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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이주노동자 15만여명 강제추방 위기

by betulo 2007.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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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15만여명 강제추방 위기
2003/11/14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99년부터 한국에 불법체류하고 있는 재중동포 황영실(52)씨는 골관절이라는 병으로 다리를 심하게 전다. 한국에 온 이듬해부터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는 황씨는 처음 2년을 뜸으로 버티다가 너무 아파서 병원을 찾았다. 의사가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수술하고 나서 6개월을 누워있어야 한다는 말에 그녀는 수술을 포기하고 중국에서 가족들이 보내준 약으로 버티고 있다.


 

황씨는 브로커들이 운영하는 철물회사를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그녀는 "당시 브로커한테 8만위안을 빚졌는데 얼마 전에야 다 갚았다"며 "그동안 빚을 갚느라 가족들에게 생활비 한 푼 변변히 못 보냈다"고 안타까워한다. 게다가 그녀는 언제 추방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얼마 전까지 일하던 강원도 평창의 한 식당에서 밀린 임금 3백만원도 못 받은 채 피신해야 했다. 그녀는 "한국에서 추방당하면 돈도 없는데 치료는 언제하고 돈은 언제 버느냐"며 "지금 연변으로 돌아가면 죽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몇 달만이라도 추방 안 당하고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불법체류자 강제추방이 시행되면서 추방위기에 몰린 외국인노동자는 15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10만여 명은 재중동포로 추정된다.


 

서울 홍제동에 위치한 조선족복지선교센터는 16일부터 추방위기에 몰린 조선족 1백여 명의 조선족을 임시 수용해 농성을 진행한다. 임광빈 목사(조선족복지선교센터 소장)는 "조선족복지선교센터에 도와달라고 요청한 사람만 1천5백명이 넘는다"며 "사기를 당해 브로커한테 빚진 돈을 갚을 수 없는 사람들과 병이 심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수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임 목사는 "정부가 그동안 쌓인 외국인노동자문제를 한꺼번에 억지로 해결하려 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임 목사는 "4년 이상 한국에 체류한 외국인노동자들은 한국 문화와 언어에 익숙하고 숙련도가 높아서 한국 기업인들도 이들을 선호한다"며 "집단농성에 이어 항의집회, 법무부 항의방문 등을 통해 부당한 정부결정을 철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임 목사는 이와 함께 "추방 위기에 몰린 외국인 노동자의 2/3이 재중동포"라는 점을 지적했다. 임 목사는 "저임금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같은 민족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국정부를 비판하면서 "같은 민족에게 차별과 편견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sechenkhan@ngotimes.net

2003년 11월 14일 오전 6시 31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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