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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여성 눈으로 재구성한 대한민국... 불안과 불만

by betulo 2018.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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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업성취도는 더 높지만 막상 일자리 구하기는 훨씬 힘들다. 그나마 평균 월급도 더 적다. 범죄 때문에 밤길 다니기 무섭고 심지어 자연재해와 신종 질병도 불안하다. 남편은 ‘남의 편’이고 시부모도 스트레스다. 꼭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도 옅어지고, 이혼도 할 수 있다면 할 수 있다. 자식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고 싶다. 교육수준이 높고 소득이 많을수록 더 열심히 사교육에 매진한다. 25일 통계청이 생산하는 각종 통계를 여성의 눈으로 재구성한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불안과 불만’이라는 두 낱말로 압축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여성에게 한국은 불안한 곳이다. 73.3%나 되는 여성이 범죄발생 문제로 불안감을 느낀다. 남성과 12.7% 포인트나 높다. 신종질병에 대한 불안감 역시 남성은 58.4%인 반면 여성은 65.5%로 높게 나타났다. 자연재해에 대한 불안감은 5.9% 포인트 더 높고, 심지어 국가안보에 대한 불안감조차 5.8% 포인트 더 높았다.

 여학생들은 평균적으로 남학생보다 공부를 잘한다. ‘보통 학력 이상’을 기준으로 고등학교 2학년을 놓고 보면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국어는 14.1% 포인트 영어는 8% 포인트 학업성취도가 높다. 여학생은 수학에 약하다는 말도 옛말이다. 국어·영어보다 격차가 줄긴 했지만 여학생이 2.1% 포인트 높다. 각종 고등교육기관 취학률 역시 여성(67.3%)은 남성보다 3.3% 포인트 높다.

 취업전선에선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지난해 고용률은 남성 71.2%, 여성 50.8%로 2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임시직 비중은 남성보다 16.5% 포인트 높은 반면 상용직 비중은 남성보다 15.0% 포인트나 낮다. 직업별 취업자 가운데 관리자 비중은 남성 1.8%와 여성 0.3%로 무려 6배나 차이가 난다. 근로여건은 더 열악하다. 시간당 평균임금을 비교해보면 여성은 남성의 68.4%밖에 받지 못한다.

 전반적인 가족관계 만족도는 확연히 떨어진다. 배우자와 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한 여성은 58.5%였다. 남성보다 만족도가 12.8% 포인트 낮다. 배우자 부모와 관계에서도 남성은 57.4%가 만족, 4.7%가 불만족이라고 답했지만 여성은 만족은 46.7%, 불만족은 12.9%나 된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미혼여성은 31.0%에 불과하고,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미혼여성은 59.5%나 된다. 이혼에 대한 인식은 격차가 더 크다. 이혼을 해서는 안된다고 답한 미혼여성은 17.7%로 미혼남성보다 16.3% 포인트 낮다.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답변은 54.8%로 미혼남성보다 10.4% 포인트 높다.

 일생에 걸쳐 학습한 불안과 불안은 사회적 이동 가능성을 더 낮게 보는 회의적인 태도로 이어진다. 세대간 사회이동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남성이 31.6%, 여성이 27.8%, 가능성이 낮다느 응답은 남성 55.6%, 여성 51.0%였다. 각각 로 3.8% 포인트와, 5.6% 포인트 차이가 난다. 그 빈자리를 메꾸는 것이 사교육이다. 

교육수준이 높고 소득이 많을수록 사교육 비중이 급증한다. 어머니가 고졸이면 사교육 참여율이 62.7%이지만 대학원졸 이상이면 84.9%나 된다. 월평균 소득 2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9만 3000원인 반면 800만원 이상 가구는 48만 2000원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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