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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북한인권 담론 비판

“"기독교사회책임" 반노무현 입장 아니다” (2004.12.17)

by betulo 2007.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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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회책임" 반노무현 입장 아니다”
"개혁 시민운동과 연대"…김진홍 목사 본지 단독 대담
"시민운동 "좌경" 아니다" "기독교사회책임" 창립선언문 정치편향 인정
2004/12/17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김진홍 두레교회 목사가 교회개혁과 자정운동이 심각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김 목사는 지난 17일 <시민의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교회는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불합리한 재정 사용 △세습 △목회자 스캔들 등 총체적인 위기에 쌓여있다”며 “교인들이 먼저 회개하고 새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가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니까 언론과 시민사회가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비판을 귀담아들을 생각은 안하고 변명하려고만 하면 ‘돌들이 일어나’ 한국교회를 비판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목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독교사회책임 등 뉴라이트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뉴라이트는 수구보수가 아니라 개혁·중도보수”라며 “우리는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고 반노운동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특히 그는 “기독교사회책임에 참여하는 일부 인사가 주도한 발기인대회 선언문이 정치적으로 너무 편향됐다”며 “기존 선언문을 대폭 수정해 새로운 선언문을 내년 1월 창립식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백찬홍 <시민의신문> 이사와 대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편집자주>

 

         

                                                                                    사진= 양계탁 기자 gaetak@ngotimes.net

 

‘중도통합’은 안된다

 

△백: 기독교사회책임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많다. 일부 언론은 ‘뉴라이트’라며 주목하고, 서경석 목사가 한나라당과 연계해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말도 나온다. 발기인대회 선언문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발언을 많이 한 것이 그런 우려를 부추기는 것 같다. 기독교사회책임은 발기인대회 선언문에서 현 정권을 좌파로 표현했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가. 나는 좌우 기준으로 보면 현 정권이 오히려 우파정권이라고 본다.

 

△김진홍(사진): 기독교사회책임은 반노무현 운동이 아니다. 현 정권의 개혁의지를 인정한다. 현 정권의 정책 가운데 지지할 부분이 많다. 성매매방지법 제정, 언론개혁노력도 그렇고, 부정부패를 많이 줄인 것도 인정해야 한다. 개혁이 성공하도록 현 정권을 도울 건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 기독교사회책임이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뉴라이트’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뉴라이트는 동아일보 등이 말하는 뉴라이트와 전혀 다르다. 일부 언론이 기독교사회책임을 현 정부 비판세력으로 대서특필하는 것 같은데 우리 뜻을 왜곡해선 안된다. 앞으로 기독교사회책임이 과감하게 진실을 알려서 오해를 풀도록 하겠다. 발기인대회 선언문은 대폭 수정 보완할 것이다. 선언문이 정치적, 시사적인 문제를 너무 많이 언급하다 보니 정권반대만 하는 단체로 오해를 받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뉴라이트는 개혁보수, 중도 보수, 건강한 보수이다. 기독교사회책임은 교회운동이니까 현실정치와 분명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수구보수는 배격할 것이다. 서경석 목사는 중도통합을 많이 얘기하지만 나는 그게 애매한 것이라 본다. 통합은 기회주의가 되기 쉽고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 중도통합을 강조하는 것은 자기색깔이 없다. 중도통합이라는 것은 얼버무리는 식이라고 본다.

 

△백: 기독교사회책임은 초기에 공개토론을 하면서 의견을 듣고 방향도 함께 모색했으면 좋았을 텐데 서두른 느낌이 든다. 조금 늦추더라도 시간을 두고 창립하는게 오해도 풀고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 인정한다. 급조된 느낌이 있다. 시민운동의 순기능을 높이 평가하면서 우리도 기독교 성격을 띤 시민운동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싶다. 기존 시민운동과 연대하고 싶다. 우리 단체는 동생 단체다. 그러니 형님 단체와 연대해야 하지 않겠나.(웃음) 또하나 분명히 밝힌다면 나는 시민운동이 좌경화됐다고 생각지 않는다.

 

김정일 정권 인정해야

 

△백찬홍(사진): 기독교사회책임은 북한인권 문제도 거론했는데.

 

△김: 북한인권문제는 남북공조의 아킬레스건이다. 올해 탈북자 4백여명이 동남아에서 입국했다. 앞으로는 가능하면 한국으로 데려오는 것 보다 태국, 몽골, 중국, 등에 시설을 만들어 보호하면서 정착하게 하는게 남북관계에 좋다고 본다. 탈북자 입국 문제로 남북관계가 자꾸 틀어지는 건 피해야 한다. 북한문제는 여당, 야당, 시민운동 3자가 모여 의논해야 한다. 남북경제교류를 강조하다 보면 인권문제에 말 못하고 인권만 강조하면 경제교류 못한다. 김정일 정권을 인정하고 민주화를 이루도록 도와야 한다.

 

△백: 미국의 기독교 복음주의가 정당을 만들진 않지만 강력한 정치력을 발휘한다. 기독교사회책임도 그런 방향을 생각하나?

 

△김: 지난 주에 미국에 가서 일부러 그런 면을 많이 살폈다. 네오콘은 자기들이 생각하는 가치관을 전세계에 강요하는 것이 못마땅했다. 복음주의는 과도하게 정치에 관여하는 것 같다. 모두 옳지 않다고 본다. 기독교사회책임은 문화운동, 종교운동을 하려는 단체니까 현실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처음부터 피해야 한다고 본다.

 

△백: 1백2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는 초기 긍정적인 구실을 많이 했고 특히 군사독재시절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면서 국민적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요즘 지나치게 수구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형교회의 목사 세습이나 비리의혹 등에 대해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목회자들 회개 않으면 국민들이 교회 버릴 것”

 

△김진홍: 개신교 1백20년 역사 동안 교회가 성장하지 않은 해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4-5년 사이에 교세가 정체되는 양상이다. 이유는 무엇인가? 불합리한 면이 많아지고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회개할 때 안하고 고칠 때 안 고치니까 이런 사태가 온다고 본다.

 

문제점은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비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 불합리한 재정사용, 세습, 목회자 스캔들이 그것이다. 어느 누구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회개하고 새출발해야 할 때다. 그런데 개신교계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개신교에 대한 탄압’이니 ‘현 정권이 개신교를 공격한다’느니 심지어 ‘고발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이 나오더라. 이런 현실을 무척 슬프게 생각한다.

 

누가복음 19장40절에 보면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를 것”이란 구절이 나온다. 한국교회의 현실에 정확히 들어맞는 말씀이다. 교회가 내부에서 제대로 개혁하지 못하니까 언론과 사회각계에서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올바른 소리 하는 사람들을 역공하는 것은 종교인의 자세가 아니다.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회개해야 한다. 소위 수구보수 성향을 극복하고 참된 보수, 참된 시민운동으로 나가야 한다.

 

△백: 최근 한국교회가 권력화되고 성역화된데서 오는 현상이란 지적이 많다. 한국 개신교는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이 강하다. 사회가 변화하는 흐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면도 있다. 특히 적을 만듦으로써 아군을 결속시키려는 현상도 나타나는 것 같다. 원인이 뭐라고 보나.

 

△김: 한국이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경제성장할 때 교회는 ‘바르게 살아보세’라고 외쳐야 했다. 교회는 경제성장 시대에 편승해서 ‘교회도 잘 살아보세’로 나갔다. 그 시대에 대형교회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대형교회는 이제 그 자체가 권력집단이다. 수구, 보수, 물량주의, 세속화 그런 면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전국에 교회가 7만곳 가량인데 신도가 1만명이 넘는 교회는 20곳 정도이다. 이 가운데 10곳 정도는 자정능력을 상실했다. 이들 교회 때문에 개신교 전체가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것을 뜻있는 목사들은 매우 우려한다. 교회 스스로 고치자는 뜻에서 ‘한국기독교개혁운동(한기운)’이고 ‘기독교사회책임’이다.

 

현재 개신교계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NCC(기독교교회협의회)로 나눠져 있다.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하고 우파 성향인 한기총은 경제계로 치면 전경련같은 조직이다. NCC는 진보적 성향의 교회가 모여있고 민주화운동에 많이 이바지했지만 요즘은 너무 유명무실해졌다. 두 조직 중간에 있으면서 한기총과 NCC 모두 거리감을 갖는 목회자들이 적지 않다. 한기운과 기독교사회책임은 40-50대 신진목사들, 평신도들, 지역교회들을 중심으로 운동하려고 한다. 기독교사회책임은 1월 중순, 한기운은 3월에서 5월 사이에 정식 발족할 계획이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사진= 양계탁 기자 gaetak@ngotimes.net

2004년 12월 17일 오전 8시 3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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