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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김현우와 블라소프, 레슬링 최강자를 가리자

by betulo 2016.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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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린 선수는 없을 겁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급에 출전하는 김현우(28·삼성생명)가 올림픽 2연패를 하는 데 최대 라이벌은 로만 블라소프(26·러시아)다. 역대 전적도 1승1패로 막상막하다. 만일 김현우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1996년 애틀랜타대회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심권호가 각각 48㎏급과 54㎏급을 연달아 석권한 이후 처음이다. 


 김현우와 블라소프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나란히 금메달을 땄다. 당시에는 김현우가 66kg급이었고 블라소프는 74kg급이었다. 김현우가 런던올림픽 금메달 이후 체급을 올리면서 둘은 맞수가 됐다.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이 체급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던 블라소프의 독주에 제동을 건 선수가 바로 김현우였다. 


 김현우와 블라소프는 2013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처음 맞붙었다. 첫 대결에선 김현우가 2-1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체급을 올린 그해 곧바로 세계선수권 결승까지 올라간 뒤 블라소프를 꺾고 정상에 오른 김현우는 런던올림픽 이후 2014년 7월까지 2년간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으며 새로운 최강자로 등극하는 듯했다.


 두 번째 맞대결인 2014년 7월 루마니아 오픈에서는 블라소프가 7-4로 승리하며 설욕했다. 김현우는 블라소프의 측면들기 공격으로 한번에 4점을 실점하며 승리를 헌납해야 했다. 2015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김현우가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세 번째 대결은 무산됐다. 블라소프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2013년 김현우에게 내줬던 금메달을 되찾았다.


 김현우의 장점은 강철 체력과 기술이다. 블라소프는 단단한 체력에 침착한 경기 운영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김현우는 그라운드 공격 찬스가 오면 측면들기로 점수를 뽑아내는 확률이 90% 이상일 정도로 높다. 상대 공격을 잘 막아내 큰 실점도 없다. 키는 김현우가 174㎝로 블라소프보다 4㎝ 작다. 


 블라소프는 하마터면 러시아 도핑 스캔들 때문에 이번 올림픽에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할 뻔했다. 국제레슬링연맹이 지난달 말 출전 자격이 있는 17명 중 16명에게 올림픽 참가를 승인한 덕분에 천신만고 끝에 리우에 입성했다. 연맹 특별위원회는 “16명은 러시아 밖의 인가된 기관에서 도핑 테스트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레슬링은 지름 9m인 원형 매트 위에서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뒤집는 방식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격투기 종목이다. 현재 그레코로만형, 자유형, 여자 자유형 등 6체급으로 세부 종목이 나뉜다. 그레코로만형은 팔과 상체만 이용하는 고대 경기 모습을 재현한 것이고 자유형은 발을 포함해 몸 전체를 사용할 수 있다. 여자 자유형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부터 새로 추가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레슬링은 오는 15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 여자 자유형에서 6개씩 금메달 18개가 걸려 있다. 시드 배정이 없고, 경기 당일 조 추첨으로 상대가 결정되기 때문에 두 선수가 결승이 아니라 더 빨리 만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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