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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1 17:30

“기획입국 놀음이 탈북자 옥죈다” (2005.3.31)

“기획입국 놀음이 탈북자 옥죈다”
탈북자 2명, 본지와 만나 심경 토로
선교단체ㆍ언론 정치적 이용에 분노
2005/4/3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세계적으로 김정일을 팔아 돈벌어 먹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은 김정일 욕하는 걸로 돈벌이를 삼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 목적을 위해 탈북자들을 수단으로 하는 거 싫습니다. 조선·중앙·동아 등 주요언론도 탈북자 문제를 정치적으로만 끌고 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탈북자들을 이용하는 거지요. 그건 결국 탈북자들을 죽이는 짓입니다.”

지난 27일 저녁 메일 한 통이 기자 앞으로 도착했다. 자신을 탈북자라고 소개한 그는 “기획입국을 비판한 본지 기사가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며 담당기자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기자와 만난 채 아무개와 손 아무개 두 사람은 한국에서 탈북자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탈북자문제에 대해 당사자로서 느끼는 생각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이들이 기획입국이나 북한인권을 강조하는 일부 선교단체·시민단체·정치권에 대해 극도로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탈북자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절대 반대”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사무국장이 시민의신문 기자들과 함께 탈북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양계탁기자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사무국장이 시민의신문 기자들과 함께 탈북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북한에 거주할 당시 전문직에 종사하다 2002년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들어온 이들은 북한체제에 지극히 비판적이면서도 “미국·일본이 벌이는 북한 말려죽이기 정책”을 혐오했다. 채씨는 “나도 조선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있다”며 “남과 북이 자주적이고 평화적으로 통일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손씨는 “군사비 부담 때문에 북한 경제가 이 모양이 됐지만 불가피한 면이 있지 않느냐”며 “김정일 위원장도 체제유지를 위해 독재를 하지만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처벌하는 사람”이라고 두둔하기도 했다.

북한에 대한 애증이 교차하는 이들은 “북한 민주화와 개혁개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제대로 정착해 사는 것이 결국 북한 민주화와 개혁개방을 돕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이들이 기획입국이나 대북인권공세, 일부 선교단체 등에 비판적인 데는 “자기들 정치적 입지를 위해 탈북자를 이용해 먹는다”는 것과 함께 “김정일 타도하기 위해 전쟁이라도 하면 이북에 있는 우리 가족과 친척, 친구들은 어떻게 되겠느냐”는 우려가 밑바닥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특히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하는 단체들에 대한 불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채씨는 “탈북자 인권을 위한다는 단체들은 미국·일본 돈 받아서 자기들 배를 채울 뿐”이라고 주장했다. 손씨도 “미국과 일본 돈을 안 받으면 외국 다니면서 ‘쇼’ 하지도 않을 인간들”이라며 북한인권단체와 일부 탈북자들을 비난했다.

그는 또 “지난해 베트남 등에서 4백50명이 넘는 탈북자들을 한국정부가 입국시킨 이후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강제송환된 사람이 4천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일을 성사시킨 단체들이야 후원금 받고 헌금 받아 돈도 벌면서 미국이나 일본 가서는 어깨 힘주고 다닐 것”이라며 “그들이 벌이는 정치적 ‘쇼’에 전세계가 놀아난다”고 개탄했다.

채씨는 최근 일본 민영방송이 보도한 북한 공개총살형 동영상에 대해서도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는 당간부부터 시작해 수천명이 연루된 ‘공안 칼바람’이 불고 있다”고 주장하며 “북한인권 위한다면서 결국 애꿎은 북한 주민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 그는 “동영상에 나온 사형수들은 모두 인신매매범이었다”며 “인신매매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중범죄인데 왜 그건 모른 척하면서 북한인권만 문제삼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채씨는 이어 “독도문제를 둘러싸고 한일갈등이 첨예할 때 동영상이 공개됐다”며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부 탈북자들이 과장증언을 서슴치 않는다며 “부화뇌동해서 앞뒤 안가리는 탈북자들도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강제수용소 근처에도 안 가본 사람들이 나서서 온갖 허풍을 다 치고 있어요. 그 사람들이야 그거해서 돈도 받고 좋을지 모르지만 같은 탈북자가 보기에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런 것들이 결국 미국과 일본이 ‘공화국’을 압살하는데 이용당하고 전쟁위협만 높이는 결과를 낳는거 아니겠습니까? 전쟁 나면 이북에 있는 가족과 친척들 다 죽는데 왜 그걸 생각하지 못하는지 안타깝습니다.”

손씨는 “지난해 미국 의회에서 강제수용소에서 벌어지는 고문·생체실험 등을 증언한 이 아무개는 북한 개천시에서 당간부로 일할 당시 비리혐의로 6년여 복역했던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일부 탈북자들이 증언하는 내용 중에는 탈북자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하는 게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3월 31일 오후 18시 12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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