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2013.05.07 10:24

36억원이 만들어가는 기적, 환자안심병원


   경상남도 도지사 홍준표가 43일부터 진주의료원을 휴업한다고 강행한 것을 계기로 지방의료원의 역할과 필요성을 둘러싼 격력한 사회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남도는 과도한 인건비 등으로 인한 누적된 적자를 이유로 들지만 보건의료노조나 시민단체 등에선 신축이전에 따른 차입과 미흡한 지원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과 정면배치된다는 비판으로 확산되면서 공공의료 전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방의료원은 지역주민에 대한 의료사업을 수행할 목적으로 지방정부에서 설립한 공공의료기관이다. ‘국립(대학)병원-지방의료원-보건소로 이어지는 공공의료체계에서 2차 기관으로서 기능을 수행한다. 지방의료원은 여타 복지시설과 마찬가지로 보편적인 건강권과 계층에 상관없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해주는 기본권 보장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방의료원 유래는 1910년 조선총독부에서 설립한 자혜병원 10곳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1925년 병원경영권을 시도로 이양했고 1980년에 지방정부가 지방의료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지방공기업법을 개정했다. 2005년에는 지방의료원 소관업무를 행정자치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했고, 참여정부의 공공의료시책 확충 대책에 따라 지방의료원을 지역거점병원으로 만드는 변화가 이뤄졌다.

 

 지방의료원이 적잖은 적자를 안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지방의료원 누적적자는 514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그 원인이 공공의료 기능을 수행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비용이라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이 2011년 발표한 지방의료원 운영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를 보면 공익기능에 따른 비용이 저수익 필수 진료과 운영 9억원 저수익 필수 의료시설 운영 15억원 의료급여 진료비 차액 4억원 지역보건 프로그램 운영 3억원 등 의료원당 평균 30억원이 넘는다.


게다가 지방의료원에 대한 경상비 보조가 갈수록 낮아져 의료원에 고용된 인력의 근로조건이 낮아지고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지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전국 34개 지방의료원 중 12곳에서 임금체불이 발생했다.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전국 지방의료원 실태조사보고서에서 20127월말 기준 임금체불액이 152억원이나 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악순환이다.


  지방의료원 경영상태가 어렵다.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별로 없다. 그러니 문 닫아버리자. 거칠게 말해서 이게 홍준표식 대처법이다. 이에 반해 서울시는 정반대 재정정책을 편다. 지난해 서울시는 중랑구 신내동에 위치한 서울의료원에 173억원을 운영보조로 지원했다. 올해는 187억원을 책정했다. 여기에 더해 서울시에선 새로운 실험에 착수했다. 서울의료원은 지난 1월부터 총 623병상 가운데 격리병상 등을 제외하고 39%180병상을 대상으로 운영중인 환자안심병원이다. ‘보호자 없는 병원실험의 최신판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안심병원은 공공의료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간호사인력을 대폭 늘려 보호자가 필요없도록 하는 지방의료원을 만들겠다는 실험이다. 간호사들이 간병인 구실까지 하면서 의료 질이 높아지고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 서울시에선 예산 36억원을 지원하는 덕분에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7명에 불과하다. 한국 전체 통계를 보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는 평균 17명이다. 현재 간호사 144, 병원보조원 24, 사회복지사 5명이 환자안심병원에서 일한다


출처: 서울신문


간호사 중심, 보편적 의료복지 실험

  보호자없는 병원자체는 새로운 실험이 아니다. 하지만 환자안심병원이 특별한 건 간병인이 아니라 간호사 중심이라는 특징 때문이다. 지난해 초 박원순 시장과 김창보 서울시 보건정책관은 서울의료원에 보호자없는 병원 시행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달라는 요청을 했다. 서울의료원에선 고민끝에 시에 간호사 중심 시스템을 제안했다. 서울의료원에선 어차피 의료서비스가 핵심이라면 간호사를 직접고용하는게 더 좋다는 논리를 폈다. 가령 미국 캘리포니아는 환자 몸에 닿는 행위는 무조건 간호사만 할 수 있도록 했고, 이를 위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5명을 넘지 않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간병인 중심 실험은 역사가 적잖게 오래됐다. 1994년 의료보장개혁위원회에서 보호자없는 병원 운영을 검토한 이래로 2006년에는 간병서비스 건강보험 급여 제도화 검토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연구사업을 진행했고 2007년과 2010년에는 시범사업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민간업체를 통한 위탁이다보니 질 나쁜 일자리만 양산하고 관리소홀과 의료사고 문제가 발생했다. 행정비용은 늘어나는데 정작 환자들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는 전혀 없다보니 필요성 자체가 의심을 받았다. 간병서비스와 간호서비스가 분리돼 있다보니 의료사고와 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가 높았다.


  간호사 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일반 병원에서 가족이나 별도로 고용한 간병인이 해야 했던 모든 서비스를 간호사가 도맡아 한다. 간호사들로서는 노동강도는 높아졌지만 보람도 함께 커졌다. 환자안심병원에서 만난 한 수간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일반 병실에선 환자들을 세심하게 돌보고 싶어도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환자는 불만스럽고 간호사는 몸과 마음이 지쳐가죠. 환자안심병원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7명으로 맞췄기 때문에 환자 상태를 더 잘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에겐 친절하게 설명해주는게 무척 중요한데 그걸 지금은 그게 가능합니다.”


  일부 취약계층만 대상으로 하지 않고 모든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보편복지를 구현한다는 점도 새로운 실험이다. 서울의료원에선 최대한 많은 시민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의사 판단에 따라 이용여부를 결정하고, 기간은 15일에 필요시 1주일 연장하도록 했으며 만성이 아니라 급성 위주로 했다.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이 보편복지 시스템으로 설계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초생활수급자는 의료급여를 전액 지원받기 때문에 의료비 부담이 오히려 적고, 정작 차상위계층이 더 취약하다는 점 때문이다. 시에서 지원하는 취약계층 대상 간병비 지원사업을 2007년부터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환자에겐 '안심', 간호사에겐 '보람'

  몇 주 동안 입원해 있는 환자를 문병해보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환자 침대 옆에 쌓여있는 옷가지와 생활용품. 환자 옆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갖 수발을 들어야 하는 가족들. 환자안심병원에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환자 침대 주변은 단촐하다. 가족들은 간병이 아니라 문병을 위해 병원을 찾는다. 환자들은 무엇보다 엄청난 간병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가족들이 간병을 할 때 나타나는 경제적 어려움 뿐 아니라 오랜 간병으로 인한 가족해체도 막을 수 있다.


  시행 4개월째가 되면서 개선해야 할 문제점도 드러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제도보완을 해야 한다. 바로 신포괄수가제 도입 이후 간호관리료 항목이 없어지면서 건강보험에서 인건비 보조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시민들을 위해 환자안심병원을 확대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덫에 빠질 수도 있다. 이 경우 결국 간호사 인력유지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는 다시 간병서비스 부실로 이어지게 된다.


환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범위와 한계를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환자들이 간호사들에게 밥달라 커피달라며 부하 부리듯이 하는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거기다 일부 환자가족들이 사사건건 불만을 제기하면서 환자보다 더한 상전 행세를 하는 것도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혹으로 볼 것인가 투자로 볼 것인가

서울시에선 앞으로 서울의료원 뿐 아니라 여타 시립병원에도 환자안심병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의료원이라고 적자가 없는게 아니다. 2011년에만 149억원 당기손순실을 기록했고 누적적자가 315억원이나 된다. 그럼에도 이를 단순한 적자가 아니라 공공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투자로 생각한다는 것이 박원순과 홍준표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쓴다는 것이 철학의 문제이고 정치의 문제라는 것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참고로, 서울의료원에선 과감한 신규이전 투자와 환자안심병원으로 인한 이미지효과 등으로 최근 환자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방의료원 현황

시도

구 분

부 채

당기순손익

서울

서울(분원)

31,477

14,911

부산

부산

36,849

3,237

대구

대구

19,261

755

인천

인천(분원)

19,848

2,258

경기

수원

8,413

1,953

의정부

11,853

3,460

안성

6,114

1,293

이천

5,556

1,464

파주

10,230

2,827

포천

13,651

2,390

강원

원주

20,602

1,235

강릉

17,361

1,915

속초

17,550

2,526

영월

8,858

1,831

삼척

18,692

1,635

충북

청주

18,501

149

충주

7,136

638

충남

천안

12,018

2,948

공주

18,793

1,499

홍성

11,362

1,112

서산

9,985

219

전북

군산

41,601

4,901

남원

24,691

937

전남

순천

8,803

1,431

강진

10,546

1,491

목포

8,281

696

경북

포항

5,366

316

안동

6,988

826

김천

14,472

1,048

울진

2,726

129

경남

마산

16,263

847

진주(분원)

25,290

6,277

제주

제주

6,453

127

서귀포

18,426

1,521

총계

514,016

65,550

* 음영처리된 의료원은 2011년도 당기순손익 흑자 의료원(7개소)

* 2011년도 기준. 단위: 백만원

* 출처: 보건복지부, ‘2012년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 및 운영진단 결과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