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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남자배구 우리카드 새로운 피 '알렉산더' 인터뷰

by betulo 2016.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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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프로배구는 수비가 강하고 수준도 매우 높습니다. 무엇보다도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응원해주고 경기가 끝나면 사진을 찍자며 다가오는게 기분이 좋습니다.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알렉산드르 부츠(28·등록명 알렉산더)를 영입할 때 우리카드는 9연패를 기록하며 암울한 상황에 빠져 있었다. 팬들은 알렉산더가 러시아 2부리그에서 뛰던 선수라는 점을 마땅찮아 했다. 한국 프로배구를 주름잡고 있는 로버트랜드 시몬(OK저축은행), 괴르기 그로저(삼성화재), 얀 스토크(한국전력)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할 수 있겠느냐며 불만스러워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스펙’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걸 보여주는데 한 경기면 충분했다.

 1월11일 우리카드 구단 연습장인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알렉산더 선수는 한국 생활을 시작한지 8일밖에 안됐는데도 팀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었다. 아파트에서 팀내 유일한 동갑내기인 최홍석 선수와 통역사와 함께 셋이서 생활한다는 알렉산더 선수는 미디어가이드북을 통해 동료 선수들의 이름도 다 외우고 한국음식도 일부러 찾아 먹는 등 동료들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2009년부터 러시아 프로배구에서 뛰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던 알렉산더는 키 2m3㎝, 몸무게 97㎏이라는 신체조건을 활용해 지난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데뷔전에서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30득점을 올렸다. 알렉산더가 없었다면 우리카드가 10연패에 빠질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팀과 팬들을 열광시켰다.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확정짓자 홈팬들은 코트로 내려가 서로 알렉산더와 사진을 찍으려 했다.

 알렉산더는 “처음 경험하는 리그 경기라 첫인상이 매우 중요했고 힘든 경기였다”면서 “팀에 합류한지 며칠 안된 상태에서 잘 해서 기분이 좋았다. 특히 팬들이 기뻐해줘서 더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시즌 중간에 제안을 받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기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면서 “잘 택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배구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면서 “동료 선수들이 친절하게 대해준다”고 덧붙였다.

 아버지가 프로배구 선수였던 덕분에 알렉산더는 걸음마를 뗄 때부터 배구공을 갖고 놀았다. 정확히 언제부터 배구를 시작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다. 14살때 프로배구선수가 됐다. (알렉선더는 고향이 시베리아에 있는 크라스노야르스크라는 곳이다. 인구가 100만이나 되는 시베리아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라고 한다.)

알렉산더는 “러시아에서 배구는 그렇게 인기있는 종목은 아니다”면서 “TV 중계도 15~20%정도 뿐인데 한국은 전경기를 생중계해주는 걸 보고 부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무대에선 결국 더 절실하게 승리를 원하는 팀이 이긴다”면서 “경기장에 많이 와서 즐겨달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우리카드 구단

사진제공= 우리카드 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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