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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6 11:09

"‘개성평화대학’ 세워 남북 공존 실마리 만들자"


 이동섭(64) 희망래일 부이사장이 ‘개성평화대학’ 설립운동을 제안했다. 사랑의연탄나눔운동, 남북철도연결운동 등 참신한 운동을 제안하고 실천해온 ‘현역’ 시민운동가다. 그가 말하는 개성평화대학은 일단은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개성의 의미와 통일의 미래를 고민하는 시민교육프로그램에 가깝다. 물론 장기적으론 번듯한 정식 대학을 개성에 세우도록 하자는 의제를 남북 정부에 제기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 부이사장이 고민하는 개성평화대학, 그리고 남북평화와 공존을 들어봤다.


 개성평화대학 설립운동은 어떤 운동입니까.
 -올해 남북정상회담을 세 차례 열면서 남북관계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 앞에서 감동적인 연설을 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 뒤 북미관계가 원활하게 진척되지 않으면서 남북관계도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남북간 철도연결을 위해 공동조사를 하는데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둥, 유엔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둥 하면서 남북관계를 남북이 자주적으로 풀어나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 자체에 분노해야 합니다. 남과 북의 평화와 공존, 통일을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실마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개성평화대학은 그런 고민 속에서 나왔습니다.

 단초는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가 내놨습니다. 희망래일에서 운영하는 ‘대륙학교’라는 교육프로그램에 박 교수를 초청강사로 모셨습니다. 박 교수가 강연에서 개성에 대학을 세우자는 얘길 하는데 ‘이거다’ 싶었죠. 서울과 평양을 잇는, 통일시대를 위한 핵심지역인 개성에 남북이 공동으로 종합대학을 설립해 평화와 통일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연구 중심지로 육성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남북의 젊은이들이 개성에서 함께 공부하고 토론해 이들을 세계 평화를 이끌 지도자로 키운다면 그 자체로 통일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을 통합해서 연구한다거나 역사학이나 국문학을 함께 고찰한다면 학문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북한쪽 반응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박 교수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북한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해서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북측에서 현재 논의중이라면서 기다려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좋은 소식이 갈 겁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정부 차원의 논의와는 별개로 우리는 시민단체로서 시민들의 힘을 모아서 남북 정부에게 행동을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일단은 정규 4년제 대학이 아니라 대안학교 형태를 고민중입니다.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던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학민 경기문화재단 이사장, 전병문 서울대민주동문회장, 최상명 우석대 교수, 이병한 원광대 교수 등이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희망래일이라는 단체는 통일 뿐 아니라 한국을 대륙과 연결하자는 운동도 열심입니다.
 -희망래일은 우리가 섬나라보다 더한 섬나라라는 걸 절감하고, 특히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에 실망하면서 해결을 모색해보자는 의미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0년 설립 당시부터 해온게 대륙학교와 시베리아인문여행입니다.

 대륙학교는 6년간 한달에 한번씩 일반시민강좌를 하는 방식으로 하다가 작년부터는 정세현 전 통일장관을 교장으로 모시고 1년에 두번씩 하는 교육강좌로 새출발했습니다. 성공회대와 양해각서도 체결했고요. 지난 9월에 열린 4기 대륙학교에선 정 전 장관, 박 교수,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등이 강사로 나섰습니다. 시베리아인문여행은 20~30명이 함께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며 한반도와 대륙을 잇는 시야를 키워보자는 취지입니다.

희망래일이 남북철도 연결이라는 희망을 담아 공식명함으로 사용하는 유라시아 횡단열차 승차권 모습. 희망래일 제공
 희망래일이 하는 사업 가운데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원회가 가장 유명한 것 같습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덕분이라고나 할까요.
 -동해북부선 연결 추진위원회는 올해 봄에 ‘70년 침묵을 깨는 침목’이라는 표어로 시작했습니다. 동해북부선 연결 비용이 2조원 가량이라고 하는데 그 가운데 1%를 시민 참여로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발족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장관, 이철 희망래일 이사장, 방송인 김미화씨 세 명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의원이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혈세를 받는 김제동 7억 연봉 공영방송 시사프로 진행자, 김미화 남북철도추진위원장, 문팬 카페지기 공기업 사외이사... 이들이야말로 화이트리스트가 아닙니까”라고 비난했습니다. 김미화씨가 즉각 “저는 남북철도위원장을 맡은 적이 없습니다. (사)희망레일이라는 민간단체와 동해북부선철도연결 ‘침목놓기운동’에 봉사활동하고 있습니다만”이라고 반박하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내 “김미화 남북철도추진위원장”이란 부분을 슬그머니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곧 “김미화 남북철도추진 위원장(정식명칭: 동해북부선연결 공동추진위원장)”이란 문구를 집어넣었어요. 사과를 할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입니다. 사실 정부에는 남북철도추진위원회라는 기구 자체가 없습니다. 명백하게 허위사실인게 드러났는데 지금까지 연락도 없고 사과도 없습니다.

 사랑의연탄나눔운동을 통해 북측과 함께 사업을 해본 경험도 많으시지요.
 -사랑의연탄나눔운동을 하면서 계기로 북한에도 자주 방문했습니다. 2004년 가을 금강산 온정리 마을을 방문해 연탄 5만장을 지원한게 첫 방문이었습니다. 2010년 5·24조치 전까지 북에 연탄 1000만장 가량 지원했습니다. 개성과 금강산 지역이 주요 대상이었는데 모두 50차례 가까이 방문한 것 같습니다. 연탄 관련 협의차 평양도 서너번 방문했습니다. 

한번은 북측 관계자한테서 ‘금강산이 푸르게 된 건 다 연탄을 때면서 벌목을 하게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면서 ‘연탄나눔운동이 금강산을 지켜줬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남북 사이의 벽을 허물고 평화와 공존, 통일을 앞당기는 활동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성평화대학도 그 연장선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이동섭 ㈔‘희망래일’ 부이사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옥인동에 자리한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개성평화대학’ 설립 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희망래일은 한완상 전 교육장관을 초대 이사장으로 출범해 현재 이철 전 의원이 뒤를 이어 활동 중이다.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동섭 희망래일 부이사장은 흔히 얘기하는 ‘긴급조치 세대’다. 1972년 대학에 입학한 뒤 학생운동에 참여했다 1975년 퇴학됐다. 1980년 재입학했지만 계엄령 위반으로 두달만에 다시 퇴학됐고 1년간 수감됐다. 출소 뒤 풀무원에서 3년 가량 두부 제조와 판매를 책임지고 강원도 태백에서 3개월간 광부로 일했던 그는 1985년부터 서울에서 택시기사로 변신했다. 3년간 택시운전을 한 뒤 택시노조에서 1993년까지 쟁의부장 등으로 일했다. 택시파업으로 구속된 적도 있다.

 김근태 의장과 맺은 인연은 전환점이 됐다. 새사회연대 활동을 같이 하다가 1998년에는 아예 보좌관으로 일했다. 2001년에 한반도재단 설립해 2003년까지 관여하고 대통령 선거 경선캠프에 참여하기도 했다. 2004년 1월에 석탄공사 감사로 2007년 3월까지 일했다. 2004년 6월 사랑의연탄나눔운동을 시작했다. 당시 석탄공사 노조에 얘기해서 노조원 3만원씩 기부한 약 7000만원이 마중물이 됐다. 

2010년에는 사단법인 희망래일을 만들었다. 희망래일은 현재 대한민국이 섬나라보다도 더한 섬나라에 머물러 있는 한계를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대륙학교,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남북철도 연결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2010년 한완상 전 교육장관을 초대이사장으로 출범했고 현재는 이철 전 의원이 이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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