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雜說

한국을 지배하는 담론복합체, 민주주의 위기 부른다

by betulo 2012.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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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정보학회 정기학술대회] 

저널리즘학연구소 '한국 저널리즘의 미래를 위한 10대과제']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두면서 언론의 역할에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후보만 집중 공격하는 행태라든가, 의도적으로 문제를 덮어주는 보도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이런 과정은 대중들의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이는 다시 감시받지 않는 정치를 만들어낸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다. 그럼 감시받지 않는 정치를 유도하는, 정치혐오와 선거불참을 유도하는 담론전략은 어디에서 나오며 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성해는 9일 서강대에서 열린 언론정보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담론복합체의 부상이란 발표를 통해 담론복합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이들이 어떻게 민주주의에 위기를 초래하는지, 이들을 어떻게 견제해야 하는지 밝혔다.

 

김성해가 발표한 담론복합체 논의는 저널리즘학연구소가 이날 잠정 제시한 미디어 10대 아젠다의 일환이다. ‘미디어 아젠다는 현 시기 한국사회에서 미디어가 가야할 화두를 제시하자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미디어 아젠다 10>


1. 글로벌 디지털 시대, 한국적 저널리즘의 정체성을 찾자

2. 언론을 중심으로 한 선거복합체를 경계하자

3. 여론공학(스핀닥터)의 영향력을 억제하자

4. 언론 공론장의 다원성과 다양성을 확보하자

5. 공론장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윤리를 회복하자

6. 공적지식 인프라를 확충하자

7. 저널리즘 친화적인 문화를 형성하자

8. 고품질 뉴스콘텐츠를 위한 언론인 전문화를 추진하자

9.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뉴스리터러시 프로젝트를 실시하자

10. 대안적 저널리즘 모델을 모색하자


 

김성해가 제시한 담론복합체에서 복합체라는 개념은 특정 이익집단의 유착관계를 의미한다. 1961년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가 퇴임연설에서 처음 발표했다. 당시 아이젠하워는 민간군수업체, 국방부와 의회 간 형성된 군산복합체를 지목하면서 이들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면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해는 군산복합체가 반복적인 금융위기를 통해 재무부-월가 복합체로 파생됐다. 다시 말해 재무부-월가 복합체와 군산복합체, 그리고 미디어기업으로 부상한 거대 언론사들로 이뤄진 복합체로서, 정군언(政軍言) 복합체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담론복합체는 어떻게 모습을 드러내는가. 김성해는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보수세력의 카르텔은 분명한 실체가 있다면서 먼저 보수언론이 지배하는 언론권력, 아울러 이들과 결합한 신흥 경제관료, 법조계, 지식권력 등을 지목했다.


김성해에 따르면 한국에서 언론이 권력기관으로 변모한 것은 1990년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에는 한화그룹이 경향신문을 인수했고 1991년 11월에는 현대그룹이 문화일보를 창간했다. 그보다 앞선 1988년에는 순복음교회가 국민일보를, 1989년에는 통일교 재단이 세계일보를 창간했다. 김성해는 이 시기를 "언론사가 특정한 목적을 위해 동원되고 궁극적으로 이익집단화되기 시작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외환위기는 한국에서 권력집단 교체를 부르는 계기가 됐다. 김성해는 외환위기 이전까지 권력은 점차 군부에서 벗어나 "관료, 재벌, 대학, 언론과 종교계 등이 상호 협력하고 경쟁하는 구도로 바뀌었다."면서 이런 파워엘리트의 세력균형이 외환위기 이후 무너졌다고 밝혔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권력지도는 미국 유학파 출신 지식인, 글로벌 기업의 전문가, 국제기구 등에 네트워크를 가진 경제학자들로 대체됐다.  그리고 "조중동을 선두로 한 국내 주류 언론은 적극적으로 기존 세력을 비판하는 한편으로 신흥 경제관료, 법조계 및 지식권력과 결탁했다." 그는 "이어 40년만에 야당이 집권하면서 기득권을 빼앗긴 정치, 경제, 교육, 종교엘리트 역시 자연스럽게 이들을 중심으로 뭉쳤다."고 설명했다. 


담론복합체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김성해는 4단계를 제시했다. 먼저 1단계는 문화적 공명을 구축하는 단계. 국민들은 바로 이 일상적인 언론보도를 통해 무의식 중에 전파되는이 작업에 노출된다. “빙산 아래 가라앉아 있는 무의식처럼 이러한 문화적 공명은 평상시 쉽게 노출되지 않지만 특정한 시기에 호명을 받을 경우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토대가 된다. 두 번째는 다양한 위기상황을 의도적으로 연출하거나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단계다. 김성해는 한국 사회에서 많은 국민들은 경제위기 노동위기 등 다양한 위기 속에서 살아간다.”면서 그 위기를 통해 특정한 아젠다를 관철시키는 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는 국면 극대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략은 특히 선거와 같은 특정한 국면에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 마지막으로 담론정치는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 불리할 경우에 작동하는 정당성관리 전략으로도 잘 나타난다. 김성해는 이에 대해 노무현 서거나 천안함 사태 등에서 보듯 끊임없이 기억을 관리하고 해석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김성해는 담론복합체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저널리즘 생태계를 다원적인 구조로 개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담론정치의 속성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생산되는 담론에 대한 포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수담론과 진보담론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매체환경을 조성하고, 특정한 집단이 주도하고 일방적으로 윺하는 담론에 대한 대항담론을 공동체 차원에서 생산하고, 나아가 담론정치의 폐해를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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