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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9 19:44

재정민주주의실험... 본궤도 오르는 국민참여예산

 올해부터 국가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길이 열립니다.


 정부는 (2017년) 12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국민참여예산제도 시행을 다룬 국가재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국가재정법에 규정된 ‘예산과정에서 국민참여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실험을 시작하는 셈입니다. 국가 차원에서 실시하는 참여예산은 아직 세계적으로도 선례가 없습니다. 


 시행령 개정안은 국민들이 예산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기재부 장관이 구체적 절차를 마련하도록 했고, ‘정부는 국민의견을 예산편성시 반영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국민의견이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국민참여예산을 위한 기구 운영의 근거도 마련했습니다.


 정부는 시행령 통과에 발맞춰 올해 초부터 국민참여예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시행령 통과에 발맞춰 올해 초부터 국민참여예산을 위한 국민참여단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국민참여예산지원협의회 구성에 착수합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와 별도로 국민제안을 받기 위한 홈페이지도 개설할 예정”이라면서 “광화문1번가와 서울시 참여예산 홈페이지를 벤치마킹해 국민들 아이디어를 모으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참여단은 국민들이 직접 예산사업을 제안하고 심사와 결정에 참여하는 국민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 참여예산위원회(300명)나 최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500명)의 장점을 취합해 구성할 전망입니다. 국민참여단은 광화문1번가와 별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취합한 기존 국민제안사업을 심사하고 선별하는 역할도 맡습니다. 국민참여예산지원협의회는 국민참여단 중 일부와 각계 전문가, 정부부처 관계자가 참여하며 국민참여예산 진행과정을 뒷받침하고 장기적인 발전방향도 함께 고민합니다.


 국민참여예산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됐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일 ‘2018년도 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국민참여예산제도 확대실시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기재부는 지난해 8월 조직개편을 통해 참여예산과를 신설한 뒤 참여예산 전문가 간담회와 현장 견학 등을 진행하는 등 참여예산 시행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참여예산제도의 구체적인 운영방식은 서울시 참여예산 모델과 여러모로 닮아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실험이 전국 차원에서 확산되는 상생모델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끕니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주도로 2012년 참여예산제도를 시행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시민참여예산위원회와 시민참여예산지원협의회 모델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참여예산위원회가 예산사업을 제안하고 토론과 숙의를 거쳐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사업을 선정하는 것 역시 닮은꼴입니다.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한마당 총회 모습.



 최상대 기재부 재정혁신국장은 “국민의 세금이 쓰이는 곳을 결정하는 과정에 국민이 직접 참여하도록 하자는게 국민참여예산제도의 취지”라면서 “내년부터 시행하는 국민참여예산제도의 구체적인 절차를 규정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많은 전문가들이 국가차원에서 처음 시행하는 실험이니까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차근차근 하면서 발전시키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면서 “국민참여단의 대표성을 확보하는데 신경써야 한다는 점, 정부부처도 적극적으로 토론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참여예산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며 조만간 결과보고서가 나온다”고 덧붙였습니다.


 

"단기 성과 집착 말고 다양한 실험 시도해야"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민참여예산제도에 큰 기대를 걸면서도 “단기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다양한 실험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 위원은 현재 서울시 참여예산지원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참여예산 분야 전문가다.


 처음 시작하는 제도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국민참여예산제도는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중앙정부 차원의 참여예산 모델이다행정주도 예산편성 관행을 벗어나겠다는 의지라는 점에서 시도 자체가 긍정적이다다만형식적인 요식행위로 그치지 않고 예산편성의 민주화즉 실질적인 ‘재정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구색맞추기가 되지 않으려면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할까. 

 -핵심은 국민들이 얼마나 참여하고기존 예산편성 관행을 얼마나 바꾸느냐다구체적인 방안마련을 위해 계속 토론이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광화문1번가같은 방식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이벤트로 흐르면 안된다는 점은 분명히 하고 싶다공론조사위원회 방식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에 조언하고 싶은게 있다면.

 -기재부 혼자서 모든걸 다하려고 하면 안된다각 부처별로 참여예산을 담당하는 담당자 정도를 두고 정부부처끼리도 토론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아울러 기재부의 기존 사업방식에 잘 녹아들기 위해서는 결국 문 대통령과 김동연 장관의 의지와 관심이 중요하다.


 오랫동안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에 관여했다서울모델에서 배울 점은.

 -서울시 참여예산은 2012년에 처음 시작한 이래로 해마다 제도를 업데이트하고 있다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서울에 맞는 방식을 계속 고민하는 탄력성을 가져왔다국가참여예산도 단기성과에 집착하기 보다는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방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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