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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2 00:30

NLL 괴담, '꼿꼿장수'와 '민족언론'의 이중생활


사람들은 너무나 자주 자신이 믿는 생각을 위해 기억조차 재구성합니다심지어 자신이 목격한 것이라 해도 보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것을 보면 사람의 기억이란 액면 그대로 믿을 게 못된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영국에 한 역사학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어쩌다가 런던탑에 갇히는 신세가 됐습니다어느날 밤 런던탑 아래서 두 사람이 한참을 옥신각신 싸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역사학자로서 직업의식이 발동한 걸까요왜 싸우는지 어떻게 싸우는지 상세히 기록을 했답니다그런데 다음날이 돼 사람들이 그 싸움에 대해 얘기하는걸 들어보니 자신이 기록한 내용과 전혀 달랐다고 합니다. ‘객관적 사실과 무관하게 사람들 사이에 오리내리고 그것이 역사기록이 되는건 아닐까,그렇다면 자신이 그토록 애지중지 기록하는 역사라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져 버립니다.


이건 사실 역사학자들의 오랜 고민꺼리였습니다
그래도 20세기 후반에 들면서 역사학자들은 그런 고민에 더는 빠지지 않아도 될 정도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바로, ‘무엇이 역사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이며, ‘객관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라는 것이지요요는객관성이라는 함정을 벗어나야만 더 큰 진실을 직시할 수 있다는 뜻이 되겠지요언론인들이 사실보다 진실을 위해 싸워야 하는 것도 동일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자신이 했던 말을 손바닥 뒤집듯이 하는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아무리 상황이 달라지고 처지가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없는 사실을 들이대면 그건 공정성에도 어긋나고 진실과도 정반대에 위치하게 되지요저는 최근 두 가지 사례에서 그런 경우를 봅니다.

하나는 
2007년 정상회담 당시 국방장관을 지냈고 지금은 새누리당 국회의원인 김장수가 보여준 언행입니다그는 최근 NLL관련 진상조사특위에 부위원장이 됐다고 합니다그는 최근 2007년 당시를 회상하면서 NLL 문제와 관련해 자신이 정부 논의과정에서 배제된 것인양 얘기합니다하지만 2008년에 나온 그에 관한 기사에선 전혀 다른 얘기가 나옵니다

무척이나 인상적인 사진 한 장. 이랬던 분이...


2008
년 3월에 대표적인 보수(라 쓰고 극우라 읽는다매체인 데일리안은 공관 내주고 전세 얻은 꼿꼿장관‘ 김장수라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여기에는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김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을 수행해 평양에 가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앞에 꼿꼿이 서 악수하면서 고개를 숙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 ´꼿꼿장수´라는 별칭과 함께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재임기간 그는 탁월한 정치력을 발휘했으며 그가 평양 국방장관 회담을 떠나기 전, "성과가 나오지 않아도 좋으니 NLL문제는 장관 뜻대로 하시라"는 노 전 대통령의 백지위임을 받아낸 사실은 회자되는 일화다.(출처는 여기)


이건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NLL과 관련해 백지위임을 받아냈다면 정상회담과정에서 NLL 문제는 강경입장이던 국방부 뜻대로 논의가 됐다는 걸 뜻합니다그럼 최근 일부 매체에서 의혹을 제기한 NLL 포기발언의 진원지가 사실은 국방부란 뜻이 되는 건가요?(김장수 사례는 존경하는 블로거 '크리트'님이 쓴 글을 발화점으로 합니다.)

또 하나는 
NLL에 대한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입니다. 1996년에 나온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NLL 침범은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논란이 된 해상의 북방한계선(NLL)은 지상의 군사분계선(MDL)과 개념상으로나 법적으로나 의미가 다르다. … 바다의 경우는 남-북간에 의견이 엇갈려 지금까지 정해진 경계선이 없다서로간의 수역을 침범했을 경우 정전협정 위반사항이나 국제법상으로 제소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무력충돌을 우려해 양측이 힘의균형을 통해 자제하고 있을 뿐이다.”(출처는 여기)

 
당시 조선일보는 당시 국방장관을 적극 옹호하는 취지에서 무척이나 공정한’ 보도를 했습니다사실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NLL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게 됐습니다하지만 최근 조선일보 보도는 이와는 전혀 다르지요왜 그런걸까요. 저는 그게 무척이나 궁금합니다.(발화점은 여기)


정문헌이라는 者가 유포하기 시작한 NLL괴담에선 '대통령지정기록물'이란 쟁점도 들어있다. 이에 대해서는 절친인 전진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이 페이스북에 쓴 아래 글로 갈음한다. 



- 정문헌과 대통령지정기록물 -

정문헌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 3일 비공개 단독회담에서 김정일에게 '북방한계선(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구두 약속을 해줬다"고 폭로했다.

그런데 정문헌 의원은 문건을 봤느냐? 가지고 있느냐? 에 대한 질문에는 거기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고, 자기 말은 팩트라고 주장(?) 하고 있다. 이재정 전 장관을 포함해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들은 그런 문건 없고,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했다.

참 재미난 폭로다. 문건에 대한 노출없이 무조건 자기 말만 믿으라고 주장하는 폭로는 잘 없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도 뭔가 근거를 가지고 주장을 한다. 

저런 문건이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정문헌 의원이 어떤 문건을 봤거나 가지고 있고 저런 주장을 하게 되면 심각한 범죄행위가 된다. 

왜냐하면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에는 대통령지정기록물 이란 개념이 있다. 이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이라는 것은 쉽게 설명하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하는 대통령이 관련 기록물을 생산하면 200명 이상 국회의원이 동의하거나 고등법원장이 해당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발부한 영장이 제시된 경우에만 열람할 수 있다. 

예외적으로 대통령기록관 직원이 업무상 필요한 경우에 대통령기록관장의 승인이 있을때도 열람이 가능하다. 

이때도 그 내용을 공개하면 3년 이하 징역 7년 이하 자격정지를 처할 수 있다. 

만약 정문헌 의원이 주장하는 문건이 있다면 그건 대통령지정기록물이고, 그내용이 사실이라면 누설에 해당된다. 

정문헌 의원은 본인 말이 팩트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관련 기록이 있는지 여부는 일반 국민으로 알 수 없지만 저말이 사실이면 정문헌은 의원은 검찰에서 기소해야 한다. 저건 국회의원 면책 특권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스스로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만약 열람을 했으면 통일비서관 시절일 가능성이 높다. 

요즘 저런 자폭 공개가 유행인가 보다. 이와 관련해서 본인이 쓴 예전 글 하나를 소개한다. 이 글을 보면 대통령지정기록물 취지와 그것을 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나쁜 범죄인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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