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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황당 정부부처 영문명칭, 개선 나선다

by betulo 201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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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는 과거 경제기획원이나 기획예산처와 마찬가지로 ‘기획’ 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영문 명칭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경제기획원·기획예산처는 모두 ‘기획’을 ‘Planning’으로 번역했지만 유독 기재부만 ‘Strategy’다. 국가 미래전략을 담당한다는 의미라고는 하지만 외국 정부에서도 기획 기능을 그렇게 표현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전략재정부’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정부기관 영문명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선다. 5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정부는 영문명칭을 일관성 있고 명확하게 정비하기 위해 8일 영어명칭 자문위원회를 개최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달 안으로 ‘정부조직 영어명칭 관한 규칙’(예규)을 제정할 계획이다. 각 부처를 상대로 구체적인 영문명칭 개선방안도 협의 중이다.

 박근혜 정부가 신설한 미래창조과학부 영문명칭은 ‘Ministry of Science, ICT and Future Planning’이다. ‘Planning’을 사용해 기재부와 혼선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Planning’ 자체가 미래를 뜻하기 때문에 ‘Future Planning’은 동어반복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에서 신설했다가 5년만에 없어진 옛 지식경제부는 영문명칭으로 ‘Ministry of Knowledge Economy’를 사용했다. 국문명칭과 영문명칭이 모두 알쏭달쏭해 “일관성은 있다”는 비아냥까지 듣는다.

 행자부는 소속기관은 기능에 따른 명명 원칙을 적용, 영문명칭에 일관성이 지켜지도록 할 방침이다. 가령 차관급인 ‘처’와 ‘청’도 영문명칭을 모두 장관급 부처를 뜻하는 ‘Ministry’를 사용하는 바람에 혼선을 일으킨다. 행자부 관계자는 “정부조직 영문명칭은 단순하면서 명확한 단어로 외국인이 보기에 기능과 역할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명칭 선택에 있어 해당 기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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