 자식, 형제자매를 잃은 슬픔을 평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승화하려는 모임인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9·11 유족회(September 11th Families for Peaceful Tomorrow)의 창립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폭탄이, 무기가, 장벽이 우리를 보호해줄 수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은 21세기가 왔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자 합니다. 공존의 길을 찾지 않으면 우리는 공멸할 것입니다. 특히 미국인들은 더 이상 인류의 현실을 외면한 채 그들만의 행성에 살고 있는 척 할 수 없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지구상에서 가장 힘있고 순수하며 절대 실수를 저지르거나 의도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양 살수는 없습니다. 미흡한 역사의식, 언론의 왜곡 등으로 많은 미국인들은 진실을 알기를 두려워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미국인은 아프가니스탄의 폭탄투하를 지지했고 또한 미국인들은 9·11공격과 관련이 없는 이라크에 대한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침략을 지지했습니다.



우리는 테러리스트 공격의 폭력성을 그보다 더한 폭력성에 대한 핑계로 사용해왔고, 그 결과 우리를 둘러싼 폭력성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우리는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다른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정당화시키는 변명으로 이용해 왔고 그 결과 미국인들의 죽음이 증가된 것입니다.



적이 누구인지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친구인지 아는 것입니다. 테러리즘은 문제의 한 증상일 뿐이지 테러리즘 자체가 정말 문제는 아니라고 믿습니다. 문제는 군사주의, 제국주의, 국가주의, 물질주의, 다른 이들의 생명을 경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새선해야하는 문제들과 잘못된 개념들이 있다면 우리는 먼저 그것들을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 자유는 선택을 갖는 것입니다. 어디서든 전쟁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선택하기 전에 우리가 가진 모든 선택들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9·11이 남긴 교훈을 기억해야 합니다. 폭탄과 무기, 장벽은 더 이상 우리를 보호할 수 없습니다. 공존의 길,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도덕과 윤리, 영혼과 법, 전통과 역사의 힘으로부터 우리는 테러리즘과 전쟁으로 인해 흩어져 있는 세계를 다시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9·11 유가족회"의 계속되는 사명입니다. 다시한번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이 중요한 여정에 함께 하시기를 환영하는 바입니다.  





2003년 11월 29일 오전 9시 51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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