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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3 07:30

고용충격? 규제개혁 외치기 전에 따져봐야 할 것들


고용악화 충격과 최저임금 후폭풍이 문재인 정부를 강타했습니다. 


현재 한국경제에서 고용악화를 부르는 구조적인 문제가 뭘까요. 제조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과 생산가능인구 감소라는 인구충격이 한국 경제를 제약하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서 유추할 수 있는 정부의 문제점은 구조적 요인을 과소평가하거나 개입시점이 늦어졌다는 점입니다. 중장기 대책인 ‘혁신성장’을 단기대책처럼 접근한다는 지적과 함께 “적극적 재정정책”을 강조한 것과 달리 실제 사회안전망 확충 등은 충분히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발단은 7월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이었습니다. 6월 취업자 증가폭은 10만 6000명 증가에 그쳤습니다. 취업자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대인 것은 2008년 9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한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입니다.


1. 고용과 인구감소 

고용지표 악화가 계속되면서 원인을 두고 최저임금 영향과 제조업 구조조정 등 다양한 진단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좀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인 인구감소 충격을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할 듯 합니다. 인정하건 하지 않건 인구감소 충격은 이제 한국경제의 상수가 됐기 때문입니다. 


올해 6월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전년동월대비 8만명이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 1000명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교육서비스업 취업자는 10만 7000명 감소했는데 전반적인 인구감소 영향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인구적인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이 안 보인다. 지금과 같은 흐름에서는 고용 지표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취업자 증감은 인구규모 요인(인구규모 변화에 따른 취업자 수 변동)과 인구구조 요인(생산가능인구 등 연령별 비중 변화에 따른 취업자 수 변동), 기타요인(경기변동과 구조조정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6월 취업자 수 증가폭(10만 6000명)을 분해해보면 인구규모 요인은 14만 5800명 증가, 인구구조 요인은 9만 6500명 감소, 기타 요인은 5만 6800명 증가로 나타난다”면서 “과거 추세에 비해 인구규모와 인구구조 요인이 현저히 감소했고 기타요인도 작년보다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6월에 전년동월대비 15세 이상 인구가 23만 7000명 증가했는데 이들이 모두 취업을 해도 취업자 수가 30만명을 넘을 수가 없다. 학원 등 교육서비스, 의류, 외식 등 인구 요인에 직접 좌우되는 분야가 많다. 인구 요인이 전부는 아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이제 고용지표 악화를 넘어 한국인 자체가 줄어드는 것까지 고민해야 하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통상 아기가 가장 많이 태어나는게 1분기인데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은 1.07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0.1명 감소했습니다. 올해 합계출산율이 작년 1.05명보다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지어 합계출산율이 1.0명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아이를 가장 많이 낳는 여성 연령대가 30∼34세인데 정작 이 연령대 여성인구가 감소하는 추세고, 결혼 자체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구감소 추세는 통계청이 당초 예측했던 범위를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통계청은 지난 2016년 12월에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요. 당시 통계청이 가한 여러 시나리오 중 ‘최악의 시나리오’는 합계출산율 1.07명이었습니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대한민국 전체 인구는 2023년 5168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5166만명으로 줄기 시작해 2040년에는 5000만명 이하로 떨어집니다. 하지만 실제 인구추세는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도 더 나쁩니다. 저출산 문제는 결국 한국의 존망에 관한 문제가 된 셈입니다. 

 

2. 고용과 최저임금?

많은 이들이 고용지표와 최저임금의 관계를 지적합니다. 상관관계가 있을지는 모르곘지만 인과관계는 없다는게 정확한 답변일 것입니다. 


 실제 올해 고용지표를 보면 흔히 최저임금 인상으로 피해를 본다고 하는 노인과 50~60대 여성 고용률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반면, 40대 남성 고용률이 줄었습니다. 40대 남성은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연령대인데도 그렇습니다. 왜 그럴까요? 내수 침체로 인한 제조업, 건설업, 교육서비스업 위축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40대 남성 고용률 감소라는 걸 주목해야 합니다. 6월 고용동향만 봐도 40대 남성 고용률이 전년동월대비 1.0% 감소했습니다. 이들은 주로 제조업과 건설업 일용직 위축과 연관됩니다. 


흔히 최저임금 비난하는 분들이 자영업자가 최저임금 때문에 다 죽는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전체 자영업자 중에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3분의 2 가량인데 이들은 어차피 최저임금 인상과 상관없습니다.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입니다.  그런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증가추세인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줄었습니다. 이는 건 매우 중요한 대목입니다. 자영업자가 겪는 고통이 최저임금 문제보다는 내수침체 때문이라는 걸 시사합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게 소상공인, 특히 편의점주들입니다. 하지만 과연 최저임금이 이들을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일까요?


 지난 3월 기준으로 편의점 수는 4만개를 넘어섰습니다. 이 가운데 편의점계 빅3라고 불리는 CU, GS25, 세븐일레븐의 점포가 약 3만 5000개입니다. 빅3 소속 편의점 수가 2012년에 약 2만 2000개였던 것과 비교하더라도 증가세가 엄청납니다. 편의점의 점포 순증(개점 점포 수에서  폐점 점포 수를 뺀 것)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2378곳에서 올해 상반기 1007곳으로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일본과 비교해보면 이미 공급과잉이나 다름없습니다. 편의점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의 전체 점포가 2017년 기준 약 5만 6000개입니다. 인구 대비로는 한국이 일본보다 편의점이 1.5배 더 많은 셈입니다.

 

편의점 점포수가 급증하면서 편의점 점포별 매출은 줄고 있지만 정작 편의점 본사는 정률(보통 30~35%)로 로열티를 받기 때문에 이익이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전국 편의점들의 추정 월매출 평균 5500만원에서 본사의 물품공급가격을 뺀 최종 월매출이 약 1500만원”이라면서 “이 가운데 본사로열티 450~525만원, 인건비 약 400만원, 임대료 약 200만원, 신용카드수수료 약 165만원으로 나가는 구조”라고 밝혔습니다.


3. 고용과 정부정책

정부에선 어쨌든 "충격적"이라면서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대응책만 있을 뿐 전략적인 경제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애초에 최저임금을 고용정책으로 내세운 것부터가 패착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부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 최저임금 영향 자체보다도 최저임금 자체가 지나치게 정치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는 역으로 최저임금 인상 말고는 쟁점이 될만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구조개혁과 보완책을 같이 써야 하는데 최저임금이나 일자리안정자금 같은 보완책에 비해 구조개혁이 미흡하다”면서 “기업 생태계 조성과 사회 안전망 확충이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의 영향을 직접 받는 건 15~24세, 50대 여성 등인데 최근 고용상황은 오히려 30~40대 일자리가 줄고 50~60대 일자리가 늘고 있다”면서 “도소매업에서 30~40대 일자리 줄어드는 것은 최저임금 영향보다는 대형화 등 구조조정에 주목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창환 캔자스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이 고용 줄인다는 쪽이나 늘린다는 쪽이나 모두 근거도 없는 진영논리에 불과하다”면서 “최저임금이 고용을 줄이지도 않고 늘리지도 않는다는 건 이미 오래전에 국제학계에서 논쟁이 끝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최저임금 말고 마땅한 정책을 못 보여주니까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정치쟁점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현재 한국경제에서 시급한 건 최저임금보다는 내수침체 극복”이라면서 “결국 사회안전망을 대폭 확충하는 적극적 재정정책이 해법”이라고 말했습니다.는 “(갈등을 조정할) 다른 정책들이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노동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진입하지 못한 생계형 자영업이 사회안전망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과잉 경쟁에 내몰리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꼬집었습니다.


7월 14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류장수(왼쪽) 위원장과 강성태 위원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사용자위원 9명 전원과 노동자위원 4명이 불참했다. 사용자위원이 모두 불참한 것은 국내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처음이다. 세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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